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1년만에 실리콘밸리의 기대주서 악덕 기업의 대명사로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6.11 13: 09

천국과 지옥 사이가 이런 걸까? 1년 만에 전혀 다른 평가를 받고 있는 우버(Uber)는 잘못된 기업 문화는 언젠가 나타난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2009년 설립된 우버는 에어비앤비(Airbnb)와 함께 공유 경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시프트를 이끌며 실리콘 기대주로 떠올랐다. 우버는 개인 차량을 같이 탄다는 공유 개념을 도입한지 8년 만에 기업 가치를 약 700억 달러 가까이 끌어올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우버는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유니콘(Unicorn,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이었다.
하지만 2017년 우버의 이미지는 급락했다. 우버는 연이은 ‘악재’ 도미노에 흔들리고 있다. 악재 도미노의 시작이었던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CEO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경제 자문단 합류 논란은 발단이었다. 젊은 세대가 주 소비자면서 이민자 층이 주로 운전자로 일하는 우버의 CEO가 트럼프 행정부에 합류한다고 알려지자 여론이 급격하게 악화됐다. SNS상에서 우버 보이콧 운동이 전개되면서 업계 2위 리프트와 격차가 좁혀졌다. 칼라닉 CEO는 이후 운전자와 말싸움을 하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더욱 여론을 악화시켰다.

본격적으로 우버 기업 이미지 실추로 이어진 것은 전 직원 수잔 파울러의 우버 사내 성희롱 폭로였다. 우버의 전 소프트웨어 디자이너였던 파울러는 블로그를 통해 우버의 잘못된 기업문화(성차별, 성희롱, 동성애 비하, 상호비방)를 세상에 알렸다.
파울러의 상사는 파울러에게 지속적으로 ‘성적 파트너’를 원한다는 성희롱 메시지를 보냈지만 인사부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한다. 파울러는 인사부서에서 “회사 내부에서 말썽을 원하지 않는다. 당신이 참거나 해결하라”란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세간이 발칵 뒤집혔다. 뉴욕타임스(NYT)의 추가 폭로가 이어지면서 우버는 최악의 기업 문화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우버의 폭발적인 성장세에는 여러 가지 불법 운영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우버는 경찰 단속을 피하는 불법 프로그램 ‘그레이볼(Greyball)이나 리프트에 소속 된 운전자를 감시하는 불법 프로그램 헬(Hell)까지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이득을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하는 악덕 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심지어 우버는 요금 계산 프로그램을 조작해 운전자들에게 지급할 비용을 횡령한 사실이 알려졌다. 우버의 선행 가격 변동 시스템 ‘서지프라이싱(Surgepricing)은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오르면, 가격에 끌려 더 많은 운전자가 모여 다시 가격이 내려가는 방식이다. 우버는 요금을 통해 수요 공급을 자연스럽게 조절한다고 주장했지만 운전자에게 제대로 운임을 정산해주지 않은 사실이 밝혀졌다. 우버는 자사의 이익을 위해 우버와 관련된 범죄를 은폐하거나 피해자의 개인 정보를 무단 조사하기까지 했다.
우버의 비도덕성은 다른 실리콘밸리 기업들까지 화나게 만들었다. 우버는 구글 알파벳 웨이모의 자율 주행(Self Driving) 기술을 훔쳤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당초 우버는 “우리 회사의 기술이 더 뛰어나니 훔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불리한 상황에 처하자 재빠르게 웨이모 출신의 임원을 해고하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우버는 앱스토어에서 자사 앱을 통해 무단으로 고객 정보를 빼돌려 애플도 화나게 만들었다. 뉴욕타임스는 “우버의 범죄 사실을 안 팀 쿡 애플 CEO가 2015년 초 직접 칼라닉 CEO에게 만약 계속 애플의 개인정보 규칙을 위반할 경우 앱스토어에서 우버 앱을 삭제해버리겠다고 경고했다”고 폭로했다.
우버는 불과 6개월 사이에 전도유망한 유니콘에서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악덕 기업으로 이미지가 전락했다. 우버의 가면 속에 감춰진 추악한 일면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칼라닉 CEO와 우버는 이득을 위해서는 많은 규칙과 규범을 무시하다가 들키면 슬쩍 되돌리는 수법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버는 논란이 터질 때 마다 ‘땜빵’ 조치만을 취하고 있다.
우버는 최근 문제 직원들을 해고하고 이미지 담당 CEO를 고용하며 이미지 재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러한 우버의 조치가 잘못된 기업문화의 개선으로 이어질지 세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mcadoo@osen.co.kr
[사진] 우버 반대 시위. 중간은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CEO.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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