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청소년의 특별했던 야구장 나들이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06.29 05: 50

"와, 선수들이 인사를 해줬어." 평소 TV에서나 볼 수 있었던 야구 선수들을 바로 앞에서 직접 본 아이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두산은 28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바로 탈북청소년 아이들에게 야구장 곳곳을 안내하는 시간이다.
경기 개시를 약 1시간 정도 앞둔 가운데, 잠실구장 중앙문에는 파란색 옷을 입은 아이들이 모였다. 두산의 사회공헌활동 '두잇포유'에 선정된 아이들이었다. 두산은 지난 2015년부터 소외된 계층을 위해 팬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이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서울 삼정학교의 학생들. 삼정학교는 현재 탈북자 학생들이 교육을 받는 곳으로 이들 중에는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거나, 부모님과 헤어져 지내는 아이들도 있었다.
어려운 사정만큼 문화체험의 기회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적었다. 두산에 이 아이들에게 야구장 관람을 시켜주고 싶다는 사연이 들어왔고, 두산은 18명의 학생을 초청했다.
중앙문에서 두산 마스코트 '철웅이'와 함께 치어리더, 장내 아나운서와 인사를 한 아이들은 장내 아나운서의 안내에 따라 경기장 구석구석을 구경했다.
가장 먼저 본 곳은 그라운드. 탁 트인 그라운드가 눈앞에 펼쳐지자 아이들은 "우와"라는 감탄과 함께 곳곳에서 "정말 넓다", "멋지다" 등 각자의 표현으로 소감을 말했다. 이어서 기자실, 방송실, 더그아웃, 라커룸 등 관계자 외에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곳을 돌아보며 야구장 곳곳에 숨겨진 '비밀장소(?)'를 눈에 담았다. 또 실내 연습장에서는 직접 공을 던지는 체험을 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경기가 시작되고 아이들은 목소리를 높여 응원을 시작했다. 아이들은 하얀 응원 막대를 손에 들고, 선수들의 응원가에 박수를 치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이날 투어에 참가한 아이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이날 야구 방문이 두 번째라고 소개한 한 아이는 "지난번에는 멀리서 지켜봤는데, 오늘은 야구장 곳곳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선수들이 사진 찍는다는 곳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잘나왔으면 좋겠다"고 웃어보였다. 또 "야구장이 한 눈에 보이는 방송실이 정말 좋았다"라며 눈을 빛낸 아이도 있었다.
선수들과의 추억도 생겼다. 이날 라커룸에 있던 오재원, 유희관 등은 아이들에게 밝게 웃으며 "반갑다"는 인사를 건넸다. 아이들은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보고, 또 직접 인사를 해줘서 정말 좋았다"라고 여운이 채 가시지 않는 듯 상기된 표정으로 자랑했다. 
인솔교사 채경희 씨는 "그동안 아이들이 야구를 접하거나, 야구장에 올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야구라는 종목을 알게 된 친구도 있다. 다들 좋은 경험을 했다"라며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심리 치료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올 시즌 두번째 '두잇포유'다. 지난 5월 17일에는 뇌성마비 보디빌더 김민규 씨를 시구자로 초청했다. 당시 시구를 도와준 유희관은 사비를 털어 휠체어를 선물하기도 했다. 두산은 올 시즌 2~3차례 더 '두잇포유'로 팬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선사할 예정이다. / bellstop@osen.co.kr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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