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tvN팀킬·황시목앓이..'비밀의숲'이 남긴 후유증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8.08 09: 01

시청률 is 뭔들. 단순한 수치로는 평가할 수 없는 웰메이드 장르물이 안방을 장악하고서 장렬히 퇴장했다. 6월 2일 첫 방송 이후로 뜨거운 화제몰이와 엄청난 찬사를 받으며 7월 30일 종영한 tvN '비밀의 숲'이 주인공이다. 
이 작품은 검사 스폰서 살인사건을 큰 골자로 하며 그 이면에 숨겨진 추악한 진실과 사회 비리를 고발한 내부 추적극이다. 영화 같은 스토리 전개에 흡입력 강한 연출, 조승우 배두나 유재명 등 배우들의 명연기로 2달간 시청자들의 오감을 짜릿하게 했다. 
조승우가 연기한 황시목은 감정 잃은 냉철한 검사로 국내 드라마 남자 주인공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여형사 한여진 역의 배두나는 실감나는 현실연기로 사랑받았고 유재명, 이준혁, 신혜선, 이경영, 윤세아, 이규형 등 조연배우들의 품격도 한껏 높아졌다. 

'비밀의 숲'이 없는 첫 주말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시청자들은 '황시목 앓이', '비밀의 숲' 후유증에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비밀의 숲'이 남긴 것들을 살펴봤다. 
◆"성에 안 차"..시청자들 안목 높였다
'비밀의 숲'은 안길호 PD의 연출, 이수연 작가의 필력, 조승우 등 배우들의 신들린 듯한 연기까지. 3박자가 완벽하게 들어맞은 몇 안 되는 드라마로 손꼽힌다. 자칫 놓치면 중간 개입이 어려운 장르물인데도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국내 드라마 역사를 새로 썼다. 
덕분에 비슷한 장르물들은 죽을 맛이다. 의도치 않게 시청자들의 눈이 높아진 까닭에 색깔이 분명 다른데도 비교 당하기 일쑤이기 때문. tvN의 하반기 야심작으로 손꼽힌 '크리미널 마인드'가 대표적이다. 
7월 26일 첫 방송된 이 드라마는 동명의 미국 드라마를 세계 최초로 리메이크해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어딘가 허술한 스토리 전개와 어색한 연출로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호된 질타를 받았다. '비밀의 숲'이 알게 모르게 끼친 영향을 배제할 수 없을 터. 
다행히 '크리미널 마인드' 역시 '비밀의 숲'의 그늘에서 벗어나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의 돌아선 마음을 다시 뒤집고 있다. tvN 팀킬 뿐만 아니라 지상파 드라마 역시 '비밀의 숲'의 영향력에 크고작은 상처를 얻은 바 있다. 
◆재방송도 다시보자, 두 번 보자
어줍잖은 드라마를 볼 바엔 '비밀의 숲'을 두 번 보고 세 번 보겠다는 목소리도 많이 들린다. 덕분에 OtvN은 '비밀의 숲' 몰아보기 편성을 지난 주말 완성했고 CJ 계열 채널에서도 틈틈이 '비밀의 숲' 재방송을 편성해 둔 상태다. 
네이버 TV 기준 '비밀의 숲' 관련 동영상은 총 248개가 올라와 있다. 댓글은 1만 개가 넘었고 팬들 사이 실시간 토크 역시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다. 7일 오후 5시 기준, 15회 예고편은 20만 뷰를 육박할 정도. 
하이라이트 영상 역시 아직도 누리꾼들의 '폭풍 클릭'을 이끌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현장 스틸에 대한 반응도 뜨거운 상황. '비밀의 숲'이 떠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마니아 팬들은 여전히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수연 작가 대본집, 예약 구매 찜
이수연 작가는 '비밀의 숲'이 입봉작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작가 천재설'이 대두되기도. 덕분에 팬들은 '비밀의 숲' 대본집을 소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예약 판매에 뜨거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 
드라마 마니아들은 일찌감치 예약 구매를 했다며 커뮤니티에서 공감 대화를 나누고 있다. 결말을 안 상태에서 작가가 만들어 둔 여러 장치를 곱씹고 대사의 호흡과 배우들의 연기를 오버랩해 오랫동안 여운을 품겠다는 의지다. 
그동안 드라마가 대박나면 원작 소설이나 포토에세이 등이 불티나게 팔렸다. '비밀의 숲'은 원작이 없는 까닭에 이수연 작가의 대본집이라도 소장하겠다는 욕구가 빗발치고 있는 걸로 풀이된다. 여러모로 '비밀의 숲'의 마성은 여전히 굳건하다.  /comet568@osen.co.kr
[사진]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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