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유서진 "'품위녀' 실제라면 절망적..기옥처럼 못할 것"
OSEN 김은애 기자
발행 2017.08.13 11: 00

유서진은 벌써 연기를 시작한지 20년이 됐다. 하지만 그는 이제서야 JTBC '품위있는 그녀'를 통해 차기옥이라는 인생캐릭터를 만났다.
그렇다고 그동안 유서진의 활동이 미비했던 것은 아니다. 1997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그는 '온에어', '유리의 성', '오마이 레이디' 등 다양한 작품에서 자신의 얼굴을 알렸다. '품위있는 그녀' 이전까지는 '시크릿가든'의 현빈 첫사랑이라 불리기도.
유서진은 최근 OSEN과 만나 "이번 작품으로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주신다"며 "여전히 연기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단단한 눈빛을 내비쳤다.

Q. 차기옥이란 캐릭터는 불쌍한 것 같기도 하다. 복수할 법도 한데?
A. 기옥은 복수를 하기보다 가정을 지키고 싶어했다. 아픈 자식도 있지 않나. 파스타 난투극 이후 기옥이 남편에게 달려가지 않았나. 그때 남편이 자기를 돈기계로만 바라보는 것에 대해 토로하는데 기옥 입장에선 뻥 얻어맞은 기분이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기옥은 남편을 이해한 것 같다. 또 작가님 역시 우아진은 독립적인 생활을 보여준다면 그걸 수긍하고 가정을 지키는 캐릭터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처음에는 기옥으로서 억울하고 아쉬운 마음도 있었다. 심지어 그애도 내가 키운다고하지 않나. 그런데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모든 사람들이 다 복수하진 않을 것 같았다. 용서하고 참으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지 않겠나. 기옥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옷을 불태우는 정도였던 것 같다. 그걸로 화를 대신 푼 것이 아니었을까.
Q. 만약 실제상황이라면 어떨 것 같나?
A. 남편이 이러면 진짜 절망적일 것 같다. 특히 극 중 내가 정다혜의 애를 키운다는 연기를 했을 때 정말 가슴이 아팠다. 나는 그러지는 못할 것 같다. 하지만 기옥은 아픈 아이의 엄마다보니 어떻게든 붙잡아서 가정을 유지하고 싶었을 것이다. 아이를 낳고 나서 기옥이란 캐릭터에 몰입하다보니 건강한 아이를 낳은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 또 한편으론 둘째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기도 했다.
Q. 차기옥을 연기할 때 어떤 것에 집중했나?
A. 자폐아 엄마라는 것을 잘 표현하고자 했다. 한 장면이라도 잘 보여드리고 싶었다. 경제적으로 여유는 있지만 자폐아를 기르는 엄마에 대해 계속 고민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엄마의 마음은 다 똑같을 것이다. 내가 이 아이보다 하루 더 살고 죽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강남 사모님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헤어 콘셉트를 찾았다. 그 결과 숏컷을 하고 의상도 부유해보이는 것으로 열심히 골랐다. 반면 아들을 돌볼 때는 수수해보여야할 것 같아서 의상도 심플한 것을 준비했다. 
Q. 화려하고 예쁜 옷을 많이 입었다.
A. 여자로서 너무 좋았다. 이런 것들을 언제 입어보겠나. 평상시에는 이런 스타일을 즐겨입지 않는다. 의상팀이 열심히 해줬다. 예쁜 옷을 입으면 나도 신이 난다. 옷을 가져오면 어디 꺼냐고 물어보곤 한다.
Q. 스스로 생각했을 때 자신은 '품위있는 그녀'인가?
A. 아니다.(웃음) 난 실제로 품위없는 것 같다. 평소 스타일도 엄청 편하게 다닌다. 치마는 작품 아니면 거의 입는 일이 없는 것 같다. 거의 청바지에 운동화다. 드라마할 때 화려하게 입고 꾸미는 것이 내겐 하나의 재미다. 
Q. 이번 작품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로 남았나?
A. 출산한 뒤 첫 작품이고 연기한지는 20년차가 됐다. 사람들에겐 활동기간에 비해 내가 배우라는 인식이 잘 안된 것 같다. 이 작품이 끝나면 유서진라는 배우를 알아봐주실 것이라 기대해본다. 드라마 반응이 너무 좋다보니까 동네마트만 가도 알아봐주시더라. 배우로서 또 한번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
Q. 많은 작품에서 러브콜을 받을 것 같다.
A.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인터뷰 요청을 비롯해 예능 섭외도 많이 오고 있다. 신기하다. 아무래도 파스타 격투신 영향이 컸던 것 같다.
Q. 그동안 연기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을 것 같다.
A. 목마른 채로 20년이란 시간을 보냈다. 나름 끊임없이 연기를 한 것 같은데 또 막상 생각해보면 다작을 하진 않았다. 여전히 목마른 상태다. 전미선 선배님이 닮고 싶은 배우 중 한명이다. 앞으로 어떤 옷을 입혀나도 최고의 연기를 펼칠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한껏 꾸며진 역할을 많이 했는데 액션, 시골 아낙네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Q. 목표가 있다면?
A. 특별한 것은 없다. 다만 '연기자 유서진'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라디오 DJ도 꿈이다. 예전부터 너무 하고 싶어 게스트로도 출연했다. 라디오 DJ가 되려면 목소리만 들어도 사람들이 누군지 알 수 있는 인지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연기자로 차근차근 올라간 다음 목소리로 대중분들과 만나고 싶다. 내 소원이다. /misskim321@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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