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 안재욱 "애국자 역할 고집? 시기와 우연의 일치"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7.07.20 15: 14

"민족적인 캐릭터만 한다고요? 시기와 우연의 일치죠."
안재욱이 뮤지컬 '아리랑'을 통해 다시 한 번 독립운동가 송수익으로 변신한다. 앞서  80년대의 신군부의 집권을 그린 드라마 MBC '빛과 그림자'과 안중근으로 분했던 뮤지컬 '영웅', 한국의 정서를 고스란히 담은 '아리랑'으로 이어지는 그의 필모그래피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향하고 있다. 
"영웅이나 민족적인 캐릭터를 일부러 찾거나 선호하려는 의도는 없다. 시기와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 다만 '영웅'이나 '아리랑' 모두 마음가짐 자체가 더 뜨겁다. 이상하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더라."

지난 2015년 '아리랑' 초연 당시에도 함께 했던 안재욱은 이로써 2년 만에 다시 송수익이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오르게 됐다. 작품 자체의 완성도도, 배우들과의 호흡도 최고였다고 손꼽은 안재욱이 이번 작품에 대해 직접 소개했다. 
"배우들 자체가 마음가짐이 섬세해졌고 김은정 음악감독이 합류하면서 구성 측면에서 음악 편곡에 신경을 많이 썼다. 새로운 노래가 추가된다기보다 조금 더 세련되게 해서 배우들이 연기할 때 음악적 요소를 살릴 수 있도록 힘썼다. 드라마적인 구성이 좀 더 잘 짜여졌다. 초연 당시 1막 전개가 빠른 것 같다고 했었는데 대본이 크게 수정된 건 아니지만 짜임새가 탄탄해진 것 같다." 
지난 1995년 '베이비 베이비'를 통해 처음 뮤지컬계에 발을 들인 안재욱은 한류스타로 큰 인기를 얻은 후에도 꾸준히 무대에 오르며 공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최근에는 연극 제작에 흥미를 보일 정도. 
"연극 제작을 하고 싶다. 뮤지컬도 알아보기도 했는데 제작하시는 분들이 말리더라. 제작에 손대는 순간 모든 게 틀어진다고 '제작은 우리가 할 테니까 배우로서 열심히 연기만 해달라'고 그렇게 말렸다(웃음). 제작하고자하는 그 마음이 열정인 것 같다. 재밌는 무대를 만들어보고 싶은 열정과 욕심인데, 그걸 높이 사주는 것만으로도 인정 받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무대와 브라운관에서 장르를 가리지 않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안재욱이지만, 유독 스크린에서는 그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없었다. 영화는 지난 20089년 선보인 '트라이앵글'이 마지막이다. 
"영화 할 생각 많다. 근데 나를 안 쓰더라. 가끔 관계자들 만나도 영화 쪽에 관심 없는 줄 아는 분들도 있다. 좋은 기회 있으면 할 생각 있다. 일단 영화 쪽은 점점 공백이 길어지니까 좋은 시나리오가 안 들어온다. 드라마도 마찬가지지만, 현 시대 풍미하고 있는 배우들한테 우선적으로 좋은 대본이 가고 돌고 돌아 오는 시나리오는 좋은 게 올 수가 없다."
영화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은 안재욱은 해보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에 대해서도 넓은 스펙트럼을 제시했다. 벌써 데뷔한지 24년이 넘어가는 베테랑 배우지만, 연기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은 패기 넘치는 신인 때와 다를 바 없었다.
"드라마도 하고 뮤지컬도 하고 영화도 하는데 농담처럼 뭐 하나만 잘 했으면 하나만 했을 거다(웃음). 아직도 모르겠으니까 여기저기 걸쳐보고 있는 거다. 사실 시대극에 애착이 많이 간다. 사극까지도 도전해보면 좋겠고. 좀 더 다양한 캐릭터를 많이 해봤으면 좋겠다. 그게 배우로서의 꿈이기도 하고 해봤던 것보다도 내 자신이 더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것에 대해 좀 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악역도 기회가 되면 (할 생각있다)."
무엇보다 원조 한류스타로서 당대 최고의 인기와 유명세를 누린 스타지만, 세월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찾아온 변화를 받아들이고 수긍하는 안재욱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금까지는 주인공으로서의 삶을 누리고 살았다면, 이제 나이도 있으니까 캐릭터나 역할들에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인공은 이제 젊은 애들이 하겠지(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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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이블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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