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이승엽 선배의 모든 것 닮고 싶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8.12 05: 54

고졸선수 최다안타 신기록을 세운 이정후(19·넥센)가 이승엽(41·삼성)을 우러러보고 있다.
이정후는 1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벌어진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 13차전에서 5타수 3안타 2득점 1타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시즌 136안타를 신고하며 1994년 김재현이 기록한 고졸신인 최다안타(134개) 기록을 단숨에 경신했다.
이정후는 11일 두산전에서도 안타 하나를 추가했다. 137개를 친 이정후는 1994년 서용빈이 세운 신인 최다안타(157개) 경신도 시간문제다.

대기록을 세웠지만 이정후는 의외로 덤덤했다. 마침 10일 이종범 해설위원이 국가대표 주루·외야 코치로 선임됐다는 발표도 있었다. 과연 부자는 집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눴을까. 11일 경기를 앞둔 이정후는 “어제 기록달성도 전광판을 보고서 알았다. 집에서 (축하나) 별로 그런 것은 없었다. 똑같은 하루였다. 아버지도 별 말씀을 안하셨다”면서 웃었다.
장정석 감독은 “이종범 선배가 그 동안은 이정후에게 일부러 지도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정후가 대표팀에서 아버지 말을 잘 듣지 않을 것 같다”면서 농담을 했다.
이정후는 기록을 의식하지 않고 묵묵히 안타행진을 이어갈 전망. 그는 “잘하든 못하든 잊고 내일 경기를 바로 준비하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인 것 같다. 그 날 일은 그 날 잊는 편이다. 체력적인 문제는 트레이닝 파트에서 신경을 많이 써주신다. 돔구장 덕도 많이 보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레전드’ 이승엽의 은퇴가 다가오고 있다. 이승엽은 11일 대전에서 한화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넥센은 22~23일 고척돔에서 삼성과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펼친다. 이승엽의 고별전이다.
이정후는 “나도 언젠가 이승엽 선배님처럼 은퇴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아직 실감은 나지 않는다. TV로 보던 분과 마지막 경기를 같이 한다고 생각하니 뭉클하다. 중학교 때 아버지, 이승엽, 안지만 선배와 함께 저녁식사를 했던 기억이 난다. 이승엽 선배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범이 되는 선수다. 모든 걸 배우고 싶다”며 대선배에 대한 예우를 빠뜨리지 않았다.
장정석 감독은 “2002-2004년 기아에서 활약하던 시절 이종범 선배가 6~7살이 된 정후를 데리고 야구장에 자주 오셨다. 야구를 따라다니면서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정후가 그래서 선구안이 좋은 것 같다”면서 덕담을 했다.
이정후는 “감독님이 귀여워 해주셔서 감사하다. 안타기록에는 큰 욕심이 없지만 전경기 출전은 한 번 해보고 싶다. 지금처럼 안 다치고 꾸준하게 뛰겠다”고 다짐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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