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무비] ‘택시운전사’ 비하인드 3 #위르겐힌츠페터 #택시 #카체이싱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08.10 11: 40

영화 ‘택시운전사’의 돌풍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개봉 후 꾸준히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택시운전사’는 평일에도 4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그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6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앞두고 있는 ‘택시운전사’의 기록은 어디까지 갈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영화를 본 관람객들의 입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N차 관람하는 관객들도 줄을 잇고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으면 같은 장면도 전혀 달라 보일 때가 있다. 이런 N차 관람객들을 위해 장훈 감독이 인터뷰에서 전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정리했다.

# 실제로 만난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
힌츠페터 기자님을 만나러 갔을 때 제가 제일 궁금했던 것은 한국에 온 이유였다. 한국에 온 이유가 특별한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 얘기를 듣고 싶었다. 어떤 사연이 있는 건지, 정말 특별한 남다른 기자정신이 있는 건지 아니면 개인적인 뭐가 있든가. 그리고 기자가 왜 되셨는지도 궁금했다.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 특별한 대답이 나오길 기대하고 여쭤봤는데 너무 상식적이고 당연한 얘기를 하셔서 당황했다. 한국에 어떻게 오셨냐는 질문에는 ‘기자니까 당연히 와야죠. 그게 기자가 하는 일’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왜 기자가 되셨어요’라는 질문을 했을 때는 영화에 나온 것처럼 실제로 돈 모양의 제스처를 하셨다. 돈 때문에 하셨다고.
제가 생각하기에는 기자님이 베트남에서 종군기자로 되게 오래 활동을 하셨다. 당시가 일본 특파원 8년 정도 계셨을 때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전쟁터에서 취재하던 기자 분이 도시에서 취재하고 촬영했을 때 갈증이 있지 않았을까. 다시 심장이 뛰는 느낌 같은 게 본인 개인으로서 느끼고 싶지 않을까. 그게 광주에 와서 그런 부분들이 다시 되살아나시지 않았을까 싶다.
실제로 만났을 때 너무 점잖고 이미 한결같은 분이다. 드라마가 없는 한결같은 분. 그냥 좋은 분. 영화 캐릭터로 하기 너무 힘든 분. 그런데 영화에서 보면 입체감 없고 단선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현실에서 뵀을 때는 너무 존경스러운 분이다. 그 분이 하셨던 상식적인 이야기들이 제가 기대한 특별한 대답보다 더 크고 특별하게 충격을 줬고 영화를 만드는 태도 내내 그 분이 하셨던 얘기를 생각하면서 만들었다.
# 1980년대 택시
1980년대를 담아내기 가장 쉽지 않았던 것은 차였다. 당시의 차가 국내에 많지가 않아서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계신 분들에게 섭외를 해야 했다. 외국까지 일본, 중동 등 한국의 옛날 차들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수소문해서 어렵게 구했다.
일본에서 차를 들여왔는데 그게 옛날 차다 보니까 영화 촬영을 하면서 먼 여정을 출발해야 하는데 운행이 힘든 지점이 있어서 겉에 것만 놔두고 속을 다 바꿨다. 그렇게 차를 세 대를 만들었다. 다른 광주 기사들의 포니 등의 차들도 수리와 도색작업을 다 했다. 영화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만섭의 분신 같은 차는 더욱 신경을 많이 썼다.
# 카체이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전체적으로 다 좋았는데 하나 걸리는 것이 이 부분이었다. 이거는 결이 다른데 싶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를 한다고 했을 때 선이라는 게 있다. 그 선을 어느 선으로 정해서 지킬것이냐가 되게 중요한데 이 장면은 약간 결이 달라 보였다. 약간 선 살짝 밖에 있는 것 같고 그래서 처음 제안 받을 때부터 되게 어려운 씬이었고 계속 촬영 전까지도 불편했다.
그래도 결국 그 씬을 촬영하기로 한 건 어쨌든 광주 기사들이 마지막에 혼자 힘으로는 빠져나올 수 없고 만섭과 피터가 광주 시민들로 대변되는 기사들의 도움을 받아서 빠져나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의 희생을 뒤로 하고 빠져나왔으면 좋겠다는 드라마적인 부분을 그 씬이 감정적으로 역할을 해주는 부분이 있었다. 드라마적인 감정씬이라고 생각하고 카체이싱을 찍었다.
그래서 밖에 벌어지는 차량 충돌이나 이런 부분들을 어떤 분들은 초라하다고 까지 얘기하시던데 최대한 화려하지 않고 투박하게 오히려 안에 있는 인물들의 표정과 감정에 초점을 맞추려고 했다. 그냥 드라마로 감정씬이라고 생각하고 찍었다. 그 부분에서 기사님들이 표정연기가 좋았던 것 같다. 특히 마지막에 유해진 선배님이 만섭을 보내줄 때 표정과 감정이 시나리오보다 훨씬 더 좋았던 것 같다. 떠나고 나서도 여운이 많이 남았던 것 같다. /mk3244@osen.co.kr
[사진]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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