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과 미안함' 박건우의 부상 투혼 이끈 원동력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07.22 06: 02

"팀에 보탬이 되고 싶었다."
박건우는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팀간 9차전에서 3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박건우는 몸상태는 100%가 아니었다. 지난 12일 잠실 넥센전에서 6회말 우중간 안타를 친 그는 1루를 밟는 과정에서 발목을 접질렸다.

큰 부상이 아니었던 만큼 13일 선발 출장한 그는 수비까지 소화했다. 그러나 괜찮을 것으로 생각한 발목은 멍이 들며 부어올랐다. 결국 전반기 71경기에서 타율 3할2푼7리 8홈런 39타점으로 활약한 박건우는 후반기 시작을 벤치에서 맞았다.
SK와의 후반기 3연전에서 모두 선발 라인업에 제외돼 대타와 대주자로 나섰던 그는 8일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모처럼 선발 출장한 박건우는 여전히 발목에는 통증이 조금 남아있었지만, 중심타자로서 제 몫을 완벽하게 했다. 
첫 타석에서 큼지막한 2루타를 날린 박건우는 0-2로 지고 있던 3회 2사에서 홈런을 날렸다. 2볼-1스트라이크로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안영명의 직구(142km/h)를 받아친 것이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박건우의 시즌 9호 홈런. 박건우의 홈런은 신호탄이 됐고, 김재환의 안타와 오재일의 홈런이 이어지면서 두산은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엎치락 뒤치락 하던 접전이 펼쳐진 가운데 두산은 7-6으로 앞선 6회 주자 1사 1,3루 찬스를 맞았다. 타석에 들어선 박건우는 우익수 방면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담장 바로 앞에서 잡혀 희생플라이가 됐지만, 잠실구장이 아니었다면 홈런으로 연결될 수도 있던 타구였다. 결국 두산은 이날 경기를 9-6으로 잡고 2연승을 달렸다.
경기를 마친 뒤 박건우는 "아직 100%의 몸 상태는 아니다. 뛸 때 조금 통증이 있다"고 말하며 "지고 있는 가운데 타석에 들어섰는데, 짧게 치려고 한 것이 오히려 홈런이 된 것 같다"고 이날 경기를 되짚었다.
비록 몸 상태는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박건우는 그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과 책임감을 느꼈다. 그는 "그동안 경기에 너무 나가지 못했다. 팀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너무 오랜 시간 빠지면 민폐일 것 같았다"라고 운을 뗐다.
무엇보다 3번타자에 대한 책임감을 들었다. 지난해 주로 1번타자로 나섰던 박건우는 올 시즌 3번타자로 경기에 나서기 시작했다. 박건우는 "감독님께서 올 시즌 3번타자로 기용해주시는데, 3번 타자에 맞는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중심타자로 믿고 써주시는데 너무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니까 죄송했다"라며 "어느정도 몸 상태가 되면 팀에 보탬이 되고 싶었다. 또 오늘 몸 상태가 다른 때 보다 괜찮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두산의 선발 투수 더스틴 니퍼트는 6이닝 6실점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타자들의 활약에 시즌 10승, 개인 통산 90승을 거뒀다. 니퍼트가 이날 작성한 90승은 다니엘 리오스(두산)가 기록했던 외국인투수 최다승 타이 기록이다.
박건우는 "니퍼트 형이 항상 잘 던져준 덕분에 그동안 1~2점만 내도 이겨왔다. 그런데 오늘은 타격으로 승리를 거둘 수 있게 도울 수 있어서 기쁘다"고 웃어보였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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