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무도’의 조커 박명수, 유재석 빛내는 특급 빌런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7.04.30 09: 30

히어로의 진가는 강력한 빌런이 나타났을 때 발휘된다. ‘무한도전’ 유재석이 국민적 영웅의 이미지라면 박명수는 꽤나 매력적인 빌런. 두 사람은 대립하고 가끔은 조화를 이루며 프로그램을 흥미롭게 꾸미는데, 이들의 관계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웃음 포인트들이 만들어진다.
때로는 ‘악당’, 심지어는 ‘악마’로까지 불릴 만큼의 악역을 맡고 있음에도 박명수에 대한 대중의 호응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늘 유재석의 반대편에 서서 비교 대상으로 이미지를 내려놓는데, 악역을 자처하는 희생정신이 시청자들에게 진정성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명수의 활약은 지난 30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도 빛났다. 물론 박수는 유재석을 향해 쏟아졌지만, 박명수가 있었기에 그가 더욱 빛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또한 그의 ‘악행’으로 인해 추격전에 변수가 생기면서 재미가 풍성하게 살아났다는 점에서 박명수의 공이 높다.

이날 방송에서는 ‘거짓말 하지 않는 추격전’이 펼쳐졌다. 물어보는 질문에는 반드시 답해야 하고 거짓말하는 경우에는 패널티가 적용된다. 거짓말 여부는 심박수의 변화, 거짓말 행동 분석으로 제작진이 판단한다. 멤버들에게는 행동을 따라하는 그림자가 따라다녔다.
이 그림자는 일종의 패널티였다. 거짓말 할 때마다 그림자가 한 명씩 늘어나기 때문에 추격이 힘들어지는 것. 멤버들은 거짓말 하지 않으면 재미가 있겠냐고 반발했는데, 김태호 PD는 “재밌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리고 그 재미는 박명수로부터 나왔다.
그는 특유의 캐릭터로 게임 중간에 변수를 만들어냈다. 계속 늘어나는 거짓말과 그림자에 "어차피 이렇게 된 거 거짓말쟁이로 가자"고 마음을 먹었고, 그의 거짓말로 인해 혼돈이 찾아왔다. 결국에는 그림자가 26명까지 따라 붙으며 웃음을 자아냈다.
방송 말미 등장한 장면도 상징적이다. ‘진실의 종’에서 상금 300만 원을 걸고 단 한 번의 기회가 주어졌다. ‘상금을 기쁜 마음으로 기부할 것이냐’는 질문에 유재석은 그렇다고 답했고, 진실의 종은 울렸다. 반면 박명수는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진실로 밝혀져 웃음을 더했다.
이미지가 가장 중요한 방송인으로서 이 같은 악역을 자처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테다. 하지만 박명수는 이를 내려놓고 웃음을 주기위해 확실하게 자신의 캐릭터를 설정해 방송에 임하고 있다. 가끔 들려오는 그의 미담이 더욱 반가운 이유다. /joonamana@osen.co.kr
[사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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