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기술보다 인간이 먼저"…'혹성탈출' 시리즈의 힘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8.07 17: 59

'혹성탈출' 시리즈는 실사보다 실사같은 디지털 캐릭터로 오랜 기간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혹성탈출'을 '혹성탈출'답게 만드는 힘은 "기술에 앞서 인간"이라는 모든 스태프들의 생각이다. 
영화 '혹성탈출: 종의 전쟁'을 만든 앤더스 랭글랜즈 시각효과 감독과 웨타디지털 임창의 라이트닝 기술 감독은 7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내한 프리젠테이션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혹성탈출' 시리즈가 추구해온 CG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혹성탈출: 종의 전쟁'이 시리즈를 결말짓는 것에 대해 임창의 기술감독은 "행복한 순간은 굉장히 짧고 고통스러운 순간이 길다. 하지만 고통스러운 순간이 길수록 행복한 순간이 빛을 발하는 것 같다"며 "'혹성탈출' 시리즈에 6년간 참여했는데, 너무 홀가분하면서도 너무 그립다. 오랜기간 힘든 시간을 같이 보낸 사람을 떠나보내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CG를 담당한 웨타디지털은 '혹성탈출: 종의 전쟁'을 통해 시리즈의 역사를 뛰어넘는 놀라운 영상미를 선보인다. 그러나 앤더스 랭글랜즈 감독은 "'혹성탈출' 속 유인원의 연기는 100% 배우들의 연기다. 하지만 배우의 얼굴에서 유인원의 얼굴로 전환될 때에는 CG팀의 고통스러운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프레임, 모든 의도와 감정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유인원의 표정과 기술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매일 촬영하면서 맷 리브스 감독이 배우들에게 요구하는 연기가 있고, 그 연기가 유인원을 통해 표현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배우들의 유인원적 자아를 그대로 살리는 게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수많은 영화에서는 CG로 탄생한 디지털 캐릭터들이 스크린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앤더스 랭글랜즈 감독은 "지난 몇년간 디지털 캐릭터가 배우를 대체할 수 있을까에 대한 논쟁이 이어져 왔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기술적인 면에서는 기술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놀랄 만큼 기술이 진보했지만, 캐릭터는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개발되어야 한다. 배우들이 없다면 영화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맷 리브스 감독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기술을 통해 캐릭터와 스토리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 뿐"이라고 기술보다 인간이 앞선다고 설명했다. 
임창의 라이트닝 기술 감독은 "우리가 영화를 볼때 캐릭터가 사람은 아니지 않느냐. 디지털과 사람의 캐릭터를 굳이 분류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영화에서 시저 역을 맡은 앤디 서키스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는 게 내 꿈"이라고 밝혔다. 
한편 ‘혹성탈출: 종의 전쟁’은 인간과 공존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가족과 동료들을 무참히 잃게 된 유인원의 리더 시저와 인류의 존속을 위해 인간성마저 버려야 한다는 인간 대령의 대립, 그리고 퇴화하는 인간과 진화한 유인원 사이에서 벌어진 종의 운명을 결정할 전쟁의 최후를 그린 작품으로, 오는 15일 개봉한다. /mari@osen.co.kr
[사진] 공식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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