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노트 FE를 선택한 이유는? 가격&통신비 개혁 부진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7.16 08: 39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갤럭시 노트 FE(Fan Edition)의 흥행 돌풍. 바탕에는 복합적인 요소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노트 FE(Fan Edition)이 소비자들 사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노트 FE를 향한 시장의 열광적인 반응에 삼성전자와 휴대폰 유통 업계 모두 깜짝 놀란 분위기였다.
노트 FE는 지난 7일 출시되자마자 일부 온라인몰에서 일시적인 품절 사태가 벌어졌다. 특정 색상이 빠르게 팔려나가면서 품귀현상을 빚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다른 플래그쉽 스마트폰을 제치고 불티나게 팔린 것이다.

당초 노트 FE는 부품 재활용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발화 이슈로 해결하지 못한 노트7의 부품 처리 방법으로 나온 폰이었다. 부품의 전량 폐기 가능성도 나왔지만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 등 재활용을 외치며 폐기처분을 반대했다. 결국 삼성전자는 노트7의 부품을 활용하여 설계서 문제점을 제거한 노트 FE를 만들었다. 어쩔 수 없었던 삼성전자의 선택은 의외의 흥행 돌풍으로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노트 FE 흥행 요인 중 하나로 노트7의 인기를 골랐다. 노트7은 출시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단종된 비운의 폰이다. 노트 7은 배터리 발화 이슈 때문에 두 차례나 리콜 사태를 빚었다. 이때 삼성전자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노트7 사용자들에게 강제로 기기를 교환 또는 환불하도록 했다.
발화 이슈가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노트7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중 ‘가장 약점이 적은 폰’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실제로 다음 세대 플래그쉽 스마트폰들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결국 소비자들은 노트 FE를 발화 이슈를 제거한 노트7로 받아들인 것이다.
한 휴대폰 유통업계 관계자는 “노트 FE 흥행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큰 사건(배터리 발화 이슈)이 있었지만 소비자들이 삼성전자의 이름값을 믿는 것 같다”며 “노트7 배터리 발화 이슈는 노트 FE 흥행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싼 노트 FE의 가격도 흥행에 큰 원인 중 하나이다. 삼성전자는 노트 FE 출시 전 출고가를 50만원 이하로 잡았다. 그러나 출시가 임박하면서 가격 기준이 높아졌다.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결국 69만 9600원에 나왔다. 리퍼폰으로 따지면 비싼 출고가지만, 소비자들은 다른 플래그쉽 스마트폰과 비교해서 저렴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미 비싼 스마트폰 가격은 다음 세대 플래그쉽부터는 더욱 비싸질 전망이다. 휴대폰 시장을 양분한 아이폰과 갤럭시 노트의 신제품은 모두 1000달러에서 1200달러 정도로 출시된다는 루머가 돌고 있다. 다음 세대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노트 FE가 저가로 보이는 착시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
다른 휴대폰 유통업계 관계자는 노트 FE 흥행의 배경에는 국내 통신 시장 상황이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통신비 절감 개혁이 소비자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며 “당초 기대와는 달리 기본료 폐지나 단말기 완전 자급제 등이 무산될 것처럼 보이자 소비자들이 기다리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노트 FE 구매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노트 FE의 예상치 못한 성공은 소비자의 심리와 통신비 개혁의 부진 등 다양한 요소가 반영된 것이다. 노트 FE는 수량이 40만대로 한정된 상태다. 재고가 한정된 만큼 시장의 노트 FE 품귀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mcadoo@osen.co.kr
[사진] 삼성전자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