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무더기 퇴장 변수, 삼성 웃고-한화 울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5.21 17: 52

5명의 무더기 퇴장 변수, 더 내상을 입은 쪽은 한화였다.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과 한화의 시즌 6차전에서 예기치 못한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양 팀 선발투수 포함 총 5명의 선수들이 무더기로 퇴장당했다. 특히 양 팀 선발투수들이 동반 퇴장당한 건 KBO리그 초유의 일이었다. 
사건은 3회말 시작됐다. 3회말 2사 3루에서 삼성 선발 윤성환이 김태균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진 후 서로 신경전을 벌이며 1차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다. 2분간 잠시 대치했지만 큰 충돌 없이 양 팀 선수들이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이때까진 크게 문제될 게 없었다. 

그러나 윤성환이 바로 다음 타자 윌린 로사리오에게 초구부터 왼팔을 맞히는 사구를 던지자 양 팀 선수단이 폭발했다. 로사리오가 배트를 집어던지며 마운드로 향했고, 양 팀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들까지 한 데 뒤엉켜 몸싸움을 했다. 주먹질에 발길질까지 보기 드문 난투극이었다.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자 심판진은 윤성환을 빈볼을 던졌다는 사유로 퇴장 조치했고, 폭력 행사를 한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와 정현석(이상 한화), 재크 페트릭(삼성)까지 추가로 퇴장시켰다. 4회 차일목에게 사구를 던진 김승현(삼성)도 빈볼 사유로 퇴장, 총 5명의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나가야 했다. 
퇴장당한 선수는 삼성이 3명으로 2명이 빠진 한화보다 1명 더 많았다. 그러나 경기 전체 흐름으로 볼 때 무더기 퇴장은 한화에 더 치명적이었다. 한화는 비야누에바와 정현석 모두 선발출장 중이었고, 삼성은 윤성환과 김승현이 돌발 퇴장됐지만 페트릭이 경기에 나서지 않는 비번이라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한화 선발 비야누에바는 3이닝 동안 몸에 맞는 볼 1개를 내줬을 뿐 안타없이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있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2km로 빠르지 않았지만, 날카로운 슬라이더(9개) 체인지업(5개) 커브(4개) 투심(4개)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삼성 타자들을 제압하고 있었다. 
그러나 비야누에바가 예기치 못한 퇴장으로 물러나자 4회부턴 장민재가 투입됐다. 장민재는 4~5회를 무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6회 2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그 이후 박정진-송창식-권혁이 차례로 투입됐으나 7~8회에만 대거 6실점하며 불펜이 버티지 못했다. '비야누에바가 최대한 길게 끌고 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 않을 수 없었다. 
8번 우익수로 선발출장한 정현석의 퇴장도 한화의 경기 운용을 꼬이게 했다. 정현석이 빠진 자리에 이동훈이 교체 투입됐지만 타격이 약해 6회 1사 1·2루에서 찬스에서 대타 강경학으로 교체됐다. 강경학은 볼넷을 얻어내 정근우의 밀어내기 득점에 발판을 마련했지만 7회 2루 수비에서 공을 뒤로 빠드리는 대형 사고를 쳐 결승점을 헌납했다. 
반면 삼성은 윤성환이 빠진 후 2사 만루에서 올라온 김승현이 하주석을 2루 땅볼 처리하며 추가 실점 위기를 잘 넘겼다. 김승현도 4회 차일목에게 사구를 던져 빈볼로 퇴장당했지만 물량작전으로 위기를 넘겼다. 김승현(1이닝)-권오준(1⅔이닝)-이승현(⅔이닝)-김대우(0이닝)-장필준(1⅔이닝)-심창민(1⅓이닝) 등 6명의 투수들을 총동원한 8-7로 승리, 시즌 첫 스윕의 짜릿함을 맛봤다. /waw@osen.co.kr
[사진] 윤성환-비야누에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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