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3안타 맹타’ 최항, 타격은 준비된 재목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8.12 21: 04

“같은 나이 때를 비교하면, 힘을 전달하는 능력은 최정이 더 좋지만 타격 매커니즘 자체는 최항이 더 낫다”
정경배 SK 타격코치는 올 시즌 최항의 스윙 매커니즘 자체를 극찬했다. 최정의 막내 동생으로 더 유명했던 최항은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이후 급격한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2군) 75경기에서 타율 3할5푼3리, 9홈런, 55타점, 장타율 0.529를 기록했다. SK 2군 선수 중에서는 가장 돋보이는 타격이었다.
1군에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2루 수비 훈련을 하기도 했던 최항은 지난 6월 25일 등록돼 14일 동안 1군에 머물기도 했다. 최정과 최항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지만, 최항은 번뜩이는 타격 재능을 선보였다. 데뷔전이었던 6월 25일 kt전에서 안타·장타·타점·득점을 모두 신고하는 등 7경기에서 타율 2할8푼6리라는 나쁘지 않은 타격을 선보였다.

다만 수비가 아직은 1군급이 아니라 다시 2군으로 내려갔던 최항은 이날 다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2군에서 여전히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날은 종아리 경련 증상으로 하루를 쉰 최정 대신 선발 3루수로 나섰다. 상대적으로 2루보다는 더 편한 포지션. 한 차례 아쉬운 수비가 있기는 했지만 이날은 공격으로 깔끔하게 만회했다.
1군 첫 3안타 경기였다. 1회부터 방망이가 가볍게 돌아갔다. 1회 kt 선발 돈 로치의 140㎞ 포크볼을 가볍게 받아쳐 중전안타를 날렸다. 이어 1-0으로 앞선 2회 2사 1,2루에서는 우전 적시타를 치며 타점을 기록했다. 5회에도 중전안타를 뽑아냈고, 6회에는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는 등 만점 활약을 펼쳤다. SK도 2번 타순에서 만점 활약을 선보인 최항의 연결고리 활약에 힘입어 8-3으로 이기고 5할 승률에 복귀했다.
최항의 스윙은 낮은 공도 걷어 올릴 수 있는 궤적을 자랑한다. 정경배 코치 등 SK 지도자들이 놀라움을 보이는 대목이다. 보통 신인 타자들은 떨어지는 변화구에 약점을 보인다. 하지만 최항의 방망이는 이런 떨어지는 공을 따라가 2루타 등 장타를 만들어낼 수 있다. 거포 유형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궤적과 발사각이 좋아 좌우중간을 뚫을 수 있는 생산력을 가졌다.
이날 최항도 로치의 낮은 공을 가볍게 걷어 올려 안타를 만들어내는 등 타격 하나는 이미 준비된 선수임을 증명했다. 힐만 감독은 경기 후 "마치 1군에 계속 있었던 것처럼 편안하게 경기를 풀어줬다"고 칭찬했다. 최항은 경기 후 "3안타를 기록한 것은 내가 잘했기보다는 운이 좋아서라고 생각한다. 형을 대신해서 출장했기 때문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 더욱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라면서 "어떤 포지션을 하고 싶다기 보다는 팀이 필요로 하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내 자신을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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