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223’ 이치로, MLB는 올해가 마지막?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7.19 06: 04

스즈키 이치로(44·마이애미)는 18일(한국시간)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3055안타를 기록 중이다. 하나만 더 치면 리키 핸더슨의 기록을 넘어 역대 22위가 된다.
21위 크레익 비지오(3060안타)까지도 얼마 남지 않았다. 조만간 경신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20위권에 진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위 데이브 윈필드의 기록은 3110안타. 아직 50개 이상이 남아있다. 백업 선수인 이치로의 출전 빈도와 타율을 고려하면 무리라는 계산이 나온다. 내년까지 뛴다면 ‘TOP 20’ 진입도 가능하겠지만, 문제는 내년에도 MLB에서 뛸 수 있느냐다.
이치로의 올해 기록은 특별하지 않다. 경력이라는 계급장을 다 떼면 평범한 외야 백업 수준이다. 그만도 못할 수 있다. 이치로는 18일까지 78경기에서 타율 2할2푼3리, 출루율 2할6푼9리에 머물고 있다. 112타수에서 25개의 안타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마이애미의 외야는 올스타 진용이다. 부상이 없는 이상 전성기에서 완전히 내려온 이치로가 이 틈바구니를 뚫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록과 맞물려 이제 관심은 이치로가 내년에도 MLB에서 뛸 수 있을지도 모인다. 이치로와 마이애미의 계약은 올해까지다. 2018년은 구단 옵션이다. 이 성적으로 구단의 옵션 행사를 이끌어내기는 무리다. 마이애미에서 이치로의 효력은 다해가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지역 언론인 ‘마이애미 헤럴드’의 바비 잭슨은 이치로가 내년에도 현역 생활을 원한다고 보도했다. 이치로는 힘이 닿는 데까지 현역을 이어가겠다고 몇 차례 밝혔다. 아직 일본 컴백은 고려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러나 잭슨은 “이치로가 내년에 마이애미로 돌아올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구단이 이치로의 손을 다시 잡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성적을 놓고 보면 분명 일리는 있다.
시선을 돌려보면, 이치로에게 메이저리그 계약을 줄 만한 팀은 많지 않아 보인다. 이치로는 올해 도루가 하나도 없다. 예전의 발을 기대하기는 무리다. 대타·대수비·대주자로서의 가치가 모두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만 45세의 노장 선수라면 젊은 선수 이상의 성적을 내야 한다. 같은 값이라면 대부분 젊은 선수 우선이다. 외야가 좋은 마이애미뿐만 아니라, 다른 팀에서도 올해 성적이라면 영입을 추진할 가능성이 떨어진다.
마이애미가 이치로를 영입한 것은 물론 그의 능력을 높이 사서다. 공격과 수비 모두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젊은 선수들의 교본이기도 했다. 실제 그랬다. 다만 로리아 구단주의 의지, 그리고 3000안타를 앞둔 이치로의 흥행 가치도 고려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 다른 구단주들이나 단장은 '현재의' 이치로는 그렇게 사랑하지 않는다. 흥행적 요소는 3000안타 달성과 함께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현실적으로 이치로가 MLB 경력을 이어가는 방법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뒤, 실력으로 살아남는 것이다. 그러나 숱한 사례에서 보듯 마이너리그 계약이라는 게 자리를 잡기 어렵다. 다만 속단은 이르다는 주장도 있다. 이치로는 6월 이후 타격감이 좋다. 6월 타율 2할7푼3리, 7월은 3할6푼4리다. 1할대에 머물던 타율도 2할대로 올라왔다. 아직은 기회가 있을지 모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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