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②] 안준영 PD “보아, 101명 이름 기억하는 진정한 국프”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7.06.26 16: 15

‘남자들이 우글우글한 프로그램을 누가 보겠나’, ‘시즌1의 화제성에 편승하려는 아류’라는 등의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가 첫 방송을 하기 전까지.
그런데 이번 시즌2는 시즌1이 기록한 수치들을 깨부수며 형만 한 아우 없다는 옛말을 보란 듯이 비웃었다. 지금껏 방송사에 이만큼 뜨거웠던 프로그램이 있었나 싶을 정도의 파괴력을 보여준 바다.
다양한 논란이 쉴 틈도 없이 이어지기는 했지만, 이는 뜨거운 관심의 반대급부이기도 했다. 숫자로 명확하게 드러나는 투표수, 영상 조회수, 시청률은 물론 음원차트에서도 압도적인 호성적을 보여줬다는 점, 그리고 출연 연습생들이 이미 웬만한 아이돌 팬덤 이상의 화력을 갖춘 팬들을 보유하게 됐다는 점에서 이번 시즌은 확실히 성공적이다.

국민 프로듀서들의 투표에 따라 데뷔가 결정되는 이 방송은 ‘투표수’로 그 관심도를 측정해볼 수 있는데, 제작진에 따르면 ‘프로듀스 101 시즌2’의 첫 방송 당일 투표수는 전(前) 시즌 대비 3배 증가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시청자들이 국민 프로듀서가 되어 연습생들 중 데뷔 멤버를 발탁하는 독특한 프로그램 콘셉트와 재미요소가 시즌2에도 주효했다는 평.
방송이 진행되고 출연자들의 매력이 풍성하게 살아나면서 연습생들의 팬덤이 급증한 모양새다. 국민프로듀서가 된 팬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연습생을 데뷔시키기 위해 단합하고 치열하게 맞붙기도 하면서 화제성을 높이고, 관심도를 끌어 올린 바다. 업계 관계자들은 출연 연습생들의 팬덤 규모와 화력이 이미 활동 중인 웬만한 그룹들을 압도한다는 평을 내놓기도 한다.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탄생한 보이 그룹 워너원은 벌써부터 업계의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으며, 프로그램에서 탈락한 연습생들 역시 못지않은 화제성을 보여주고 있는 바다.
프로그램이 종영한 이후 메인 연출을 맡은 안준영 PD와 만났다. 그간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안 PD는 OSEN과 CJ E&M 문화창조융합센터에서 만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있었던 일들, 그 이후의 이야기, 그간 불거졌던 논란들에 대해 털어놨다. 어느 누구보다 101명의 연습생을 아끼는 진심이 뚝뚝 묻어났다.
- 보아는 국민 프로듀서 대표의 역할을 잘 해주었나요?
“저는 사실 보아 씨가 예능감이 있는 거 같았어요. 워낙 그전에 카리스마 있는 모습만 보여줬기 때문일 수도 있는데요, 진행도 진행이지만 인간적인 모습을 많이 봤어요. 누구보다 아이들에게 정이 많이 들었고, 누구보다 모니터도 열심히 해주셨어요.”
“보아 씨가 저에게 핀잔(?) 줬던 게, 아이들과 가까이 지내는 모습이 방송에 많이 안 보여진 부분이에요. 아무래도 대표이고 카리스마 있는 자리이기도 하고, 20년 선배이기도 하기 때문에 위엄 있게 보여주기 위해 방송에서는 농담 섞인 이야기는 뺀 부분들이 있거든요.”
“사실 스태프들도 101명의 이름 기억하는 게 쉽지 않은데, 보아 씨는 101명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어요. 그런 것을 보면서 어떻게 보면 보아 씨가 이 친구들을 보면서 자신의 연습생시절을 떠올렸을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워낙 매력적인 분이라 함께 다른 리얼리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 러브콜 보내시는 건가요?
“네. 하하”
“방송을 떠나서 카메라가 있건 없건 가요계 선배로서 연습생들에게 ‘데뷔하면 더 힘들다. 독하게 버텨야 한다’ 등의 조언을 아끼지 않더라고요.”
- 트레이너들도 제몫을 해줬다고 생각하나요?
“가희 샘은 두 번째 하는 거라 남자와 여자의 성향을 빠르게 파악하셨던 거 같아요. 거기에 대해서 도움을 많이 주신 부분이 있어요. 남자애들은 좀 더 하드하게 시켜야 한다든지, 그래야 애들이 더 빨리 늘고 잘 따라온다는 이야기 등이에요. 진심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이야기 많이 해주셨어요.”
“석훈 샘은 이런 방송 잘 안 하는 분이고, 처음에 잘 못 할 거 같다고 했었어요. 근데 ‘방송을 하는 것이 아니고 아이들에게 진짜 도움이 될 수 있는 분들을 모시고 싶었다’고 말씀드렸고 마음껏 해주셨어요. 무서운 동네형 같았다. 따뜻한 면도 있어요. 혼낼 때는 무섭고.”
“권샘은 호랑이 선생님이었죠. 애들이 무서워하고. 언제 한 번 저한테 ‘PD님 제가 프로그램에서 두 번째로 욕을 많이 먹는다’고 고 하더라고요. 첫 번째는 저라고. 많이 위로해주었어요.하하. 관심에 힘들어 하시긴 하더라고요. 근데 그만큼 애정이 있으니까 더 혹독하게 아이들을 가르친 거죠. 마지막 안무 때도 애들이랑 밤새면서 안무 짜고 그러는 모습을 보고 뭉클하기도 했어요.”
“신 샘도 착해보이시는데 촌철살인으로 애들 맘에 와 닿는 이야기 많이 해주셨고, 던밀스 샘도 랩 포지션이 많이 주목 못 받는 것이 사실인데 하나하나 세심하게 신경 써 주시고, 카메라 뒤에서 오히려 더 많이 알려주셨어요. 치타 샘은 센 언니처럼 알려주면서도 되게 많이 뒤에서 신경 많이 쓰고, 응원하고 그러시더라고요. 그 모습이 러블리해 보였어요.”
“인복이 많은지, 모두 다 열심히 잘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joonamana@osen.co.kr
[사진] Mne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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