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 5위’ 테임즈, KBO 출신 올스타 탄생?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5.16 05: 32

메이저리그(MLB) 복귀 후 눈부신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에릭 테임즈(31·밀워키)가 꿈의 무대라는 올스타전에도 나갈 수 있을까. 아직 가능성을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그 꿈을 이룬다면 KBO 리그에도 큰 의미가 될 수 있다.
테임즈는 15일(이하 한국시간)까지 36경기에서 타율 3할1푼5리, 출루율 4할3푼5리, 장타율0.693, OPS(출루율+장타율) 1.128, 13홈런, 25타점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의 어마어마했던 기세는 다소 식었지만 여전히 화려한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상대 투수들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고 있음에도 방망이가 식지 않는 모습이다. 이는 향후 성적이 폭락하지 않을 가능성을 말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런 테임즈는 밀워키 구단이 제출한 올스타 후보로도 올라 있다. 성적만 놓고 보면 충분히 올스타의 자격이 있다. 테임즈는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가 집계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1.9의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5위에 올라 있다. 테임즈보다 앞선 내셔널리그 야수는 브라이스 하퍼(워싱턴·2.8), 프레디 프리먼(애틀랜타·2.4), 폴 골드슈미트(애리조나·2.1), 라이언 짐머맨(워싱턴·2.0) 뿐이다.

물론 테임즈와 경쟁하는 선수들이 쟁쟁해 올스타 발탁을 확신하기는 어렵다. 당장 프리먼과 골드슈미트는 테임즈와 같은 포지션이다. 여기에 주전 선수들을 정하는 팬 투표는 이른바 ‘팬심’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밀워키가 인기 구단도 아니라 상대적으로 이름값이 떨어지는 테임즈는 다소 불리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팬 투표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올스타에 갈 수 있다.. 지금과 같은 활약이라면 테임즈를 외면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테임즈는 MLB에서 실패했던 선수가 3년의 시간을 돌고 돌아 복귀, 화려하게 날아올랐다는 독특한 ‘이야기’가 있다. 표에 대한 소구력이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또한 “스토리를 원한다면 테임즈”라고 단언했을 정도다.
역대 KBO 리그를 밟은 외국인 선수 중 MLB 올스타 경력을 가진 선수들은 몇몇이 있었다. 여전히 롯데 팬들의 가슴 속에 살아 숨 쉬는 펠릭스 호세는 세인트루이스 소속이었던 1991년 올스타에 발탁됐다. 2000년 삼성 유니폼을 입은 훌리오 프랑코는 1989~1991년까지 3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된, KBO 리그 역사상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2001년 삼성 유니폼을 입은 내야수 카를로스 바에르가도 1992·1993·1995년 세 차례나 올스타에 선정됐던 경력이 있다. 1999년 휴스턴에서 올스타에 뽑힌 호세 리마는 2008년 KIA 유니폼을 입었고, 가장 근래로는 올해 한화와 계약을 맺은 알렉시 오간도가 올스타 경력이 있다.
반대로 KBO 리그를 떠난 선수들이 올스타에 오른 사례는 아직 없다. 좋은 경력을 가졌다고 해도 KBO 리그에는 대부분 경력 말미에 왔기 때문이다. 이 선수들이 다시 MLB로 돌아가 빼어난 활약을 펼친 기억도 거의 없을뿐더러, 그 정점인 올스타 선정은 상상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테임즈의 복귀 후 첫 45일은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KBO 리그 출신으로 미국에 간 한국인 선수들은 2013년 이후 매년 한 명씩은 나온다. 류현진, 강정호, 김현수, 박병호, 오승환 등이다. 외국인 선수들도 꾸준히 나온다. 전체적인 비율이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KBO 리그 출신 선수들이 MLB 무대에 다시 재입성한 것이 이제 엄청난 이슈가 될 정도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이 중 올스타는 없었다. 여전히 KBO 리그에 대한 감사함을 가지고 있는 테임즈가 KBO 리그의 위상 재고에 간접적으로 도움을 줄지도 흥미롭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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