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1차 지명, 왜 양창섭을 외면했을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6.26 16: 32

황금사자기를 2년 연속 우승으로 이끈 덕수고 투수 양창섭(18)이 서울 연고 3개팀의 1차 지명에서 선택을 받지 못했다. 오는 8월 열리는 2차 드래프트 시장으로 나온다. 
넥센은 안우진(휘문고), 두산은 곽빈(배명고), LG는 김영준(선린인터넷고)를 1차 지명 선수로 선택했다. 양창섭을 선택한 구단은 없었다. 
양창섭은 지난해와 올해 황금사자기를 2년 연속 우승으로 이끌며 MVP도 2연패했다. 성적만을 놓고 보면 현재 고교 3학년 투수 중에서 최고다. 올 시즌 8경기에 출전해 36⅓이닝을 던지며 6승무패 평균자책점 1.00을 기록 중이다.

최고 147km의 빠른 직구를 던지며, 주무기 슬라이더의 위력이 좋다. 제구력도 괜찮은 편으로 프로에 입단하면 중간 계투로 즉시전력감으로 기대된다. 양창섭은 이미 2학년 때 황금사자기 우승을 한 뒤 "슬라이더를 두 종류로 던진다. 빠른 것과 카운트를 잡기 위한 약간 느린 슬라이더가 잘 들어갔다"고 말했다.
1차 지명이 무난할 것으로 봤지만, 서울 지역 3순위 지명권을 가진 LG도 양창섭을 건너 뛰었다. 일찌감치 넥센이 안우진, 두산이 곽빈을 점찍으며 LG가 양창섭을 선택하느냐에 관심이었다. 지명 날짜를 앞두고 낙점이 미뤄졌고, 결국 LG는 양창섭이 아닌 김영준을 선택했다. 
LG는 양창섭의 체격 조건, 투구 이닝, 성장 가능성 등을 놓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창섭은 182cm, 85kg의 체격이다. 유례없이 좋은 재목들이 많이 쏟아진 올해 다른 투수들보다는 체격이 조금 적다. 그런데 LG가 1년 전 2017신인 1차 지명으로 꼽은 고우석은 고교 3학년 때 키가 178cm로 더 작았다. 지금 LG 구단 프로필에는 182cm로 나온다. 양창섭의 키와 같다. 
2학년 때부터 에이스 노릇을 한터라 투구 이닝이 많은 편이다. 덕수고는 지난해 황금사자기, 청룡기 우승을 했고, 올해도 황금사자기를 차지했다. 전국 대회 우승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던졌다는 얘기다. 양창섭은 2학년 때 20경기에서 74⅓이닝이나 던졌다. 어깨 부담, 프로 입단 후 수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양창섭은 황금사자기 우승 이후 후반기 주말리그에선 투수로 등판하지 않고 휴식, 7월초 열리는 청룡기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기록과 구위를 보면 양창섭은 투수로서의 완성도는 좋다. 고교 레벨에서는. 투수에게 볼 스피드가 전부는 아니겠지만, 양창섭의 직구 최고 구속은 150km를 던지는 다른 1차 지명 투수들보다는 3~4km 적은 편이다. 프로에 입단해 발전 가능성을 다른 투수에 비해 적은 점수를 받았다. 송구홍 LG 단장은 "김영준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했다"고 말이 시사하는 바가 있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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