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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임즈의 회고, “지루했던 한국, 나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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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시즌 초반 놀라운 활약을 선보이며 메이저리그(MLB) 전체의 주목을 받고 있는 에릭 테임즈(31·밀워키)가 한국에서의 시간이 자신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재차 강조했다. 필연적으로 자신만의 시간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는데, 그 과정에서의 연구가 자신을 새롭게 태어나게 했다는 것이다.

테임즈는 11일(한국시간)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한국에서의 시간을 회고했다. 테임즈는 한국에서의 시간이 지루했다고 떠올렸다. 한국에서의 생활이 싫었다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 선수로서 필연적으로 겪는 어려움이었다. 어쨌든 경기장 밖에서는 말동무가 많지 않았던 테임즈는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그 과정에서의 자기 발전 노력이 주효했다는 게 이번 인터뷰를 관통하는 요지다.

테임즈는 “한국에서는 지루하게 지냈다. 언어 장벽이 있어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했다. 다른 미국 선수들은 가족이 있어 아이를 볼 수도 있었지만 나는 인터넷에서 글을 읽는 게 전부였다”라면서 한때 15타수 무안타의 부진에 빠졌던 이후 야구와 관련된 비디오를 많이 보며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팬그래프’는 “테임즈가 지루한 생활을 보냈지만 그 낭비되는 시간을 채워넣는 방법들을 찾았던 것이 그의 재발견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테임즈는 ‘팬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책을 많이 읽었고, 배리 본즈의 영상을 보며 각성의 계기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테임즈는 본즈가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공에도 방망이를 내지 않는 것이 대단히 큰 감명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는 적극적인 스윙을 하는 자신에게 가장 부족했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테임즈는 본즈가 홈런 신기록을 쓸 당시 박찬호와 대결했던 영상을 보며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박찬호는 누구라도 스윙을 할 만한 지저분한 체인지업을 던졌지만 본즈는 마치 ‘아니다’라고 하는 것 같았다. 믿을 수 없었다”라고 떠올렸다. 테임즈는 한국에서의 첫 해 37개의 홈런을 때렸지만, 그가 한국에 오기 전과 마찬가지로 많은 스윙을 했고 필연적으로 삼진 비율(30%)이 높았다. 테임즈는 그때부터 자신이 변하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테임즈는 “한국에 왔을 때, 나는 미국 시절과 같은 타자였다. 아무 공에 스윙을 하고 있었고, 홈런을 치겠다는 생각을 했다. 땅에 내리 꽂히는 슬라이더 세 개에 항상 스윙을 하며 타석을 낭비하고 있었다. 투수들은 나와 승부하기 싫어했고, 나는 고의사구가 아니면 볼넷을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본즈의 타석 접근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테임즈는 그 과정에서 한국의 생활 여건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테임즈는 구단에서 제공한 넓은 아파트를 혼자 썼다. 천장이 높고 실내 공간이 넓고, 바닥이 나무로 되어 있어 언제든지 타격 연습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테임즈는 “창원에서 아파트에 있었던 것이 행운이었다”고 고마워했다. 테임즈는 이동하는 팀 버스도 인터넷이 잡혀 더 많은 글을 찾아 읽고 생각할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물리학, 바이오메카닉 등 과학적인 저서를 읽기도 했다.

심리적인 부분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테임즈는 “예전에는 결과가 나쁘면 그 결과에만 신경을 썼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지’라고 생각한다. 이전보다 덜 감정적이고 더 성숙해졌다”고 말했다. 테임즈의 변신은 그런 피나는 노력의 결과였고, 그런 계기를 만들어준 한국에서의 생활이 각별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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