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매치퀸’ 김자영, “너무 기다렸던 우승, 생각 보다 빨리 왔다”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7.05.21 18: 07

 “짜릿하다”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승리였다. 5년만에 다시 찾은 우승컵이었고, 지난 4년간의 침묵을 깨고 얻어낸 값진 우승이었다. 게다가 결승전에서 이긴 상대는 세계 여자 골프계를 호령하는 박인비(29, KB금융그룹)였다. ‘돌아온 매치퀸’ 김자영(26, AB&I)으로서는 세상을 다 얻은 기쁨에 다를 바 없었다.
21일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클럽(파72, 6277야드)에서 열린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7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7억 원, 우승상금 1억 7,500만 원)에서 ‘여제’ 박인비를 누르고 우승 한풀이에 성공한 김자영은 떨리는 목소리로 “너무 기다렸던 우승이다. 힘든 시간이 많았지만 이렇게 우승을 다시 하게 돼 기쁘고,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부터 정규투어에 뛰어든 김자영은 이 대회 이전까지 KLPGA 투어에서 개인 통산 3승을 올리고 있었지만 그 3승이 모두 2012년에 올린 것이다. 그 3승 중 하나가 바로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이다. 

달리 말하면 지난 4년간은 우승이 한번도 없었다는 얘기다. 2012년의 성과가 워낙 컸기 때문에 주변의 기대 또한 컷을 터이지만 김자영은 그 동안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날의 우승으로 김자영은 5년만에 우승 소식을 들려주게 됐고, 올해로 10년째를 맞는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2번 우승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개인 통산 4승째, 올 시즌 첫 승째 우승이기도 하다. 김자영이 이날의 우승을 그토록 감격스러워 한 이유가 여기서 설명이 된다. 
김자영이 꼽는 승부처는 역시 이글을 기록한 파5 12번 홀이었다. 박인비가 벙커 위기를 극복하고 버디를 만들어내며 압박한 이 홀에서 김자영은 이글을 잡았다. 김자영은 “인비 언니를 이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정말 16홀을 치르고 있을 때도 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보니 12번 홀 이글로 3UP이 돼 승부처였다”고 말했다.
4년간의 우승 공백은 역시 그녀를 많이 힘들게 했다. “올해는 2012년에 비해 거리도 더 나가고, 체력적으로도 많이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2012년에는 자신감이 있었다. 최고의 해를 보냈고, 마지막날 한두 타 뒤져도 우승할 것 같은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공백이 길어지면서 자꾸 안좋은 잔상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이 결국 두려움으로 변해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두려움은 지난 겨울 김자영을 달라지게 했다. 동계 훈련을 착실하게 하면서 체력을 보강했고 샷 감각과 퍼팅 감각을 되살렸다. 덕분에 올 시즌엔 희망의 빛을 봤다. 
올 시즌에는 “준비한 것 만큼 실력 발휘를 하자”는 목표도 세웠다. 그러다 보면 우승도 따라오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 우승이 생각보다 빨리 왔다고 했다. 
김자영은 “우승은 운도 따라야 하는 거고, 내가 잘해도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못하는 것 아닌가. 생각보다 우승이 빨리 와서 그 흐름을 계속 타고 싶다”고 말했다. /100c@osen.co.kr
[사진] 5년만에 되찾은 두산 매치플레이 우승컵을 들고 기뻐하고 있은 김자영. 그러나 그에 앞서 우승을 결정지은 순간에는 북받치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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