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과연 오세근보다 ‘1억 7천만 원’ 더 가치 있나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5.23 13: 50

과연 이정현(30)은 보수 9억 2천만 원의 가치가 있을까.
KBL은 23일 이정현이 역대 개인 최고 보수인 9억 2천만 원(연봉 8억 2800만 원, 인센티브 9200만 원)에 KCC와 계약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정현은 2015-16시즌 문태영이 기록한 8억 3천만 원을 넘어 역대최고 보수를 받는 선수가 됐다.
당초 이정현은 원소속구단 KGC가 제시한 7억 5000만 원에 재계약을 거부했다. 결과적으로 이정현은 KCC에서 최대 1억 7천만 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정현이 ‘2연패’가 아닌 팀의 에이스 역할과 더 많은 연봉을 원했다면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하지만 의문은 남는다. 지난 시즌 'MVP 3관왕'을 달성한 오세근은 KGC와 7억 5000만 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이정현이 과연 오세근보다 더 가치가 있는 선수일까. 이정현 영입으로 KCC가 단번에 우승후보로 떠오를 수 있을까.
농구계에서 연봉을 떠나 여전히 오세근이 더 가치가 높은 선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세근같은 국내빅맨은 희소성이 매우 높다. 걸출한 국내빅맨을 보유하지 않고 우승한 팀은 없었다. 반면 이정현은 올 시즌 KCC에서 맹활약을 하더라도 가드로서 한계가 있다는 평이다.
농구계 관계자는 “오세근이 시장에 나왔다면 보수 10억 원도 충분히 받았을 것이다. 스타선수는 적은데 영입희망구단은 많다보니 이정현의 몸값에 거품이 심하게 낀 측면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정현이 KCC에서 받을 보수를 고려하면 오세근의 재계약은 저렴한 편이 됐다.
이제 이정현은 프로농구 역대최고보수에 어울리는 엄청난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먹튀’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그를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KGC에서 2연패를 노리는 오세근에 비해 이정현이 받을 스트레스가 훨씬 크다.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정현 영입전의 승자 KCC 역시 고민은 남아있다. 이정현의 연봉을 맞춰주기 위해 고참 하승진과 전태풍의 연봉은 대폭삭감이 불가피하다. 안드레 에밋이 재계약을 맺는다면, 이정현이 제대로 공을 만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유망주 송교창의 성장세도 지속시켜야 한다. KGC가 이정현의 반대급부로 보상선수를 원하면 KCC는 전력출혈도 발생할 수 있다.
KCC는 화끈한 투자로 팬들의 기대에 보답했다. 이정현이 프로농구 최고액에 어울리는 역대급 활약을 펼치는 것만 남았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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