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아마존,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서 구글 잡기 위해 협력 할까?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5.08 08: 36

애플과 아마존의 동맹 협상이 진행 중이다. 라이벌 관계인 두 기업이 선두 구글을 잡기 위해 잠시 자존심을 굳히고 손을 잡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실리콘밸리의 두 거대 기업 애플과 아마존은 다양한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되면서 두 기업은 한 바탕 자존심 싸움에 들어갔다. 아마존은 2015년 가을 자사의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제공하지 않는 TV 셋톱 박스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전적으로 애플 TV를 노린 조치. 아직까지 아마존 쇼핑몰에서 애플 TV의 판매는 금지되어 있다. 애플 역시 북미 iOS 기기의 앱스토어에서 아마존 앱이 존재는 하지만 업데이트를 제공하지 않아 실질적인 사용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사례는 두 기업 간의 치열한 신경전의 일부일 뿐이다.
두 공룡들은 여전히 IoT(사물인터넷), 인공지능(AI) 비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을 이어가고 있었다. 최근 두 기업 사이에서 부드러운 화해와 협력 분위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애플과 아마존은 소모적인 신경전을 끝내고 협력을 통해 이익 증진에 나서려고 한다. 해외 IT 전문매체 레코드는 “아마존과 애플이 최근 협상을 진행했다. 애플의 팀 쿡 CEO와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 CEO가 직접 이 협상에 관여하고 있다 두 기업은 애플 TV에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콘텐츠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협상을 통해 애플과 아마존은 애플 TV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시장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애플은 TV 셋톱 박스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애플은 중저가 제품인 구글 크롬 캐스트에게 밀려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애플은 구글 크롬 캐스트를 따라잡기 위해 애플 TV만의 독점 TV 프로그램이나 비디오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문제는 유튜브를 가지고 있는 구글에 비하면 애플의 비디오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애플은 팀 쿡 CEO가 앞장서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애플 TV에서 서비스하기 위해 나섰다. 아마존은 라이브 스트리밍 업계 대표 주자인 트위치(Twitch)를 지난 2014년 9억 7,000만 달러에 인수한 이후 비디오 콘텐츠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애플은 이번 협상을 통해 아마존 온라인 쇼핑몰에서 다시 한 번 애플 TV를 판매할 가능성도 열렸다. 아마존 온라인 쇼핑몰은 북미 지역 내 TV 셋톱 박스의 주요 판매처이다.
아마존 역시 애플과 협력을 통해 OTT(Over The Top) 시장에서 구글 따라잡기에 나섰다. OTT 시장의 절대강자는 누가 뭐니 해도 구글 유튜브. 아마존은 지속적으로 유튜브를 따라잡기 위해 시도해왔지만 흠집도 내지 못했다. 최근 구글은 유튜브 레드, 유튜브 TV 등을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해 OTT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이미 크롬 캐스트라는 안정적인 TV 셋톱 플랫폼과 OTT 서비스를 장악한 유튜브를 가진 구글이기에 애플과 아마존 두 기업이 단독으로 ‘홈 엔터테인먼트’시장에서 맞서 싸우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두 기업은 구글 견제를 위해 잠시 손을 잡아 애플 TV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동맹 체제를 만들려고 한다. 한편 리코드는 "이번 협상에서 애플 TV와 아마존 비디오말고 다른 복잡한 사업에 관련된 내용이 포함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TV 셋톱 박스와 OTT 서비스와 같은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승패는 단순히 거기서 끝나지 않고 사물 IoT 시장에도 큰 영향력을 끼친다. 두 거대 기업 애플과 아마존이 잠시 자존심을 굽히고 구글 견제를 위해 손을 잡기에 충분한 이유이다. 향후 두 기업의 결정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mcadoo@osen.co.kr
[사진] 애플 TV(애플 제공). 가운데는 애플 팀 쿡 CEO. 아래는 구글 크롬 캐스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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