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S 1.096’ 로맥의 자신감, 빅맥으로 진화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5.30 05: 50

SK의 일부 선수들과 코치들은 새 외국인 선수 제이미 로맥(32)을 ‘빅맥’이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워낙 체격과 힘이 좋기 때문이다. 거포들이 많다는 SK에서도 로맥의 힘은 단연 발군이다. MLB의 홈런왕인 마크 맥과이어의 별칭을 로맥에게 붙인 이유다.
지난 5월 7일 SK와 총액 45만 달러(연봉 30만 달러·인센티브 15만 달러)에 계약을 맺은 로맥은 5월 11일 첫 경기 출전을 시작으로 29일까지 총 16경기에 나섰다. 아직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장점과 단점을 어느 정도 볼 수 있는 표본이었다. 성적은 나쁘지 않다. 2할6푼8리의 타율은 아쉽지만 7개의 홈런과 14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은 0.696에 이른다.
SK 관계자들은 당초 로맥을 영입할 당시 “거포 유형이기는 하지만 선풍기 스타일은 아니다. 여기에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팀의 취약 포지션인 유격수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아니지만 ‘홈런 군단’의 팀 컬러를 더 짙게 채색할 적임자로 본 것이다. 그런 SK의 예상은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지고 있다.

인내심 없이 방망이를 휘두르는 스타일은 아니다. 자신만의 확고한 존이 있다. 보통 이런 거포 유형의 선수들은 높은 쪽 코스의 유혹에 약하다. 하지만 로맥은 높은 코스에 거의 방망이를 내지 않는다. 오히려 낮은 코스를 좋아한다. 자기 존이 아니면 그냥 보내는 경우가 많아 루킹 삼진 비율이 높다. 그러나 그만큼 유인구에 속지 않아 볼넷도 많다.
20개의 삼진은 많지만, 13개의 볼넷도 많다. 볼 비율이 41.3%로 리그 평균(36.2%)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타율이 2할6푼8리로 떨어지지만 출루율은 4할에 이른다. 1.096이라는 높은 OPS(출루율+장타율)를 지탱하는 힘이다.
제대로 맞으면 틀림없이 장타다. 로맥이 터뜨린 홈런의 평균비거리는 무려 122.9m에 이른다. 135m짜리 홈런을 때린 적도 있다. 역시 힘이 좋다는 김동엽이 118.5, 최정이 117.7m, 한동민이 117.5m임을 고려하면 로맥의 선천적 힘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내야 타구가 11개인 반면, 외야 타구는 배가 넘는 26개다. 아웃되더라도 공이 외야로 날아가는 것이다.
현재 성적 유지, 혹은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관건은 역시 배트에 공을 제대로 맞히는 것이다. 로맥은 이에 대해 조심스러운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 로맥은 KBO 리그의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는 과정이다. 로맥은 “힘든 부분이 조금 있다. 미국에서는 볼이 한국에서는 스트라이크가 되는 경우도 있다. 사실 놀란 부분도 있는데 적응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더 적극적인 홈런 스윙을 기대해도 될까. 로맥은 “현재는 KBO 리그를 배워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상대 투수들도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존에 적응하고, 투수들도 한 바퀴가 돌 때쯤이면 그에 맞는 타석 계획이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상황에 따라 더 적극적으로 스윙을 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빅맥’이라는 애칭이 아깝지 않을 정도가 된다면, SK의 역대급 홈런 페이스는 날개를 달 수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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