46번 달고 뛴 두산, ‘막내’ 김명신에게 바친 승리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4.27 06: 13

막내를 생각한 형들의 따뜻한 마음이 승리를 불렀다.
두산은 2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벌어진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2차전에서 10회 연장전서 터진 양의지의 결승타에 힘입어 넥센을 4-3으로 눌렀다. 두산(10승 11패)은 넥센전 5연패에서 벗어났다. 넥센(9승 13패)은 3연승이 좌절됐다. 
경기 전 두산 덕아웃은 약간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다. 전날 경기서 선발로 나온 막내 김명신이 김민성의 타구에 얼굴을 맞아 안와골절상의 중상을 입었기 때문. 그 자리에서 충격을 호소하며 쓰러진 김명신은 구로고대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두산은 9-13으로 패했다.

넥센과 2차전을 앞둔 김태형 감독은 “삼성병원서 정밀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현재 골절이라는 상태만 알고 있다. 수술여부도 아직 모른다. 현재 (김명신이) 먹지도 못하는 상태다. 뛸 수만 있다면 가을에라도 운동을 시킬 것”이라며 걱정을 했다.
선배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두산 선수들은 모자에 46번을 새겨 넣고 뛰었다. 막내를 생각하자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싸웠던 것.
두산 선발 유희관은 7⅓이닝동안 3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다. 유희관은 두산이 3-0으로 리드하던 중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자신이 출루시킨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아 2자책을 기록했다. 불펜진이 3-3 동점까지 허용하며 유희관의 3승은 불발됐다. 두산은 막판 뚝심을 발휘해 4-3으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경기 후 유희관은 “팀이 넥센에게 올 시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고척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 이런 부분을 끊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며 팀 승리에 의미를 뒀다.
이어 유희관은 “어제 (김)명신이가 타구에 맞아 부상을 당했다. 오늘 이겨서 명신이에게 승리를 돌리고 싶다는 멘트를 준비했었다. 명신이가 ‘우완 유희관’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어 개인적으로도 애착을 갖고 있다. 46번 명신이 번호를 달고 쾌유를 빌고 있다. 빨리 돌아와서 같이 야구를 하고 싶다”며 후배를 챙겼다.
유희관뿐만이 아니다. 마무리 이현승은 정재훈의 41번도 모자에 달고 있다. 정재훈은 지난해 8월 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타구에 오른팔을 맞아 수술대에 올랐다. 그는 한국시리즈 등판을 목표로 재활에 매진했지만 어깨 부상으로 꿈을 접었다.
두산은 운동장에 없는 선수들까지 같이 뛴다는 심정으로 온 힘을 다하고 있다. 두산이 3연패에 도전하는 가장 큰 힘이 아닐까.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척=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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