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의 인디살롱] 밴드 코로나의 키워드 넷 : 슈스케, 의사, 사제지간, 쇼케이스
OSEN 김관명 기자
발행 2017.04.29 10: 37

[OSEN=김관명기자] 지난해 ‘슈퍼스타K 2016’에서 심사위원 용감한형제는 이들의 자작곡 ‘너의 손잡고’를 듣고 난 후 “‘벚꽃엔딩’의 뒤를 이을 곡”이라고 호평했다. 이들은 세련된 멜로디와 탄탄한 연주실력, 팝과 포크, 록을 넘나드는 다양한 변주로 결국 톱7에 진출, 최종 5위까지 올랐다. 지난 2013년 결성된 4인조 밴드 코로나(Corona) 얘기다. 지난 20일에는 정규 1집 ‘Shine’이 발매됐고, 29일에는 앨범 발매 기념 생애 첫 쇼케이스가 열린다(오후8시30분 홍대 왓에버홀). ‘Shine’ 발매를 앞둔 어느 봄날, 라일락 향기가 코를 찌르는 정원에서 이들을 마주했다. [3시의 인디살롱] 최초의 야외 인터뷰다. 코로나는 리더이자 보컬인 이인세, 기타 장민우, 드럼 최휘찬, 베이스 천혜광으로 이뤄졌다.
= 반갑다. 이인세씨는 아직 안왔다.
(최휘찬) “인세가 의사 인턴인데 갑자기 급한 수술이 잡혔다. 1시간 정도 늦을 것 같다.”

= 각자 소개부터 부탁드린다.
(최휘찬) “코로나에서 드럼을 맡고 있다. 올해 서른살이다. 음악은 교회 다니면서 배웠는데 그래서 그런지 밝게 배웠다(웃음). 혜광 형이 밴드를 같이 하자고 해서 합류하게 됐다. 드럼은 현재 리버스나인을 쓰고 있다. 대표가 취미로 만든 브랜드인데 지금은 단종된 희귀템이다. 왜 드럼을 시작하게 됐냐고? 교회에 남는 자리가 드럼밖에 없었다(웃음).”
(장민우) “나이는 29살이고 코로나의 기타리스트다. 중3때부터 음악에 갑자기 빠져들었고 그때는 노래로 시작했다. 기타를 쳐야 내 노래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타를 배웠는데 이상하게 기타쪽이 내 적성에 맞았다. 기타는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79년 모델과 국내 브랜드인 물론(Moollon)을 쓴다. 일렉기타는 이펙터가 중요한데, 라이브 때는 오래 써서 손에 익은 펜더, 녹음을 할 때는 물론을 쓴다.”
= 혹시 콜드플레이 보러 안가나.(인터뷰는 콜드플레이 내한공연 둘째날인 4월16일에 이뤄졌다)
(장민우) “안 그래도 인터뷰 끝나자마자 가려고 한다. 내가 원래 록음악부터 시작했다. 내게 음악을 알려준 선생님이 록 세대라서 에릭 클랩튼, 블라인드 페이스, 데릭 앤 더 도미노스 등의 록이 제 음악성에 뿌리 깊게 박혀있다. 코로나를 만나 팝에 귀를 연 것이다. 콜드플레이는 요즘 핫한 밴드다. 노래하는 인세 형은 이미 어제 갔다왔다. 큰 공연장 경험이 없다보니 공부 차원에서 가려는 뜻도 있다.”
(천혜광) “코로나에서 베이스를 치는 천혜광이다. 나이는 좀 많다(웃음). 어린 시절이 록음악 황금기의 끝자락 무렵이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통기타를 치게 됐다. 업으로 삼겠다, 이런 생각은 전혀 없었다. 주로 펜더 브랜드를 좋아하고, 아까 민우가 얘기한 한국 브랜드 물론도 애용한다. 미국 뮤지션들한테 더 호평받는 브랜드다.”
= 세 사람의 인연이 궁금하다. 코로나 결성과 관련해서 자세히 들려달라.
(최휘찬) “혜광 형이랑 인세가 이미 밴드를 하다가(2013년) 혜광 형의 제자였던 내가 나중에(2014년) 합류하게 됐다. 혜광 형이 백석대에서 드럼 선생님이었다. 그래서 2014년부터 혜광 형 작업실이 있던 서울 양재동 쪽에서 버스킹을 시작했다.”
(천혜광) “학교에 처음 출강했을 때는 (베이스가 아니라) 드럼을 가르쳤다. 학생들이 전공선생님을 선택하는 시스템이었는데, 휘찬이가 1학년때부터 나를 골랐다. 그렇게 해서 3년을 같이 친구처럼 보냈고, 마지막 1년은 다른 선생님을 경험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내가 먼저 얘기해줬다.”
(장민우) “2015년 여름 그린플러그드서울 뮤직 페스티벌 당일, 코로나의 당시 기타리스트 이현철씨가 교통사고를 당해 손을 다쳤다. 그래서 급하게 연락을 받았다. 그때 나는 블랙백이라는 밴드에서 활동하고 있었고, 이미 인세 형을 잘 알고 있었다. 내가 일하던 뮤직펍에 휘찬 형과 혜광 형도 자주 왔었다. (장민우와 함께 뷰틴핸섬의 키보디스트 제임스 킹이 합류한 코로나는 이해 그린플러그드에서 신인 그린 프렌즈로 선정됐다) 그린플러그드 이후 이현철씨와 내가 같이 코로나 무대에 서기도 했다.”
= 지난해 ‘슈스케’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최휘찬) “사실 3년전부터 ‘슈스케’ 제작진으로부터 계속 연락이 왔었다.”
(장민우) “멤버들 생각은 ‘슈스케’ 같은 오디션보다는 자연스럽게 알려지는 게 낫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2016년 들어서는 뭔가 획기적인 방법이 필요했다. 탄탄한 멤버쉽을 위해서는 방송활동도 괜찮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어쨌든 나는 ‘슈스케 2016’부터 코로나의 정식 멤버가 됐다.”
(최휘찬) “너무 아쉽게 떨어졌다. 열심히 홍보도 했는데 정말 아쉽다. 당시 톱10에 오른 친구들과는 지금도 연락한다. 단톡방이 있다.”
cf. ‘슈스케 2016’ 톱7 무대에서 코로나는 넬의 ‘기억을 걷는 시간’을 불러 88점을 받았다. 나란히 93점을 받은 김영근과 이지은이 공동 1위, 박혜원이 90점으로 3위, 조민욱과 코로나가 88점으로 공동 4위, 동우석이 86점으로 6위, 이세라가 84점으로 7위. 하지만 대국민 문자투표를 통해 톱4는 김영근 이지은 박혜원 조민욱으로 결정됐다. 한편 코로나는 ‘슈스케2016’ 무대에서 자작곡 ‘너의 손잡고’와 ‘Shine’, ‘웬지 모르게’, 빅뱅의 ‘If You’, 윤종신 규현의 ‘늦가을’, god의 ‘촛불하나’를 선보였다.
= ‘코로나’라는 팀명은 어떻게 지었나.
(천혜광) “별로 고민 많이 안했다. 부르기가 편하다.”
(최휘찬) “코로나는 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에 있는 부분이다. 개기일식 때 달이 가려지고 나면 하얗게 빛난다. 세상이 어두워질수록 저희는 더 선명해진다는 뜻이다. 같은 이름의 맥주도 있다(웃음).”
= 아, 마침 이인세씨가 왔다. 수술은 잘 끝났나.
(이인세) “수술까지는 아니고 상태가 안좋은 분이 있어서 긴급히 치료할 일이 있었다. 현재 병원(강동성심병원)에서 인턴 근무를 하고 있다. 의대(한림대)는 2013년에 졸업했지만 고민을 하다가 올해부터 인턴을 시작했다.”
(최휘찬) “우리 소개는 다 했다.”
(이인세) “아, 코로나에서 노래와 잡무를 담당하는 이인세다. 음악은 고등학교 때부터 스쿨밴드에서 드럼을 맡았고, 피아 드러머 양혜승 형을 좋아해 개인 레슨을 받기도 했다. 대학에 와서 취미로 밴드를 또 했는데, 혜광 형이 ‘더 큰 무대에 가려면 드럼만 쳐서는 안된다. 자작곡을 만들거나 노래를 해야 한다’고 조언을 해서 싱어송라이터의 길을 걷게 됐다. 현재 통기타는 마틴, 일렉 기타는 물론 사장님이 직접 만든 세미 할로우 바디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기타다.”
cf. 이인세는 2010년 제34회 MBC대학가요제에서 ‘With You’를 불러 대상과 네티즌 인기상을 수상했다. 또한 최휘찬과 이인세는 2016년 정훈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배짱이들’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최휘찬이 영상 관련 회사(Muzist Live)에서 기획팀 일을 했었고, 그 회사와 협업관계에 있던 영화사가 바로 ‘배짱이들’ 제작사인 뉴에이지필름이었다. 코로나가 제주도로 뮤비를 찍으러 가는 김에 마침 제주도에서 영화를 찍으려던 ‘배짱이들’에 합류하게 됐다. 영화에는 밴드 플랫핏의 송형준과 강백수도 출연했다.
= 정규 앨범 중에서 몇 곡 함께 들어보자. 코멘터리 부탁드린다. 4번 트랙 ‘My Way’부터.
(장민우) “지금 들리는 키보드는 객원이다. 휘찬 형의 1년 학교 선배인 송우진이 연주했다. 지금 들리는 기타가 바로 물론 소리다. 코로나가 원래 연주하던 스타일과는 많이 다르다. 앞으로 쇼케이스에서는 2가지 버전을 들려드릴 계획이다. 아, 이번 정규앨범에는 연주곡 2곡을 포함해 12곡이 담겼다.”
(최휘찬) “혜광 형이 단순하고 반복적인 것을 해보자고 의견을 주셨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어려웠다.”
(천혜광) “라이브 때는 좀더 거친 느낌이지만, 앨범에서는 좀더 부드럽게 순화시킨 사운드를 들려주고 싶었다. 앨범은 퍼포먼스가 아니니까. 하지만 민우의 기타 솔로 부분이 있어 록과 일렉트로닉 느낌이 살아있다.”
= 코로나가 다음으로 추천한 곡은 1번 트랙 ‘햇살이 떠오르는 곳’이다.
(장민우) “이번 앨범 중에서 가장 포크적인 곡이다. 초반에 들리는 어쿠스틱 기타는 인세 형이 직접 쳤다.”
(천혜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장민우) “일렉 기타가 잘 안나온다. 보통은 연주로 채우지만 이 곡에서는 오히려 기타를 안 치려 노력했다.”
(최휘찬) “드럼도 그냥 브러쉬 플레이만 했다.”
= 다음 곡은 타이틀곡 ‘Flower’다. 로킹한 드럼이 인상적이다.
(이인세) “이 곡은 저만의 생각일 수 있는데 2집에 대한 암시다. 가사는 김춘수님의 시 ‘꽃’을 약간 뒤집었다. 상대방이 나를 모르고 내 이름을 부르지 않아도 나는 존재한다, 이런 뜻이다. ‘My Way’랑 비슷한 느낌이다.”
(최휘찬) “하이햇은 셔플 느낌으로 잘게 쪼개 쳤다. 그러다 후렴에서는 반대로 확 열어줬다. 뭔가 시원하게 뚫리는 느낌이 들지 않나?”
(이인세) “보컬도 뒤로 갈수록 힘을 더 많이 줬다. ‘햇살이 떠오르는 곳’이 담담이라면, ‘Flower’는 지름, 외침 이런 이미지다.
(최휘찬) “키보드는 아까 송우진이 쳤다.”
= 마지막으로 ‘Shine’(10번 트랙)을 들어보자. ‘슈스케’ 때도 부른 곡이다.
(천혜광) “서정성과 록적인 면이 동시에 부각된 곡이다. ‘Flower’랑 더블 타이틀이다. 가사에 더 집중하기 위해 미니멀한 사운드를 추구했다.”
(이인세) “오랫동안 라이브 공연에서 많이 부른 곡이다. 코로나의 1집이 나오면 타이틀곡이 되지 않을까 후보로 아끼던 곡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템포를 느릿하게 가다가 밴드 사운드가 들어오면서 빌드업되는 구조다. 자연스러운 느낌을 담아내기 위해 라이브로 녹음했다. 심지어 메트로놈도 안 틀어놨다. 저희 숨이 가장 많이 녹아 있다. 뒤에 코러스로 들어온 여성보컬은 최민지라는 해금 전공 싱어송라이터다. 2012년 MBC대학가요제 때 금상을 수상했다.”
= 퍼커션이 여러 개 들어가니 곡이 풍성하게 들린다.
(최휘찬) “독일 슐락베르크의 카혼을 썼다.”
(이인세) “퍼커션에 신경을 많이 썼다. 저희 음악스타일에는 감성적이면서 섬세한 부분이 있는데, 이 디테일한 감정선을 퍼커션으로 살리려 노력하는 편이다. 데모 작업할 때도 퍼커션을 어디에 배치할지 크게 신경쓴다. 카혼 말고도 윈드 차임, 쉐이커, 탬버린 등 많은 퍼커션을 썼다.”
= 전체적으로 어느 곡 하나 귀가 솔깃해지지 않는 곡이 없다. 올해 계획을 들어보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하자. 수고하셨다.
(이인세) “생 애 첫앨범 쇼케이스가 29일 열린다. 시간 되시면 꼭 와달라. 그리고 영상을 포함한 좋은 컨텐츠를 네이버 뮤지션리그 등에 많이 업로드할 예정이다. 정규앨범을 냈으니, 앨범 사운드에 걸맞은 양질의 사운드를 보여드리겠다. 페스티벌에도 많이 나가고 싶다. 대신 예전보다는 공연회수를 좀 줄일 생각이다.”
(코로나) “수고하셨다.”
/ kimkwmy@naver.com
사진=곽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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