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범' 염정아X박혁권X신린아, 목소리로 심쿵하는 극강 공포 [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8.08 16: 24

 영화 ‘숨바꼭질’ 이후 4년 만에 돌아온 허정 감독의 신작 ‘장산범’이 완성도에 신뢰를 높이며 또 하나의 웰메이드 스릴러의 탄생을 알렸다.
‘장산범’의 제작진은 8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열고 첫 선을 보였다. 시사회 후 주연배우 염정아, 박혁권, 신린아와 연출을 맡은 감독 허정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4년 만에 스릴러 ‘장산범’을 내놓은 허정 감독은 “기대했던 사람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소리를 내는 것에 공포가 있을 것 같았다”라며 “단순히 소리로 무서움을 주기보다 다른 요소를 더 결합해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장산범’은 다른 영화보다 5배 이상의 ADR(후시녹음)을 진행하며, 소리로 주는 공포감을 높였다. 마치 귀에 대고 직접 이야기하는 듯한 효과로 청각적 공포심을 자극한 것이다.
허 감독은 굿 장면을 넣어 극대화된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그는 “저희 영화가 늦게 개봉을 하게 됐는데 만들 때는 영화 ‘곡성’이 개봉을 하지 않았을 때였다”라고 극중 굿 장면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여러 가지 소리들이 섞여서 혼돈을 느끼는 감정을 주고 싶어서 (굿 신을)담았다”라고 부연했다.
염정아는 영화 ‘장화, 홍련’(2003) 이후 14년 만에 공포 영화 ‘장산범’을 택했다. 이에 “저는 감독은 아니지만 전체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책을 많이, 자주 읽는 것으로 캐릭터를 잡아 나간다”라고 연기 비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감독님께서 정확한 디렉션을 주셔서 실제와 차이 없이, 영화적으로도 문제 없이, 잘 온 것 같다”라고 밝혔다.
‘장산범’에서 엄마 희연 역을 맡은 염정아는 이어 시나리오를 몇 번이나 읽었느냐는 질문에 “정확한 횟수는 모르겠고 영화 촬영이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많은 시간을 들여 읽었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앞서 염정아는 영화 ‘범죄의 재구성’에서는 팜므파탈 사기꾼을, ‘카트’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간첩’에서는 생계형 남파간첩 역을 맡아 독보적인 연기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채워왔다. 목소리를 다룬 공포영화 ‘장산범’에서는 평범하지만 미스터리한 사건을 겪는 엄마를 연기했는데 “소리를 들으면서 하는 게 아니라 상상을 하면서 연기하는 것이라 정신적으로 부담스러웠다”고 전했다.
올해 개봉한 ‘택시운전사’, ‘특별시민’ 등의 작품에서 각각 기자, 사기꾼 역할로 180도 다른 매력을 선보였던 박혁권은 ‘장산범’에서 가족을 위해 노력하는 이성적인 남편 민호 역할을 맡았다.
박혁권은 “이번에는 반전이 없는 게 반전이다”라며 “그래도 극중 캐릭터가 작품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 같아 만족스럽다. 세련되게 잘 나온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무엇보다 ‘장산범’에서 눈 여겨 보아야 할 배우는 천재적인 연기력을 펼친 아역 신린아. 드라마 ‘피고인’ ‘푸른 바다의 전설’ ‘결혼계약’ 영화 ‘덕혜옹주’에 출연한 바 있는 신린아는 ‘장산범’에서 낯선 소녀로 분해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날 신린아는 연기 비법에 대해 질문하자 “그냥 현장에서 집중을 잘 하면 된다”고 말해 취재진에 ‘엄마 미소’를 이끌어냈다.
허정 감독은 인간의 일상적인 삶에서 인간관계에 내재돼 있는 불안과 충동을 포착한 이야기로 주목받았다. ‘숨바꼭질’(2013)은 집에 낯선 사람이 들었다는 상황을 매개로, 공포가 엄습해 혼란에 빠진 모습을 포착해 표현한 바 있다.
목소리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홀린다는 ‘장산범’이 올 여름 극장가 유일한 한국의 공포영화인데,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 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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