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군함도'가 정말 미쳤어?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7.07.28 08: 59

요즘 극장가는 '군함도' 세상이다. 개봉 첫 날인 26일 하루 동안 99만1975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평일 기록이다. 이틀째인 27일에도 기세는 여전하다. 영화관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55만 8560명이 ‘군함도’를 봤다. 박스오피스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폭발적인 흥행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
한국영화 최다관객 기록을 보유한 '명량'과 비교했다. '명량'은 개봉 첫 날 68만2882명이고 3일만에 200만을 돌파한 뒤 8일째까지 하루 100만씩 관객 수를 늘리는 괴력을 선보였다. 작두에 올라선 이순신 장군의 카리스마는 12일 만에 천만 돌파라는 과업을 완수했다. 현재까지 최단기간 기록이다. 
'군함도'는 첫 날 기록에서 '명량'을 압도했지만 이틀 째 주춤거렸다. 그래도 본격적인 주말은 오늘(28일)부터 시작이라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다. 작품에 대한 평가와 관객 반응, 예매율 등 모든 지표가 파란불을 받고 있어 흥행 가도를 달릴 게 분명하다.

문제는 독과점 시비다. 금발머리 수퍼 히어로를 앞세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개봉관의 70~80%를 차지할 때는 조용하다가 한국영화 대작이 판을 깔면 여기저기서 딴죽이 들어온다. '군함도' 역시 마찬가지. 한 감독은 자신의 SNS에 "독과점을 넘어 이건 광(狂)기다. 상생은 기대도 안한다. 다만 일말의 양심은 있어야한다"고 날을 세웠다.
'군함도'의 스크린 수가 많기는 많다. 26일 스크린 수 2027개를 차지했다. 종전 '캡틴 아메리카:시빌워'(2016년)의 1991개 기록을 깼다. 당시 '진짜 무서운' 미국 캡틴을 한국영화들이 다 피하는 바람에 무주공산을 선물했다. 그래도 '광기'거나 '상생' 문제가 나오지는 않았다. '명량'이 그랬고 '군함도'가 그렇듯이 스크린 문제에 관한한, 한국영화 내전이 벌어진다. 스크린쿼터 때 똘똘 뭉쳐서 극장 안에 뱀까지 풀던 단합력은 도대체 어디로 간걸까.
지금의 스크린 쏠림 현상은 전국의 극장들이 멀티플렉스 통치 아래 들어가면서 비롯된 불치병이다. 제작비 100억 원 이상의 대작에 관객들이 많이 몰리는 흥행 추세도 합병증을 유발했다. 계열사 몰아주기? CJ 영화라고 CJV만 나서는 게 아니라 롯데와 메가박스도 덩달아 춤을 춘다. 관계자들은 "관객이 원하는 영화를 많이 트는 것일뿐"이라고 경제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군함도'의 광기가 미칠 광 자인지 빛날 광 자인지를 판단하는 건 오롯이 관객의 몫이다. 그 결과는 개봉 2주차가 말해줄 것이고. 안 될 영화는 제 아무리 스크린을 몰아줘도 순식간에 무너진다. 이 법칙만큼은 아직까지 극장가에서 깨진 적이 없다. /mcgwire@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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