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섭의 BASE] 비디오판독, 대상 확대하고 시간 제한하자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8.11 05: 55

메이저리그의 리플레이 센터를 본 뜬 비디오판독 센터가 KBO리그에 올해 출범했다. 시행 첫 해에 크고 작은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오심을 잡아내지 못하거나, 홈런을 2루타로 바꾸는 터무니없는 오독도 있었다. 첫 해 시행착오의 일부일 수도 있고, 기술적인 부분에서 한계도 있다.
장비 등 기술적인 부분에서 개선은 시간에 걸릴 수 있겠지만, 운영 세칙에서 개선점은 금방 찾을 수 있다. 심판진의 결정 사항을 현장에 통보하지 않아 비디오판독 대상 플레이인지를 두고 해프닝도 일어났다. 감독들은 "더 다양한 플레이에서 비디오판독을 신청하게 해달라"고 하고, 비디오판독에 시간 제한을 두자는 의견도 있다. 
지난 9일 광주 넥센-KIA전에서 김민식(KIA)의 번트 파울 타구를 놓고 심판진과 양팀 감독은 비디오판독 대상 플레이인지를 두고 의견 차이가 있었다. 

2017 KBO리그 규정 제28조 비디오판독 3항을 보면 6번째 '타자의 파울/헛스윙(타구가 타석에서 타자의 몸에 맞는 경우 포함)이 있다. 넥센측에서 김민식의 번트 타구가 방망이에 두 번 맞아 파울이 됐는지 아닌지를 어필하자, 심판진은 이 조항을 확대 적용해 비디오판독이 가능하다고 알려줬다.
비디오판독 이후 파울에서 페어로 번복되자, KIA측에서 비디오판독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심판진은 올해부터 타석에서 일어난 파울 상황을 확대 적용해 비디오판독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개막 이후 지금까지 심판진만 공유하고, 감독 및 언론에도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 생긴 문제다. 뒤늦었지만 타석에서 파울과 관련해 애매한 상황은 비디오판독 신청이 가능해진 것은 좋은 일이다. 하나라도 더 정확하게 볼 기회가 생긴 것이다. 
양상문 감독은 10일 "모든 플레이를 비디오판독으로 신청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 감독 개인 의견이 아니라 올스타전 때 10개팀 감독자회의에서 나온 이야기다. 그는 "감독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비디오판독 대상 플래이를 전체로 다 확대하자는 얘기가 나왔고, 다들 공감했다"고 전했다. 심판 고유의 권한인 스트라이크/볼 선언(체크 스윙  포함) 등 볼 판정에 관한 것은 제외한다.  
현재규정 제28조 비디오판독 대상 플레이는 7가지만 된다. ①홈런에 대한 판정 ②외야 타구의 페어/파울 여부 ③포스태그 플레이에서의 아웃/세이프 여부 ④야수의 포구(파울팁 포함) ⑤몸에 맞는 공 ⑥타자의 파울/헛스윙(타구가 타석에서 타자의 몸에 맞는 경우 포함) ⑦홈 플레이트에서의 충돌 등이 명시돼 있다.
7가지 외에도 가끔 애매한 플레이가 일어난다. 일례로 9일 대구 LG-삼성전. 8회 조동찬이 타격하려다 투구에 배트를 쥔 손목 부근에 맞았다. 첫 판정은 파울. 그러자 삼성측에서 비디오판독을 요청해 사구로 번복됐다. 그러자 양상문 감독은 심판진에게 "조동찬이 타격 시 왼발이 배터스 박스를 벗어났다"고 어필하며 비디오판독을 신청하려 했다. 하지만 이는 비디오판독 대상 플레이가 아니었고, 그 상황을 보지 못한 심판진은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TV중계 화면의 리플레이에서 조동찬의 왼 발이 타석을 벗어난 장면이 포착됐다. 타자가 배터스 박스 밖에서 타격하면 부정타격으로 아웃이 된다.
한 경기에서 비디오판독 기회는 팀마다 2번씩 주어진다. 홈런 타구는 무제한. 그런데 2번의 기회를 모두 사용하는 팀은 드물다. 한 경기에 양 팀이 1번도 신청하지 않는 경기도 많다. 양 감독은 "비디오판독 대상 플레이를 확대한다고해도 신청이 마구잡이로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다"고 했다. 어쩌다 일어나는 애매한 플레이, 그러나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플레이라면 비디오판독을 통해 정확하게 다시 보는 것이 좋다. 
비디오판독 시간에 제한을 두자는 의견도 많다. 6월까지 비디오판독에 5분 이상 걸린 경우가 12차례나 있었다. 7분, 8분 심지어 9분이나 양팀 선수들과 관중들은 아무런 정보없이 무작정 기다린 사례도 있었다. 
3분 또는 2분으로 비디오판독 시간을 제한하고, 그 시간 동안 판독이 불분명하다면 원심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비디오판독은 오심을 줄이고 불이익을 당하지 않게끔 하는 제도다. 더 많은 플레이를 더 정확하게 보는 것이 좋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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