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 7년만에 눈물의 첫 우승, KLPGA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7.04.30 17: 15

 우승이 머지 않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었다. 다만 그 우승이 언제일 지 알 수 없었다는 것과 그렇게 오늘 내일 하던 세월이 7년이나 훌쩍 흘러버렸다는 게 한이었다.
준비된 우승 후보 김지현(26, 한화)이 마침내 모든 한을 풀어냈다. 지난 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 투어에 뛰어 든 이후 7년만에, 정규투어 125대회 만에 꿈에도 그리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우승 문턱까지 간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최종 라운드를 선두권에서 시작한 적 또한 많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하면서 야무지게 마음을 먹을수록 결과는 번번이 기대와 다르게 나왔다. 

2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로 마친 ‘제 7회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5억 원)도 마찬가지였다. 대회가 열린 써닝포인트(파72, 6,500야드)에는 묘한 기대감이 흘렀다. 그러나 그 기대감이 부담이 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도 동시에 있었다.
기대와 우려의 마음이 같이 와 있다는 것은 김지현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었다. SBS골프 중계진이 전한 바에 따르면 경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김지현은 “그냥 마음 편하게 놀러 왔다”고 말했다고 한다.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했던 기억이 습관처럼 굳어지는 게 가장 두렵다. 김지현 스스로 마음을 편하게 가질 필요가 있었다. 절대 “놀려 왔을” 리 없지만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김지현의 마음이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사실 전반 홀만해도 ‘우려’가 현실이 되는 게 아닌가 여겨졌다. 전날, 하루에 11개의 버디(보기1)를 몰아쳐 공동 선두에 올랐지만 선두라는 생각을 하기가 싫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은 이미 굳어 있었다. 파4 1번홀에서 보기를 범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지루한 파 행진.
‘이번에도 또’라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러나 “오늘은 다르다”는 느낌이 7번홀에서 찾아 왔다. 거급 된 파의 흐름을 되돌리는 귀한 버디가 그제서야 터져 나왔다. 그렇게 ‘이븐’으로 전반홀을 마쳤다.
전날 11개의 버디를 때려냈던 감각이 후반홀 시작과 동시에 되살아 났다. 10번홀을 버디로 시작한 김지현은 12, 14, 16번까지 징검다리 버디를 만들어 갔다. 어느덧 스코어는 2명의 이정은과 함께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이대로 연장으로 가면 또 승부가 불리해질 수 있다. 그 동안의 좌절이 멘탈에서 기인한 바가 있기 때문에 연장 승부가 유리할 게 없다. 마지막 집중력이 기적처럼 찾아왔다. 파5 18번홀에서 그 간의 모든 설움을 씻어버리는 버디가 만들어졌다. 그리고는 참았던 눈물을 왕창 쏟아 버렸다. 7년의 한은 그렇게 말끔히 씻겨갔다.
이번 대회에서는 2명의 이정은이 동시에 기세를 올려 구분을 위해 이름에 붙이는 숫자가 없었다면 크게 헷갈릴 뻔했다. 다행히도 두 명의 이정은이 약속이나 한 듯이 14언더파를 기록하며 공동 2위로 마쳤다.
이들의 뒤로 하민송 고진영 김해림 등이 한 타차 4~6위를 형성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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