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깔끔투 이끈 그랜달의 공격적 리드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5.19 13: 04

'괴물' 류현진(30·LA 다저스)이 야스마니 그랜달과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류현진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마이애미전에 선발등판, 5⅓이닝 7피안타(2피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지난 1일 필라델피아전서 5⅓이닝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거뒀던 류현진은 올 시즌 일곱 번째 선발등판에서 시즌 2승 요건을 채웠다.

매 경기가 그렇지만 이날은 류현진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류현진은 직전 등판인 지난 12일 콜로라도전서 4이닝 8피안타 6볼넷 10실점(5자책)으로 시즌 5패째를 떠안았다. 다저스가 류현진 없이도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하고 있는 탓에 비난여론은 더욱 거셌다.
그러나 위기에 내몰렸던 류현진은 더욱 강해졌다. 이날도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한 깔끔투를 선보였다.
특히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과 호흡이 빛났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앞선 여섯 번의 등판 중 네 번을 그랜달과 함께 했다. 그 네 경기서 류현진은 20⅔이닝을 소화하며 피안타율 2할6푼, 피OPS(출루율+장타율) 0.767,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다.
반면, 다저스의 백업 포수 오스틴 반스와 배터리를 이룰 때는 성적이 널뛰었다. 류현진은 반스와 호흡을 맞췄던 두 경기서 10이닝을 소화하며 피안타율 3할3푼3리, 피OPS 1.111, 평균자책점 8.10을 기록했다. 피OPS 차이가 무려 0.350에 달했다.
실제로 류현진의 데뷔 후 최악투였던 지난 등판 역시 반스와 호흡을 맞춘 경기였다. '반스 때문에 류현진이 부진했다'고 말하는 건 분명한 비약이지만 그랜달과 호흡에 비해서 떨어졌던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높은 쪽 속구만을 고집하며 류현진의 장기인 체인지업과 커브 구사에 애를 먹은 바 있다.
그랜달이 마스크를 쓴 이날은 달랐다. 물론 2회와 3회 실점을 했지만 나머지 이닝에서 별다른 위기 없이 등판을 마쳤다. 특히 체인지업과 투심 패스트볼을 적극 활용해 땅볼 비율을 높였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땅볼 7개, 뜬공 1개를 솎아내며 절정의 땅볼 유도 능력을 뽐냈다.
5회는 백미였다. 류현진은 J.T. 리들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지만 투수 에딘손 볼퀘즈를 삼진으로 솎아내며 한숨 돌렸다. 그러나 후속 디 고든 타석에서 초구부터 몸 맞는 공을 내줬다. 이때 고든의 팔꿈치에 맞은 공은 포수 그랜달의 무릎에도 맞았다.
잠시간 고통스러워하던 그랜달은 이내 털고 일어나 내야진에게 사인을 냈다. 그리고 앞선 타석에서 홈런을 때려냈던 크리스티안 옐리치를 유격수 병살타로 요리했다. 위기 관리 능력이 빛난 대목이었다.
5회를 마쳤을 때 류현진의 투구수는 64개. 공격적인 투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내용이었다. 그랜달의 리드에 주저없이 공을 뿌린 류현진의 믿음 역시 한 몫했다.
그랜달 덕에 잘 던졌다고 하거나 반스 때문에 못 던졌다고 하는 건 비약일 테지만, 적어도 류현진이 그랜달과 경기에서 더 좋은 성적을 냈던 것만은 분명하다.
이날 경기도 마찬가지의 패턴이었다. 그랜달이 류현진의 승리 도우미 역할을 한 건 분명하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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