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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의 인디살롱] 문문 “아이유와 방탄 정국의 추천, 너무나 영광”

[OSEN=김관명기자] 싱어송라이터 문문(30)에게 2017년 4월은 영원히 기억될 만한 달이었다. 4월6일 톱가수 아이유가 자신의 라디오 채널에서 “음식점을 갔다가 웨이터로부터 자신이 만든 곡이니 꼭 들어봐달라는 쪽지를 받았다. 들어보니 너무 좋아 여러분에게 추천해드린다”며 문문의 ‘비행운’을 소개했다. 그 웨이터가 바로 문문이었다. 그리고 4월22일 방탄소년단의 정국은 V앱 라이브를 통해 ‘비행운’을 틀어놓고 전곡을 같이 부르기까지 했다. 직업군인의 길을 포기하고 가수의 삶을 살기로 한 문문에게는 더할나위없는 최고의 응원이었다.

“제 이름을 알아주는 것만 해도 좋은데 노래 추천까지 해주시니 정말 영광이었죠.”

[3시의 인디살롱]에서 화제의 주인공 문문을 만났다. 만나기에 앞서 ‘비행운’을 비롯해 ‘애월’ ‘Roach’ ‘앙고라’ 등 문문의 자작곡을 여럿 들어봤는데, 아이유나 정국이 흠뻑 빠질 만했다. 하긴 그들이 누구인데 확실한 감동없이 그렇게 추천을 하고 커버를 할까. ‘비행운’은 특히 밭은 호흡과 진솔한 가사, 촉촉한 보컬, 선명한 어쿠스틱 기타소리가 단번에 귀를 사로잡는다. 1,2번만 들으면 이내 후렴구를 따라부를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 기자 개인적으로도 이렇게 중독성 강한 자작곡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매일매일이 잿빛이더라구 팽이돌듯이 빙빙 돌더라구 어른이라는 따분한 벌레들이 야금야금 꿈을 좀 먹더라구 / 나는 자라 겨우 내가 되겠지 뿔이 자라난 어른이 될테니 억지로라도 웃어야지 하는데 그럼에도 좀 울적하더라구 / 어제와 오늘에 온도가 너무 달라서 비행운이 만들어졌네 내가 머물기에 이곳은 너무 높아서  한숨자국만 깊게 드러났네 / 나는 자라 겨우 내가 되겠지 뿔이 자라난 어른이 될 테니 억지로라도 웃어야지 하는데 그럼에도 좀 울적 하더라구 / 어제와 오늘의 온도가 너무 달라서 비행운이 만들어졌네 내가 머물기에 이곳은 너무 높아서 한숨자국만 깊게 드러났네 / 어제와 오늘의 온도가 너무 달라서 비행운이 만들어졌네 내가 머물기에 이곳은 너무 높아서 한숨자국만 깊게 드러났네 / 꼬마가 간직했던 꿈은 무엇일까 오래된 일기장을 꺼내봤네 1996년 7월 20일에 우주 비행사라고 적어놨네’(‘비행운’ 가사 전문)

= 반갑다. ‘비행운’, 정말 좋더라.

“감사드린다.”

= 아무래도 아이유와 정국 이야기부터 꺼내야 할 것 같다. 우선 아이유에게 쪽지를 건넨 웨이터가 문문, 본인 맞나?

“맞다. 매니저로 일하는 중식당에 아이유가 손님으로 오셨다. 평소 좋아하는 몇 안되는 아티스트 중 한 분이다. 뭔가 이 기회를 날리면 안될 것 같았다. 제 노래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에 티슈에다 ‘문문이라고 합니다. 제 노래 중에 ‘비행운’이라고 있으니 한번만 들어봐주시면 정말 좋겠습니다’라고 써서 건네드렸다. 당연히 안들어주겠지, 했는데 들어주셨다. ‘비행운’ 노래가 나가기 전에 멘트까지 해주실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영광이다.”

= 중식당 일이 본업인가.

“5개월 됐다. 여기서 번 돈으로 앨범을 내고 있다.”

= 아이유의 라디오 방송은 실시간으로 들었나.

“아니다. 누가 말씀해주셔서 나중에야 다시듣기로 들었다.”

= 방탄소년단 정국도 ‘비행운’을 라이브로 커버했다. 정국과는 무슨 인연이 있나.

“아무 관계도 없다. 이 영상도 나중에야 보게됐다. 너무나 기분 좋고 감사드린다. 방송 직후 ‘비행운’이 차트에 잠깐 진입하기도 했다.”

= ‘비행운’을 톱가수들이 왜 그렇게 좋아한다고 생각하나.

“일단은 곡 자체가 힘들게 힘들게 어른이 돼 가는 과정을 그렸기 때문에 많이들 공감해주시는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사는 게 힘드니까 ‘비행운’이 위로를 준 것 같다.”

= 문문이라는 뮤지션에 대해 궁금한 게 너무 많다. 우선 ‘문문’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었나. 본명은 아닐 것 같다.

“본명은 김영신이다. 네이버 뮤지션리그 대문에도 올렸듯이 ‘지구에 좋은 노래가 너무 많아 달로 가서 노래 부른다’는 의미에서 문문(Moon,Moon)으로 지었다. 내가 살면서 겪은 일들을 노래에 담는 것, 이것이 문문의 아이덴티티다.”

= 자세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나이는 서른이고 88년생이다. 음악하기 전에는 직업군인이었다. 강원도 인제에서 부사관 생활을 5년 했다. 그리고 26세때 실용음악과(여주대)에 입학했고 밴드(저수지의 딸들) 활동을 1년 동안 했다. 그런데 밴드가 잘 안돼 혼자서 ‘문문’으로 데뷔했다. 그게 2016년 7월이다.”

cf. 밴드 저수지의 딸들과 문문의 디스코그래피는 다음과 같다.

2014년 12월 = 저수지의 딸들 싱글 ‘벨튀’
2015년 3월 = 저수지의 딸들 싱글 ‘왜빨개져’
2015년 5월 = 저수지의 딸들 EP ‘저수지의 딸들’(왜빨개져, 저.빠.들, 누나발톱, 넘어져요’
2016년 1월 = 저수지의 딸들 싱글 ‘맘’
2016년 7월 = 문문 싱글 ‘Moon,Moon’ : Roach(타이틀), Moon,Moon
2016년 11월 = 문문 EP ‘LIFE IS BEAUTY FULL’ : 애월(타이틀), 모네, FULL(타이틀), 비행운, 디알리
2017년 1월 = 문문 싱글 ‘푸욱’
2017년 4월 = 문문 EP ‘물감’ : 우아한 세계, 앙고라(타이틀), 아침, 물감(타이틀), 열기구, Roach(feat. 홍이슬)

= 직업군인 출신이라니 놀랍다.

“원해서 부사관을 한 것은 아니었다. 가정환경이 안좋아서 집에 보탬이 되고자 직업군인을 선택한 것이다. 그냥 병사로 전역하면 용돈만 받아서 쓸 것 같아, 직업군인을 선택했다. 그런데 막상 직업군인 생활을 해보니 내가 하고 싶은 일, 바로 뮤지션에 대한 욕망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그래서 그만 뒀다.”

= 저수지의 딸들은 어떻게 결성하게 됐나.

“대학에 늦게 들어갔다. 다섯살 차이 나는 학교 동생들한테 내가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 2015년에는 ‘슈스케7’에 지원, 슈퍼위크까지 갔지만 음악성이 결여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때부터 팀이 와해되기 시작했다. 이후 마지막으로 (2016년 1월에 나온) ‘맘’을 내고 잠정 해체했다.”

= 문문의 데뷔 싱글 ‘Moon,Moon’(2016년 7월)은 어떻게 내게 됐나.

“‘맘’을 낸 후 6개월 동안 일을 했다. 돈을 벌어야 했으니까. 그때 바퀴벌레에 대한 영감이 떠올랐다. 이를 솔로곡으로 내면 좋겠다 싶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Roach’(바퀴벌레)가 포함된 싱글 ‘Moon,Moon’이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네이버 뮤지션리그에도 가입했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았으니까.”

cf. ‘Roach’는 바퀴벌레와 버림받고 외로운 화자를 동일시한 발상이 신선한 곡. ‘don’t be shine a girl’이라는 후렴구도 인상적이다. ‘내가 보이면 도망쳐요 내던져요 날 밟아요 나 왠만하면 그대 유리창에도 그대 오두막에도 안 비칠게요 / 세상은 너무너무 치사해 가끔 앉아서 도란도란 나눌 이 없고 나이만 무럭무럭 자라 애꿎은 사랑만 더 말라갔죠’.

= 그리고 ‘비행운’이 들어간 EP ‘LIFE IS BEAUTY FULL’이 2016년 11월에 나왔다. 당시 ‘비행운’에 대한 반응은 있었나.

“없었다. 그래서 우울증에 걸렸다. 여름 동안 열심히 치열하게 만들었는데 아무도 몰라주니 허무했다. 나이도 한 살 더 먹어 서른이 되면서 우울증이 심해졌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때가 작년 11, 12월이었다. ‘난 언제 발 쭉 뻗고 잘 수 있을까’ 싶어 만든 곡이 올해 1월 나온 싱글 ‘푸욱’이다. 그런데 ‘푸욱’을 만들면서부터 ‘비행운’에 대한 반응이 조금씩 오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에서 저를 해시태그해서 올리는 분들까지 계셨다.”

= ‘비행운’, 사실 일상적으로 자주 쓰는 말은 아니다.

“나 역시 비행운이라는 단어 자체를 몰랐었다. 전에 사귄 여자친구가 노을 지는 하늘을 바라보다 비행운을 봤다고 했다.  비행운은 대기 온도와 비행기 엔진의 온도 차이로 인해 생기는 구름이다. 전 여친이 그랬다. ‘비행운이 딱 오빠 얘기야. 오빠 꿈은 뜨거운데 현실은 차갑잖아?’ 이후 코드를 붙이고 멜로디를 만들었고, 임팩트가 없어 김애란의 소설 ‘비행운’을 찾아보니 ‘너는 자라 겨우 내가 되겠지’라는 대목이 눈에 띄어 ‘나는 자라 겨우 내가 되겠지’로 바꿨다. ‘비행운’은 당시 내가 느꼈던 현실에 대한 아쉬움을 많이 담고 싶었다. 서른이 되기까지 해놓은 것 하나 없는 그 현실 말이다. 어쨌든 아우트로(outro)가 필요해, 어렸을 적 일기장을 찾아보니 내 어렸을 적 꿈이 우주비행사였더라. 그래서 마지막에 우주비행사 얘기를 집어넣었다. 가사는 5분만에 술술 잘 써졌다. ‘비행운’은 서브타이틀곡도 아니고 해서 전혀 기대를 안했다. 그냥 머릿수 채우는 용도로 집어넣은 곡이다.”

= 다른 수록곡 ‘애월’도 가슴을 적신다. 특히 첼로의 선율이 기막히다.

cf. ‘사랑을 말하거나 바다를 바라볼 때 눈가가 시려오면 어른이 된 거래요 / 겁이 참 많았어요 내가 더 빠질까봐 눈가가 시리네요 어른이 됐나 봐요 / 그 시절에 나는 너에게 빠져 주정뱅이 같은 노랠 했어요 / 좋아했나 봐요 아주 많이요 다시 생각해도 아찔한 걸 보니...우리들의 밤은 우주가 만든 대사 하는 없는 영화였어요 / 그리운가봐요 많이 많이요 낮과 밤이 바뀌어 괴로울 만큼’(‘애월’ 가사 부분)

“2015년 9월 (지금은 헤어진) 여자친구랑 제주도 애월로 여행을 갔었다. 이때는 여자친구랑 헤어질 무렵이었다. 그때를 회상하면서 만든 노래다. 첼로는 문보배라는 여성 첼리스트가 해주셨다. 기타로만은 약할 것 같아서, 클래식 하는 분들 구인 사이트에 올려 연결이 된 분이다. 5월5일 공연에도 함께 무대에 설 예정이다.”

= 무슨 공연인가.

“사실 내 첫 공연이 3월11일 있었는데, 갑자기 많은 분들이 ‘비행운’과 문문을 좋아해주셔서 깜짝 놀랐다. 30석을 생각하고 예약을 했는데 120명이나 오셨다. 몇몇 분들은 출입구에서 보시다가 돌아가시기도 했다. 그래서 5월5일 공연(오후7시 레드빅스페이스)은 110석으로 잡았는데 이미 매진됐다. 지금까지 나온 곡 전부와, 델리스파이스의 ‘고백’, 넬의 ‘기억을 걷는 시간’ 등 커버곡 포함해서 모두 20곡을 들려드릴 생각이다.”


 


 

= 4월에 나온 EP ‘물감’ 발매 기념 공연인 것 같다.

“맞다.”

= ‘물감’과 관련해서 묻고 싶은 게 2가지 있다. 우선 목에 3가지 색깔로 타투를 했다.

“파랑, 빨강, 초록 순으로 했다. 내가 살아온 삶의 색깔 순서다. 어렸을 때의 우울(파랑), 앞만 보고 달린 20대 때의 열정(빨강), 앞으로는 편하게 굴곡 없이 살고 싶은 30대 이후의 바람(초록)이다. 사실 내가 강타를 엄청 좋아하는데 강타의 팬클럽 색깔이 초록이다(웃음). 타투는 작년 11월에 했다. 음악을 평생 하겠다는 내 의지를 담았다. 음악 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회사에 취직하거나 돈을 벌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식의 한눈을 못팔도록 타투를 새겼다. 아예 면접 때 떨어지도록 말이다. 목 둘레 전체에 다 했다.”

= 앨범 재킷에 나오는 푸들은 직접 키우는 반려견들인가.

“시와, 그리고 우주다. 전에 사귀던 여자친구가 키우던 강아지의 새끼 2마리다. 왼쪽이 시와, 오른쪽 정면을 바라보는 게 우주다. 올해 처음으로 새해에 술을 안먹었는데, 태어난 지 3일 된 시와와 우주를 가만히 쳐다보기만 했다. 시와와 우주가 내게는 복덩이인 것 같다. 첫 콘서트 때도 데리고 갔었다.”

= 수록곡 ‘앙고라’는 반려묘 얘기 같다.

“맞다. 파란 눈을 가진 앙고라 고양이에게 청각장애가 많다고 한다. 예쁜 외모를 위해 (인간들이 인위적으로) 교배를 하다보니 그렇게 됐다고 한다. 주인 말을 못알아 들어 신경질이 나고 심술이 난 고양이의 시선에서 만든 노래가 ‘앙고라’다. 이는 애정결핍으로 인해 어딘가에 보답을 받고 싶어했던 내 어렸을 적 행동과 많이 겹친다. 하지만 멜로디는 일부러 밝게 썼다. 휘파람도 넣고.”

cf. 문문의 이야기를 듣고나서야 ‘앙고라’의 가사가 한눈에 들어왔다. 예전 버림받은 아이의 시선에서 노래한 이적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 그랬던 것처럼. ‘아무말도 하지마 나 듣질 못하니까 그런 표정 짓지마 어차피 슬픈 건 나니까 / 토닥이지마 또 속지 않을꺼야 자존심을 긁지마 가렵지도 않으니까 / 난 눈을 흘기고 너를 깨물고 손을 할퀴어서 너의 약을 올릴거야 / 그럴거야 난 너의 입술과 머리카락 네가 아끼는 구두를 먹어버릴거야 그럴거야’. 하지만 고양이의 속내는 따로 있었다. 바로 이것. ’그댈 잃어버리고 하루종일 헤매다 내 발바닥이 다 까맣네요 / 많이 보고 싶은데 방이 너무 검은데 도착하면 꼭 안아줘요

= 이번 미니앨범에 실린 'Roach'는 데뷔 싱글에 실린 것과 같은 곡인가. 그리고 피처링한 홍이슬은 누구인가.

"같은 곡이다. 데뷔 싱글에 피처링 아티스트 이름이 빠져 이번에 다시 수록한 것이다. 헤어진 전 여지친구가 홍이슬이다."

= 소속사도 없이 앨범 제작비는 어떻게 마련하나.

“아까 말했던 것처럼 중식당 일로 번 돈으로 충당한다. 그래서 빚이 많다. 연주는 앨범 때는 세션을 동원하고, 공연 때는 내가 직접 한다. 나는 일렉 기타만 치는데 독학으로 배웠다.”

= 앞으로 어떤 음악을 계속 들려줄 것인가.

“평상시에는 힙합, 팝, 알앤비, 소울 가리지 않고 듣는다. 일단 (노래 만들기의) 베이스는 살아온 제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자려고 할 때 이어폰으로 혼자 들을 수 있는 노래, 옆에서 위로해주는 노래, 밤이랑 어울리는 노래를 만들고 싶다.”

= 개인적으로 응원하고 싶은 뮤지션을 간만에 만난 것 같다. 앞으로 더 잘 되길 기원한다. 수고하셨다.

“수고하셨다.”

/ kimkwmy@naver.com
사진=손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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