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현장] '사기혐의' 조영남, 왜 미술계 뜨거운 감자 됐나(feat.진중권)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7.08.09 18: 00

 가수이자 화가인 조영남이 미술계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조영남의 그림을 대신 그려준 A씨의 폭로로 시작된 이 사건은 현대미술의 개념까지 폭넓게 의논하는 문제로 번졌다.
9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조영남의 대작 관련 사기 혐의에 대한 최종 변론기일이 열렸다. 이날 검찰은 조영남에게 실형인 징역 1년 6월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에 출석한 진중권은 조수를 이용해서 그림을 그린 조영남의 행위가 전해 문제 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진중권은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것은 개념이고, 대중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상업성 있는 것이라고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 조영남이 아이디어를 냈고, 조영남이 자신의 것이라고 인정을 했으면 조영남의 진품이다. 작품을 구매한 사람들의 동기는 중요하지 않다. 대작 작가가 그린 그림도 조영남의 진품이고, 이 작품을 판 것은 문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조영남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 윤리적으로 해명해야 할 부분이지 법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를 전했다. 진중권은 최후진술에서 “조영남과는 일면식도 없다. 제가 알고 있는 상식적이고 당연한 이야기를 하려 재판에 나왔다. 판결 때문에 미술계의 규칙이 정해진다면 미술계에 궤멸적인 변화가 우려돼서 미술 평론가로서 증언하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그는 “현대 미술은 공장에서 생산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며 “한국 미술에서 조수의 존재를 양성화하고 공론화하여 처우를 개선해야지, 과거 아틀리에 수준으로 정체시킨다면 한국 미술의 발전이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반대로 검찰 증인으로 출석한 최광선 화백은 조영남의 행위가 사기라고 증언했다. 최 화백은 “조영남은 화가가 아니라 가수다. 조영남의 그림을 앤디 워홀이나 데미안 허스트와 비교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조영남은 불쌍한 사람을 이용해서 그림을 그리게 만들어서 그림을 팔았다. 심한 말로 하면 사기다. 법적인 문제 이전에 성실하게 작품활동을 하는 한국 화가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는 것이 먼저다”라고 말했다.
이 사건에서 중요한 쟁점은 조영남의 그림을 산 사람들에게 조수가 그린 그림이라는 것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는지다. 이에 대해서도 검찰은 사건 발생 이전인 2008년도에 조영남이 조수를 쓰지 않는다고 밝힌 인터뷰와 모르고 그림을 산 피해자들의 증언을 중심으로 조수가 그린 그림이라는 사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중권 역시도 조수가 그린 그림이라는 것을 밝히는 것이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영남의 사건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조영남에 대한 선고는 오는 10월 18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조영남이 과연 실형을 피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pps2014@osen.co.kr
[사진] 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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