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옥자②] ‘옥자’ 멀티플렉스 개봉無, 이득일까 손해일까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6.28 15: 01

영화 ‘설국열차’ 이후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내일(2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지난 12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일부 공개된 이후 드디어 관객들과 온전히 만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이른바 '국내 3대 멀티플렉스'에서는 개봉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옥자’는 서울 대한극장, 서울극장을 비롯해 인천 애관극장, 대구 만경관, 전주 시네마, 부산 영화의 전당 등 전국의 개인 100여 개 상영관에서만 개봉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 앞서 넷플릭스 측이 이달 29일 전국의 모든 극장들과 한 날 한 시에 개봉하겠다고 밝혔지만 3대 극장 측이 넷플릭스가 극장 동시 개봉 입장을 거두기 전에는 ‘옥자’를 상영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세워 결국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이다.
넷플릭스는 190여개 국가에서 시행 중인 미국의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업체이다. 제작사 플랜B엔터테인먼트와 루이스 픽처스, 케이트 스트리트 픽처 컴퍼니는 넷플릭스와 손잡고 봉 감독의 작품을 완성하는 것에 힘을 보탰다.

일각에서는 ‘3대 극장’ 대 ‘넷플릭스’의 다툼이 아닌, 플랫폼 변화에 따라 우리가 겪어야 하는 새로운 문제라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옥자’의 개봉을 향한 논란을 플랫폼의 일대 변화로 봐야할지 아니면 자본으로 중무장한 외국계 회사의 콘텐츠 독과점으로 봐야할지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멀티플렉스 측은 ‘옥자’를 상영하지 않는다고 해도 관객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멀티플렉스 측 한 관계자는 OSEN에 “넷플릭스가 국내 가입자 확대를 위해 ‘옥자’를 이용하면서 관객의 선택권을 내세워 극장을 압박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한국영화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서는 그동안 지켜온 관행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문제에 대해 문화평론가 하재근은 OSEN에 “일단 멀티플렉스 측에서 ‘옥자’의 개봉을 결정하지 않은 것이 크게 봤을 때는 손해가 아니라고 본다. 여름 성수기에 대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이른바 ‘장사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는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하 평론가는 “무엇보다 스트리밍 업체와의 세력 다툼에 밀린다면 앞으로도 (넷플릭스의 작품 등을)의례히 개봉하는 수순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선례를 남기지 말아야겠다고 결정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옥자’가 관객들이 쉽게 갈 수 있는 멀티플렉스에서 개봉하지 않아 집에서 먼 극장까지 가야하지만 넷플릭스의 입장에서만 볼 때는 일련의 논란으로 영화는 물론 자사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판단이다. “당장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넷플릭스에 가입할지는 예상할 수 없지만 인지도가 상승했기 때문에 가입자가 늘긴 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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