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보안관' 감독 "이성민은 직구, 조진웅은 변화구"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4.30 09: 17

 영화 ‘보안관’은 김형주 감독의 첫 상업 연출작이다. 그동안 영화 ‘달콤한 거짓말’ ‘달빛 길어올리기’ ‘나는 왕이로소이다’ ‘알투비:리턴투베이스’에 연출부로 참여했고 ‘군도:민란의 시대’에서는 조감독으로서 연출적 감각과 경험을 쌓았다.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연출한 첫 작품으로서 애정이 대단할 터다.
무엇보다 ‘보안관’의 라인업을 보면 출연진이 화려한데, 이는 김 감독이 촬영장에서 보여준 열정과 작품에 대한 애정, 사람 냄새나는 성품이 배우들에게 신뢰감을 줬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그에게서 자연스럽게 스미는 긍정적인 성격과 친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김형주 감독은 최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얼떨떨하다. 세상의 모든 감독들이 존경스럽다”고 데뷔작을 내놓게 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조연출을 거쳐 영화 제작 시스템을 파악했다는 것은 영화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여러 감독님들을 겪다보면서 작업에 얼마나 치열하게 임하는지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이제 첫 작품을 내놓은 감독으로서 마음은 무겁지만 흥행은 하늘의 뜻이니까 손익분기점만 넘었으면 좋겠다.(웃음)”고 말했다.

‘보안관’은 전직 형사 대호(이성민 분)가 식품업체 사장 종진(조진웅 분)을 마약사범으로 오해하면서 내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이다. 그러나 범죄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검사, 형사들이 주인공이 아닌 40~50대 평범한 아재들이 중심을 이뤄 유쾌하고 정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코믹 장르에 가까울 정도로 밝고 건강한 웃음을 안기는 것이다.
김 감독은 기획의도에 대해 “언젠가 바닷가에서 멋진 중년들을 보고나서 ‘아재’들을 주인공으로 한 것도 있다. 기본적으로 즐기고 싶은 수사극을 한 번 만들고 싶었다. 기존의 범죄 수사극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을 고민하다 보니 경찰이나 검사가 나오지 않아야만 했고, 그러다보니 은퇴한 중년의 아재가 주인공이 됐다. 영화를 보면 코미디 장르 같은 면도 있다. 한마디로 ‘로컬수사극’이라고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배우들을 캐스팅한 사연에 대해서는 “‘군도’에서 이성민 조진웅 김성균과 작업을 했었다. 제가 감독으로 데뷔하게 됐다면서 대본을 전달하니 모두 자신의 일처럼 축하를 해주시더라. 오래 걸리지 않고 다들 출연하겠다고 하셨다”고 답했다.
‘군도’는 연기력은 물론 한 작품을 거뜬히 책임질 만한 배우들의 이름으로 빼곡하다. 이성민 조진웅 김성균 등 강렬한 개성을 가진 믿고 보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이는 김 감독과 ‘군도’를 통해 맺은 인연 덕분이다. 이에 하정우나 강동원은 왜 출연하지 않았냐는 질문을 던지자 그는 “이 인물들과 어울리는 않는 것 같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출연인물도 많고 그들의 동선과 대사가 많아서 처음에는 저도 정신을 못 차렸다. 각기 다른 인물들의 리액션도 놓치지 않아야만 했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호흡이 좋았다. 제가 굳이 디렉션을 주지 않아도 본인들이 알아서 제 역할을 했다. 저는 그들의 리액션에 포커스를 맞췄다. 대본에 있는 대사도 중요하지만 그에 따른 주변 인물들의 리액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성민, 조진웅, 김성균은 다른 배우와 구분되는 확고한 개성, 어떤 캐릭터를 맡든 자신만의 색깔을 더해 입체적으로 살려내는 연기력을 갖췄다. 김형주 감독도 세 사람이 보여준 열정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들 본인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를 해주셨다. (조)진웅형과 첫 미팅하면서 ‘배우는 야구공이고, 감독은 선수다. 마음껏 던져라’고 하셨다. 야구에 비유하자면 이성민 선배님은 직구였던 것 같고, 조진웅 형은 변화구 같은 느낌이었다.”
이어 그는 “김성균과는 ‘응사’ 삼천포를 확장하자는 얘기를 나눴다. 삼천포에서 더 나아가 사람들의 경계심을 허물어버리는 귀여움에 중점을 뒀다”며 “대호가 무모해 보이는 행동을 함에 있어서도 덕만이 함께 하면서 두 남자의 귀여움이 더해지도록 신경을 썼다. 덕만은 최고로 애정하는 캐릭터”라고 말했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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