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판독, 왜 & 얼마나 오래 걸리나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6.24 06: 15

 올 시즌 비디오판독은 시간이 얼마나 걸리고 있을까. 양상문 LG 감독은 현행 비디오판독에서 '5분 이상 오래 걸릴 경우에는 원심을 그대로 인정하자'는 제안을 했다.
KBO는 경기 진행 곳곳에서 스피드 업을 실천하고 있지만, 비디오판독에는 시간 제한이 없다. 어떨 때는 야구장에 모인 관중, 양팀 선수들이 7~8분 동안 멍하니 결과를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당연히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방해가 된다.
# 최장 시간은 9분...평균 1분 46초

KBO에 따르면, 올 시즌 지난 21일까지 341경기에서 350회의 비디오판독이 신청됐다. 평균 시간은 1분 46초라고 한다. 2016시즌 평균 시간 1분 56초보다는 10초 가량 단축했다.
짧게는 1분도 안 걸리는 경우도 있지만 5분 이상 오래 고심한 사례도 제법 있다. 올 시즌 비디오판독 최장 시간 TOP 5는 모두 5분 이상 걸렸고 12번이 있었다. 최장 시간은 9분, 2~4위는 8~6분이었다. 5분 걸릴 경우는 모두 8차례나 됐다.  
올 시즌 최장 9분은 5월 3일 고척 KIA-넥센전에서 3회초 KIA 3루주자 김호령의 홈 태그아웃을 두고 최초 판정 아웃이 비디오판독 후 세이프로 번복된 사례였다. 5분 이상 걸린 비디오판독에서 번복된 사례는 12회 중 5차례, 번복률은 41.6%였다. 
비디오 판독으로도 5~6분씩이나 걸린다면 그것은 누가 봐도 판단하기 쉽지 않는 초접전 상황이라는 의미다. 그럴 경우에는 '현장 심판의 원심을 그대로 인정하자'는 것이 양상문 감독의 제안이다. 현재는 규정 28조에 '비디오 판독에 따른 판독이 불가능할 경우 원심을 유지한다'고만 있다.
# 왜 비디오판독이 오래 걸릴까
올해부터 KBO는 비디오 판독센터를 마련했다. KBO는 비디오판독 신청의 40% 이상 비율을 차지하는 1루, 25%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는 2루에 각각 자체 카메라를 2대와 1대를 설치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했다. 비디오 판독센터에서는 기존 방송중계 카메라 7대와 KBO 자체 카메라 3대까지 총 10대를 동시에 체크한 뒤 가장 좋은 각도에서 찍은 화면으로 판독한다. 비디오판독 센터에서 KBO 심판위원장을 지낸 김호인 판독위원과 KBO 심판 2명 등 3명이 모니터를 보고 결정한다.
하지만 10대의 카메라를 갖고도 가끔 5~6분까지 오래 걸리는 이유는 뭘까. 이유가 있다. KBO의 비디오판독 시간을 짧게 줄이기 위해서는 방송사의 협조가 필요하다. 방송사는 느린 화면 정도만 비디오판독 센터에 제공한다. 비디오판독 결과가 나온 뒤에 방송사에서 보여주는 돋보기 화면이나 초슬로우모션 화면, 4D 카메라에 의한 초정밀 화면은 비디오판독 센터에 제공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비디오판독에 따른 최종 판정이 내려진 이후 방송사의 '고급진' 느린 화면을 본 시청자들은 "10초면 알 수 있는 것을 왜 2~3분씩 걸리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KBO로서는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점차 예산을 들여 더 빠르고 정확한 판독이 가능하게끔 카메라와 판독 장비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 비디오판독 얼마나 많이 신청하나
KBO는 2014시즌 후반기부터 심판 합의판정으로 비디오 판독이 확대 개편됐다. 합의판정 대상은 ▲홈런/파울에 대한 판정 ▲외야 타구의 페어/파울 ▲포스/태그 플레이에서의 아웃/세이프 ▲야수의 포구(파울팁 포함) ▲몸에 맞는 공 등 총 5가지로 확대됐다. TV 중계화면을 활용해 홈런/파울을 제외한 항목에 대해 심판의 최초 판정이 번복될 경우 추가로 팀에 한 차례 더 요청 기회를 부여했다.
2016시즌부터 ▲타자의 파울/헛스윙(타석에서 타구가 타자의 몸에 맞는 경우 포함) ▲홈플레이트에서 충돌 상황도 확대됐다. 기회도 '판정 번복 여부와는 상관없이 팀당 2차례'로 변경했다.
2014시즌 217경기에서 심판합의판정은 115회, 경기당 0.53번이었다. 판정 번복은 47회로 번복률은 40.9%였다. 2015시즌은 720경기에서 423회, 경기당 0.59번이었다. 166회가 판정 번복되며 번복률은 39.2%였다.
신청 기회가 늘어난 2016시즌에는 720경기에서 719회, 거의 1경기에 1번으로 많아졌다. 238회 판정 번복으로 번복률은 33.1%였다. 올해는 21일까지 341경기에서 350회, 경기당 1.03회다. 107회 번복으로 번복률은 30.6%로 낮아졌다.
비디오판독으로 인해 평균 2분 가량 경기 시간이 늘어난다. 올해 KBO리그 평균 경기시간은 23일까지 3시간 19분이다. 지난해(3시간 25분)보다 줄었고, 2012시즌(3시간 11분) 이후 가장 빠른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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