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소설의 영화화, 마르지 않는 샘물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6.26 08: 48

 소설의 영화화가 읽을거리를 단순히 볼거리로 전환시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가 소설을 충실하게 각색한다고 해도 각색은 근본적으로 창작인 것이며, 시나리오 작업은 언어적 감각에만 제한돼 있는 원작소설을 주관적으로 해석해 알기 쉽게 영상화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창작 활동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설을 영화로 각색한다는 것은 단순한 시각적인 재현에만 만족할 수 없다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소설을 영화적인 언어로 재창조해야 한다는 원칙과 당위성이 얼마만큼 작품성을 충족시켜주느냐에 따라 각색의 성패 여부가 달려 있다.
치매에 걸린 연쇄 살인자라는 독특한 소재로 출간 당시에도 화재가 됐던 김영하 작가의 원작소설 ‘살인자 기억법’이 책으로도 높은 인기를 모은데 이어 원신연 감독에 의해 영화 ‘살인자 기억법’으로 탄생했다.

배우 설경구와 김남길, AOA멤버 설현이 각각 병수, 태주, 은희 역을 맡아 연기 호흡을 펼쳤다. 원작을 기반으로 했지만 소설과는 다른 색다른 재미를 예고해 독자들은 물론 영화 팬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개봉은 미정이다.
5개월 간의 촬영을 마친 ‘남한산성’도 올 하반기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소설과 마찬가지로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을 일으킨 청의 공격을 피해 임금과 조정이 남한산성으로 숨어들어 고립무원의 상황 속에서 벌어진 47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간 이래 7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김훈 작가의 책을 원작으로 했으며 그동안 영화 ‘수상한 그녀’ ‘도가니’ 등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이 연출을 맡아 영화에 대한 기대가 높다. 영화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병헌, 김윤석, 고수, 박해일 등 모든 배우들이 맡은 캐릭터가 모두 생동감 있게 살아나 시너지 효과를 냈다.
김훈 작가의 베스트셀러 원작을 기반으로 한 ‘남한산성’이 연출력을 인정 받은 황동혁 감독과 믿고 보는 연기파 배우들의 만남으로 기대감을 끌어올린 가운데, 후반 작업을 거쳐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께 관객을 찾아갈 계획이다.
출간하자마자 이슈를 모았던 베스트셀러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도 ‘광해, 왕이 된 남자’를연출했던 추창민 감독에 의해 영화화 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독자들은 물론, 영화 팬들의 큰 관심이 이어졌다. 여기에 장동건, 류승룡, 송새벽, 고경표 등 유명 배우들이 캐스팅되면서 관객들의 기대는 더욱 높아졌다.
이 소설은 한 남자가 딸의 복수를 꿈꾸고 한 남자는 아들의 목숨을 지키려 한다는 내용의 이야기를 담는다. 질서정연한 내러티브, 현실감 있는 묘사, 애틋한 정서까지. 다양한 종류의 감정들이 잘 녹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는 원작의 줄거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1년 개봉한 영화 ‘도가니’는 공지영 작가의 소설 ‘도가니’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청각장애인 학생들을 교장과 교직원들이 지속적으로 성폭행했지만, 솜방망이 처벌로 판결이 완료된 2005년 광주 인화학교 사건을 소재로 했다. 주요 인물의 이름이나 디테일한 부분은 허구로 재탄생했지만 해당 사건을 알리고 대중에 알리고 여론을 들끓게 하는데 충분히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가 하면 문학동네 소설상과 황산벌 청년문학상을 수상한 조남주 작가의 인기소설 ‘82년생 김지영’도 2018년 개봉할 예정이다. 2016년 민음사가 출간한 신간도서 판매 1위, 온오프라인 서점 소설 1위, 15주 연속 베스트셀러 TOP10, 출간 7개월 만에 10만부 판매를 돌파하며 침체된 출판 시장에 활력을 안겼고 영화화될 수 있는 대중적 기반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엄마, 남편의 첫사랑으로 빙의된 증상을 보이는 평범한 30대 여성 김지영씨와 그 가족들의 삶을 그린다. 영화화돼 개봉한다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30~40대 여성들에게 높은 공감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purplish@osen.co.kr
[사진] 각 영화 포스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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