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이 말하는 선발진 시너지, 그리고 해피엔딩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6.24 06: 17

KIA 타이거즈 토종 에이스 양현종(29)은 시즌 초반 7연승 질주에서 장기간 부진, 그리고 최근의 반등까지. 팀의 환희와 좌절을 모두 느끼며 함께하고 있다.
양현종은 지난 5월14일 인천 SK전부터 6월9일 광주 넥센전까지 등판한 5경기에서 팀이 모두 패했다. 본인의 투구 내용은 말할 것도 없었다. 이 기간 양현종은 3패를 당했고 평균자책점은 8.58에 이르렀다.
양현종은 “제가 부진했던 5경기 동안 모두 팀이 패하면서 기분이 많이 좋지 않았다. 제가 못 던지더라도 팀이 승리하기 위해 최소 실점만 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팀에 미안한 것이 컸다”고 부진했던 당시를 되돌아봤다.

그러나 지난 15일 사직 롯데전 7이닝 1실점 역투로 반등의 계기를 찾은 데 이어서, 22일 광주 두산전에서도 다시 한 번 7이닝 3실점(2자책점) 역투를 통해서 승리 투수가 됐다. 2연승으로 반등세로 돌아섰다. 본인도 힘들었지만 주위의 가족과 지인들도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양현종에게 용기를 북돋워준 것도 이들이었다.
그는 “부진했던 기간 동안 가족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그리고 주위에서 응원도 많이 해줬고, 특히 청소년대표 시절 함께했던 친구들 중 지금은 야구를 관둔 친구들이 있는데 팬의 입장에서 좋은 얘기들을 많이 해준 것이 도움이 됐고 의지가 많이 됐다. 나도 많이 힘들었지만 이들이 힘이 됐기 때문에 부진을 그나마 빨리 탈출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본인 역시 부진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는 “아프지 않기 때문에 쉐도우 피칭을 하면서 감각을 많이 찾았다. 또 좋았을 때와 부진했을 때의 데이터와 영상들도 많이 찾아봤다. 차이가 있었다”면서 “그 차이가 머리 쪽의 밸런스였다. 투구시 머리가 한 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밸런스를 생각하고 연습했던 것이 많은 부분을 느낄 수 있게 해준 것 같다”꼬 덧붙였다.
양현종에게 토종 에이스라는 단어는 언제나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수식어다. 부담감도 따라올 수밖에 없는 지위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부담보다는 팀을 함께 이끌어가는 선발진과의 시너지를 생각했다. “부담감은 전혀 없다”는 것이 그의 말. 양현종은 “헥터가 너무 잘해주고 있고, 지금 (임)기영이가 지금은 쉬고 있지만 똑똑한 친구다. 좋은 점을 배울만한 후배다”며 주위를 추켜세웠다.
이어 “잘 던지는 선발 투수들이 앞에서나 뒤에서 많이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부담은 전혀 없다”며 “지금 타자들도 워낙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선발 투수들이 빠리 마운드 위에 올라가서 던지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나도 던지면서 이기는 시합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 싶기 때문에 더 잘 던지려고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운드 위에서 던지고 싶은 욕구가 선발진의 시너지를 만든 것.
양현종은 현재 9승을 수확했다. 헥터(11승)에 이어 SK 메릴 켈리와 함께 다승 공동 2위. 다승왕 레이스에 참가한 상황. 그러나 우선 그는 다승왕에 대한 욕심을 버렸다. 그는 “아직 다승왕 경쟁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빠른 것 같다. 팀이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는 팀의 ‘해피엔딩’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그가 생각하는 ‘해피엔딩’은 우승도 있지만, 팀 구성원들과 함께 시상식 자리에 오르는 것. 그는 “타이틀이 우리 팀에서 많이 나오면 좋겠다. 다승(헥터)도 그렇고 평균자책점(임기영), 그리고 타율(김선빈)도 마찬가지다. 예전에 시상식에 갔을 때 우리 팀 선수들이 자리에 많이 참석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정말 모든 선수들이 잘해서 시상식에 많이 참석했으면 좋겠다. 그렇기에 올해는 개개인이 잘해서 성적이 나오는 것 같고, 올해는 그런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꿈을 자신 있게 말했다.
양현종이 말하는 선발진의 시너지 효과가 발휘된다면, 시즌 후 양현종이 꿈꾸는 장면들도 현실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양현종은 더더욱 팀을 위해, 자만하지 않고 담금질을 이어가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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