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16번 DL' 한화 악재, 굿이라도 해야 하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7.22 06: 02

종목을 막론하고 모든 감독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바로 "부상 선수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관리를 잘한다고 해도 경기 도중 불의의 사고로 발생할 수 있는 게 부상이다. 올 시즌 내내 부상 악령이 끊이지 않고 있는 한화는 지독하게 운이 없다. 하지만 마냥 불운을 탓하기엔 부상자가 너무 많다. 
한화는 지난 21일 하주석이 허벅지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 빠졌다. 왼쪽 대퇴사두근 부분 손상으로 약 3~4주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설상가상 이날 잠실 두산전에선 1회 이용규가 첫 타석에서 자신의 파울 타구에 오른쪽 정강이뼈를 맞고서 교체됐다. 한화는 두산에 6-9로 패하며 4연패에 빠졌다. 
KBO리그에는 메이저리그처럼 부상자 명단(DL) 제도가 따로 없다.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 빠진 경우를 KBO리그식 DL이라고 볼 때 한화는 리그 최다 DL 팀이다. 올 시즌 무려 16번이나 선수들이 부상으로 엔트리 말소된 것이다. 투수와 야수 가라지 않고 13명의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열흘 이상 1군을 이탈했다.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는 반복된 팔꿈치 염증과 난투극 중 손가락 인대 파열로 3번이나 1군에서 빠졌고, 중심타자 이성열도 햄스트링 통증으로 두 번이나 1군에서 제외됐다. 특히 햄스트링 부상자가 유독 많았다. 이성열 외에도 김태균·송광민·최재훈·김원석·허도환이 햄스트링 통증으로 열흘 넘게 공백을 가졌다. 
햄스트링 통증은 갑작스런 부하가 허벅지 뒤쪽에 걸릴 때 나타난다. 김성근 전 감독은 시즌 전 스프링캠프에 스트레칭 시간을 대폭 늘리며 유연성 강화와 햄스트링 방지에 힘썼다. 그러나 30대 초중반 베테랑 선수들이 많은 한화에서 햄스트링 부상은 끊이지 않았다. 과도한 훈련량과 피로 누적으로 인한 영향이 지적됐지만 김성근 전 감독이 팀을 떠난 뒤에도 부상은 반복되고 있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한 부상도 있었다. 난투극을 벌이다 왼쪽 새끼손가락 인대가 파열된 비야누에바뿐만 아니라 이용규도 1루에서 넘어지는 과정에서 왼 손목이 골절됐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알렉시 오간도 역시 투구 중 갑자기 옆구리 통증을 호소한 결과 복사근 손상으로 나타나 한 달 넘게 결장 중이다. 
한화의 부상 숫자는 다른 팀들에 비해 월등히 많다. 부상으로 인한 엔트리 말소는 한화에 이어 삼성이 두 번째로 많은데 10번이다. 나머지 8개팀들은 모두 7번 이하. KIA·두산이 7번, NC·SK가 6번, LG·넥센·롯데·kt가 5번이다. 무려 16번의 부상으로 인한 1군 제외는 야구팀이라기보다 부상병동이나 종합병원에 더 가깝다. 
가뜩이나 선수층이 두껍지 못한 한화는 주전 선수들의 부상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올 시즌 내내 한 번도 베스트 전력으로 싸우지 못했고, 순위는 8위에서 요지부동이다. 마냥 불운만을 탓할 수 없다. 트레이닝파트부터 근본적인 부상 원인을 찾고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체계적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부상도 실력이다. 핑계거리가 될 수 없다. /waw@osen.co.kr
▲ 10개팀 부상 엔트리 말소 리스트
- 한화 16번 : 비야누에바(팔꿈치2·손가락) 오간도(복사근) 김태균(햄스트링) 로사리오(발목) 이용규(손목) 송광민(햄스트링) 하주석(허벅지) 이성열(햄스트링2) 최진행(옆구리) 최재훈(햄스트링) 김원석(햄스트링) 허도환(햄스트링) 송신영(무릎)
- 삼성 10번 : 레나도(가래톳) 페트릭(팔꿈치·옆구리) 김상수(허벅지) 이원석(햄스트링) 배영섭(허리) 우규민(팔) 백정현(허리) 장지훈(팔꿈치) 최지광(허리) 
- 기아 7번 : 이범호(햄스트링2) 김주찬(손목) 임기영(폐렴) 김진우(허벅지) 안치홍(옆구리) 심동섭(어깨)
- 두산 7번 : 보우덴(어깨) 김명신(안면) 양의지(손등) 민병헌(손가락) 허경민(등) 이현승(허리) 성영훈(허리)  
- NC 6번 : 맨쉽(팔꿈치) 스크럭스(복사근) 박석민(허리) 나성범(손목) 박민우(햄스트링) 손시헌(옆구리) 
- SK 6번 : 다이아몬드(어깨) 워스(어깨) 박희수(허리) 김강민(햄스트링) 이홍구(손가락) 조용호(하체) 
- LG 5번 : 히메네스(발목) 허프(햄스트링) 이천웅(발목) 이동현(옆구리) 차우찬(팔꿈치) 
- 넥센 5번 : 한현희(팔꿈치) 밴헤켄(어깨) 김세현(허벅지) 채태인(늑골) 임병욱(손가락) 
- 롯데 5번 : 전준우(옆구리) 번즈(옆구리) 문규현(손가락) 정훈(손가락) 송승준(햄스트링)  
- kt 5번 : 로치(팔꿈치2) 오정복(종아리) 박기혁(햄스트링) 배우열(옆구리) 
[사진] 이용규-하주석.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