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홈런' 황재균, 코리안 ML 최초 위업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6.29 07: 50

누구보다 빨랐고 남들과는 달랐다.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이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홈런을 쏘아올렸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최초의 대업이다.
황재균은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파크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전에 5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장,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샌프란시스코는 황재균의 결승포에 힘입어 콜로라도를 5-3으로 눌렀다.
2회 첫 타석을 빗맞은 3루 땅볼로 마친 황재균은 0-2로 뒤진 4회 1사 1·3루서 두 번째 타석을 맞았다. 황재균은 볼카운트 2B-1S에서 상대 선발 카일 프리랜드의 4구 속구(88마일)를 받아쳐 투수 강습 타구를 만들었다. 프리랜드가 뒤늦게 볼을 찾아 1루로 뿌렸고 황재균은 아웃됐다. 그 사이 3루주자 오스틴 슬래터가 홈을 밟았다. 황재균의 데뷔 첫 타점이었다.

황재균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황재균은 3-3으로 맞선 6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볼카운트 2B로 유리한 상황에서 프리랜드의 3구 속구(90마일)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만큼 큰 타구였다.
황재균은 8회 네 번째 타석에서 콜로라도 네 번째 투수 조단 라일즈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루킹삼진으로 물러났다. 현지 중계진도 볼 판정에 의구심을 품을 만큼 애매한 위치였다. 황재균의 데뷔전 마지막 타석이었다.
짜릿한 반전이었다. 연이은 콜업 실패로 옵트아웃 선언까지 준비했던 황재균은 힘겹게 잡은 콜업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데뷔전부터 장타력을 뽐내는 아치를 그리며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데뷔전 홈런은 황재균의 '선배 메이저리거' 누구도 해내지 못한 위업이다. 한국인 메이저리그 1호 홈런은 투수 박찬호가 때려냈다. 박찬호는 데뷔 7시즌 만에 '손맛'을 봤다. 그 다음은 최희섭이었다. 최희섭은 빅 리그 4시즌 통산 40홈런 120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첫 홈런은 데뷔 첫 해인 2002년, 다섯 번째 경기에서 나왔다. 최희섭은 9월 9일 세인트루이스전서 제이슨 사이먼타치를 상대로 솔로포를 때려냈다. 7타석만의 홈런포였다.
세 번째 홈런은 추신수가 때려냈다. 추신수는 데뷔 2년차인 2006년 7월 29일 시애틀전서 펠릭스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개인 통산 15경기만의 기록이었다. 네 번째는 강정호의 몫이었다. 강정호는 2015년 5월 4일 세인트루이스전서 트레버 로젠탈에게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역시 데뷔 15경기만의 아치였다.
2016년에는 박병호와 이대호, 김현수가 모두 홈런을 때려냈다. 박병호는 데뷔 후 세 번째 경기인 4월 9일 캔자스시티전서 호아킴 소리아 상대로 솔로포를 작렬했다. 이대호 역시 4월 9일, 개인 통산 세 번째 경기인 오클랜드전서 에릭 서캠프 상대로 솔로포를 때려냈다. 김현수는 5월 20일 클리블랜드전서 제프 맨쉽 상대로 솔로 아치를 그렸다. 17경기 만에 맛본 홈런이었다.
홈런을 제외한 데뷔전 성적 자체만 봐도 빼어나다. 박병호(3타수 1안타), 김현수(3타수 2안타)가 안타를 때려냈지만 최희섭과 추신수, 강정호는 무안타였다. 리그 적응을 감안하면 이 편이 더 현실적이다.
물론 이제 시작일뿐이다. 황재균은 한동안 치열한 주전 경쟁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첫 단추를 제대로 꿴 것만은 분명하다. 메이저리그를 누볐던 한국인 타자 누구도 해내지 못한 대기록을 해낸 황재균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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