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 홈런’ 황재균, 박병호 확신 현실화되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5.16 05: 43

“두고 보세요. 5월이 되면 잘할 겁니다”
지난 4월 중순. 불운의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뒤 재활에 전념하고 있었던 박병호(31·미네소타)는 한 학번 후배인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하나의 예언 아닌 예언(?)을 했다. 지금은 타격 성적이 부진해도 5월이 되면 분명 자신이 가진 타격 능력을 모두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냥 친한 후배라 하는 덕담이 아닌, 어떠한 확신이 있었다.
사실 황재균의 4월 출발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초반 타격감이 들쭉날쭉했고, 장타도 나오지 않았다. 수비에서도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몇 차례 나오는 등 전반적인 경기력이 떨어졌다. 황재균은 이 당시에 대해 스스로도 “멘붕의 시기”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박병호는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 박병호는 “황재균이 지금은 정말 힘든 시기일 것이다. 그러나 5월에는 잘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박병호가 말하는 이유는 환경적인 적응 문제였다. 박병호는 “나도 작년에 로체스터(미네소타 산하 트리플A)로 처음 떨어졌을 때 이 열악한 환경에 놀랐다. 트리플A의 환경은 KBO 리그보다도 더 열악하다. 스프링 트레이닝 시범경기 동안에도 원정에 가거나 그러면 식사보고 깜짝 놀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호는 지난해 7월 마이너리그로 떨어졌고, 처음에는 그런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자신은 이제 어느 정도 적응이 됐지만, 황재균은 자신이 당초 생각했던 구상과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야구를 하느라 정신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황재균과 자주 통화를 나눈 박병호는 당시 “아직까지는 적응을 못하는 것 같았다. 재균이는 연봉도 적은데…”라고 안타까워했다.
결국 그 환경에 적응만 하면 황재균이 분명 좋은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고 장담한 것이다. 그리고 박병호에게 자주 조언을 구한 황재균은 그 고비를 넘기고 이제 막 폭발을 준비하고 있다. 4월 20일 이후 방망이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5월 중순에 이르러 이제는 장타까지 나오고 있다. 황재균의 4월 장타율은 4할1푼3리으로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던 것에 반해, 5월은 타율이 소폭 떨어졌음에도 장타율이 5할로 올랐다. 기다리던 홈런도 나왔다.
‘멘붕의 시기’를 거친 황재균도 마음을 다잡고 묵묵히 메이저리그(MLB) 콜업을 기다리고 있다. 처음에는 장타력을 보여주기 위해 너무 홈런이나 장타에만 의식을 한 스윙을 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결과보다는 과정의 순조로움을 과시하기 위해 좋은 타구를 날리는 쪽으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 과정에서 홈런이 나왔다. 한 번 터진 장타는 앞으로도 계속 나올 확률이 높다. 분명 트리플A의 투수들은 황재균이 해볼 만한 수준의 선수들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올 시즌 주축 선수들의 잦은 부상에 울고 있다. 여기에 전반적으로 타격이 시원치 않은 모습이다. 비록 지금까지 몇 차례 기회를 놓친 황재균이지만 앞으로도 기회는 계속 올 전망이다. 기회가 왔을 때 얼마나 준비되어 있느냐의 문제다. 지금의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트리플A 탈출의 기회도 조금은 더 빨리 올 수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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