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음방 첫 1위...라붐은 왜 축하받지 못했을까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7.04.29 12: 15

축하가 쏟아져야 마땅했다. 데뷔 4년 만에 처음으로 이룬 지상파 음악방송 1위. 그간 기울였던 노력과 마음고생을 생각해본다면 걸그룹 라붐의 ‘뮤직뱅크’ 1위는 어느 때보다 값진 성과였다. 그런데 분위기는 생각과는 정반대다.
라붐은 지난 28일 방송된 KBS 2TV 음악순위프로그램 ‘뮤직뱅크’에서 신곡 ‘휘휘’로 아이유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집계 결과 라붐은 최종점수 4546점을 기록하며 아이유(4165점)를 꺾고 데뷔 후 처음으로 1위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생각지도 못한 이변에 시청자들은 어리둥절한 분위기였다. 해당 소식을 알리는 기사에는 댓글이 1만 개가 넘게 달렸다. 물론, 축하의 글을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이후 여론은 의혹을 제기하는 분위기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들이 대부분 지적하는 부분은 ‘음반 판매 점수’였다. 두 팀의 점수 차이는 이렇다.
디지털 음원 점수: 아이유 3816점 / 라붐 116점
시청자 선호도 점수: 아이유 305점 / 라붐 0점
방송 점수: 아이유 44점 / 라붐 2086점
음반 점수: 아이유 0점 / 라붐 2344점
라붐은 음반 점수에서 2344점을 얻었다. 반면 아이유는 선공개 곡이었던 '사랑이 잘'로 음반 점수를 얻지 못하며 격차가 벌어졌다. 전 온라인 음원사이트에서 실시간 순위 1위를 휩쓸고 있는 아이유가 차트에서는 찾아볼 수도 없는 라붐에게 트로피를 내준 셈이다.
그렇다고 ‘뮤직뱅크’를 비난할 수는 없는 일이다. 라붐을 위해 그간의 집계 방식을 변경한 것도 아니고, 그간 이 같은 방식을 고수해왔다. 오히려 앨범 판매량에 더 큰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은 한 가수의 독주를 방지하고, 새롭게 앨범을 발매한 가수들에게 트로피를 만져볼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공평할 수 있다.
이에 이번 논란은 뮤직뱅크의 순위 산정 방식보다는 급증한 라붐의 음반 판매량에 의문을 품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라붐은 이번 미니앨범 ‘MISS THIS KISS’의 초동 판매량(선주문+일주일간 판매량)은 2만 8천 장으로 걸그룹 중에서는 3위에 해당되는 순위다. 일각에서는 지난 앨범 판매량에 비해 30배가 증가한 수치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
아이러니하게도 이 상황에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라붐이다. 처음으로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했음에도 축하가 아닌 의심을 받아야하는 상황. 충분히 매력적이고 실력도 탄탄한 팀. 1위로 호명 된 이후 펑펑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서 그간의 노력과 고충도 엿볼 수 있었다.
라붐은 이 같은 논란과 의심의 시선들을 극복하고 대중의 응원과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
/joonamana@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