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변신 구자철, 기성용 빠진 신태용호 난세영웅 될까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8.07 13: 05

부상에서 복귀한 구자철(28, 아우크스부르크)이 3선에서 준수한 활약을 보이며 프리 시즌을 마쳤다. 기성용 공백에 신음하는 신태용호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구자철은 중대 결심을 했다. 바로 포지션 변경. 유럽 무대에서 2선 전 지역을 오가며 활약하던 구자철은 이번 시즌부터 원래 포지션인 수비형 미드필더로 돌아갈 예정이다. 
K리그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주목받던 구자철은 2011 카타르 아시안컵을 계기로 공격 본능을 발휘하면서 득점왕(5골)을 차지했다. 이후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줄곧 2선에서 뛰었다. 그는 처진 스트라이커와 측면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 2선 전 포지션을 커버하며 공격적인 역할로 맹활약했다. 

구자철은 지난 4월 경기 도중 오른쪽 인대가 파열돼 6주 진단을 받고 중도에 시즌을 마감했다. 구자철은 시즌이 끝나고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복귀 의사를 구단에 밝혔다. 구단 역시 그의 요구를 수용해 이번 프리시즌 내내 구자철은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미드필더를 오가면서 3선 포지션에 적응하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 복귀 이후 활약도 준수하다. 구자철은 지난 7월 14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 소속 FC 카이저슬라우테른과 연습경기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전반 45분을 뛰었다. 구자철은 이날 경기서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경기 조율에 힘쓴 것으로 알려졌다. 
예열을 시작한 구자철은 지난 3일 사우스햄튼과 친선전서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면서 골을 터트렸다. 3선으로 내려갔지만 여전한 득점 본능이었다. 구자철은 6일 PSV전에도 후반 교체 투입되며 프리시즌을 끝마쳤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오는 14일 마데부르크(3부리그)와 DFB 포칼을 새 시즌을 시작한다.
구자철이 순조롭게 3선 포지션에 적응하는 것은 소속 팀뿐만 아니라 A 대표팀에도 희소식이다. 연이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A 대표팀 입장서 부상 복귀한 구자철이 좋은 컨디션 상태를 보이면서 3선에서 준수한 활약을 보이는 것은 호재이다. 
최근 부진에 빠진 A 대표팀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물러나고 신태용 감독이 소방수로 등판하는 미증유의 위기에 빠져있다. 한국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조별리그서 4승 1무 3패 승점 13점으로 조 2위에 올랐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과 승점 차는 단 1점이다. 자칫 흔들리면 월드컵 진출 실패라는 굴욕을 맛볼 수도 있다.
가뜩이나 힘든 상황서 주장 겸 대표 팀 미드필더의 핵심인 기성용의 복귀가 어려워졌다. 기성용은 6월 치른 카타르와의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8차전에서 무릎을 다쳤다. 그는 수술 뒤 재활에 몰두하며 빠른 복귀를 타진했지만, 기성용의 소속팀 스완지 시티는 지난 5일 “그가 무릎 수술 여파로 9월 이후에나 출전이 가능하다"라고 밝힌 상태다. 
자연스럽게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한 구자철에게 거는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다. ‘조기소집’ 카드를 꺼내든 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는 14일 최종 명단을 발표하고 21일부터 경기도 파주FNC에 소집할 예정이다. 신태용호는 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 오는 31일 이란과 홈경기을 가진 이후, 10차전 9월5일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 원정 경기를 위해 출국한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구자철이 대표팀에서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면서 기성용 공백을 최소화한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 또 기성용 복귀 이후 기성용-구자철로 새로운 투볼란치 구성도 가능해진다. 대표팀에 쓸 수 있는 카드가 늘어나는 셈이다.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고 했다. 위기에 빠진 대표팀을 ‘수비형 미드필더’ 구자철이 구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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