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제구+통했던 구위’ 브리검, 절반의 성공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5.19 05: 53

제이크 브리검(29·넥센)이 한 경기 만에 션 오설리반(30·넥센)을 뛰어넘었다.
브리검은 1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벌어진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와 6차전에서 5이닝 2피안타 4볼넷 2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넥센은 9회말 터진 대타 이택근의 짜릿한 끝내기 만루홈런에 힘입어 8-6 역전승을 거뒀다.
넥센은 1선발감으로 영입한 션 오설리반이 3경기서 8이닝 17피안타 2피홈런 7실점 평균자책점 15.75를 기록하며 일찌감치 퇴출됐다. 아직 한 경기로 이르지만 브리검의 데뷔전은 오설리반의 악몽을 잊기에 충분했다. 브리검은 81구를 던지며 5이닝을 소화해 선발투수로서 의문점을 지웠다.

▲ 매 이닝 타자 출루시킨 ‘제구불안’
출발은 불안했다. 브리검은 톱타자 정근우에게 볼넷을 내주며 시작했다. 매 이닝의 시작이 좋지 않았다. 2회에는 로사리오에게 우전안타를 맞았다. 3회와 4회는 선두타자 차일목, 송광민에게 볼넷을 줬다. 브리검은 4회까지 매번 첫 타자에게 출루를 허용했다.
제구력 불안이 원인이었다. 브리검은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잡는 능력이 부족했다. 카운트가 몰리다보니 볼넷을 내준 경우가 많았다. 아무래도 처음 접하는 한국프로야구의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적응이 필요했다. 브리검의 직구 32구 중 스크라이크는 절반 수준인 17개에 그쳤다.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지 못했다는 뜻이다.
경기 후 브리검은 “오랜만에 던지다보니 페이스 조절에 신경 쓰며 스트라이크를 던지려 했다. 제구가 안 된 모습이 아쉽다. 보완해야 한다”고 반성했다. 그가 자신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브리검이 제구가 원래 나쁜 선수인지는 한 경기로 확인할 수 없다. 개선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은 나쁘지 않다.
▲ 다양한 구종과 위력적인 구위
브리검은 “직구도 좋고, 슬라이더, 싱커, 스플리터 등을 잘 던진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렇게 다양한 구종을 잘 던지는 투수가 왜 미국과 일본에서 성공하지 못했냐는 말도 나왔다. 직접 보여준 브리검의 구종은 정말 다양했다. 본인 말처럼 직구는 물론 커브, 슬라이더, 스플리터, 투심을 섞어 던졌다. 투구수 역시 당초 본인이 약속했던 80개를 넘긴 81구였다. 
브리검이 매회 주자를 내고도 2피안타로 막은 비결은 땅볼유도였다. 5회까지 땅볼유도가 8개로 전체 아웃의 절반이 넘었다. 투심이 제대로 먹힌 덕이었다. 마치 토종 에이스 최원태를 보는 듯했다.
장정석 감독은 “전체적으로는 만족할만한 피칭이었다. 볼의 무빙을 비롯해 마운드에서 운영능력을 평가할 때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등판이 기대된다”며 브리검에게 합격점을 줬다.
브리검 역시 “오늘은 투심이 땅볼유도도 되었고 특히 좋았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다양한 공을 결정구로 던지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브리검의 직구는 최고구속이 149km/h까지 나왔다. 투심은 직구와 2km/h 정도 차이밖에 나지 않아 타자를 더욱 현혹시켰다. 공끝의 움직임도 나쁘지 않았다. 
다양한 공을 가진 것은 분명 브리검의 장점이다. 앞으로 한국타자에 대한 분석이 더해진다면 더 좋은 투구내용이 기대된다. 물론 제구력이 따라줘야 한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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