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악순환, 투수 문제인가 수비 문제인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7.27 05: 50

한화의 악순환이 극심해지고 있다. 투수가 무너지니 수비가 흔들리고, 수비가 흔들리니 투수가 무너진다. 마치 '닭이 먼저냐, 달갈이 먼저냐' 문제와 같다. 
한화의 부진이 계속 되고 있다. 후반기 7경기 모두 전패한 한화는 최근 15경기 2승13패, 승률 1할3푼3리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순위는 9위로 떨어졌고, 승패 마진은 '-19'까지 벌어졌다. 부진의 이유는 총체적이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투수력이다. 
최근 15경기에서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은 8.27로 리그에서 가장 높다. 선발과 구원 가릴 것 없이 무너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비마저 도와주지 못하고 있다. 15경기 실책 숫자는 11개이지만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까지 감안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26일 사직 롯데전은 한화의 악순환이 압축된 경기였다. 선발 배영수는 시즌 최소 1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5실점(3자책)으로 조기 강판됐다. 1회부터 유격수 강경학이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를 연발하더니 2회 유격수 강경학과 3루수 송광민의 실책 속출로 무너졌다. 
이에 앞서 지난 23일 잠실 두산전에선 7-8 끝내기 패배에 앞서 수비 실책이 발단이 됐다. 마무리 정우람이 9회 선두 박세혁을 2루 땅볼로 유도했지만 정근우가 그답지 않게 포구를 하지 못했다. 2점차 리드 상황이었지만 실책으로 시작된 위기는 끝내기 패배로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정우람은 두 번의 폭투를 범했다. 알아서 지는 자멸 야구였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은 "투수들이 초반부터 무너지니 야수들도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비시간이 길어지면 야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져 실수 확률이 높아지기 마련. 하지만 26일 롯데전은 시작부터 수비가 먼저 흔들렸다. 내야 땅볼을 유도해도 실책으로 이어지니 제대로 된 투구가 될 리 없다. 
투수가 먼저인지, 수비가 먼저인지를 떠나 악순환인 건 분명하다. 최근 15경기에서 나온 실책 11개를 보면 대부분 실점으로 이어졌다. 11개의 실책 중 8개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수비가 실책을 해도 실점 없이 막으면 데미지를 최소화할 수 있지만 그마저도 안 된다. 투수력이 약한 한화의 한계이기도 하다. 
한화의 수비 불안은 고질적이다. 김응룡 전 감독 시절이었던 2014년 리그 최다 113개의 실책을 범했고, 김성근 전 감독이 이끈 2015~2016년에도 각각 105개·124개로 최다 실책 4위와 2위였다. 올해는 65개로 최다 5위로 평균 위치에 있지만 투수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기록 그 이상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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