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미소’ 정현 비상, kt 내야 미래 밝힌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8.14 05: 55

최하위에 처져 있는 순위에 머리가 아픈 김진욱 kt 감독이지만, 질문에 밝은 미소를 짓는 선수가 있다. 바로 내야수 정현(23)이다. 시련이 이어지는 kt의 올 시즌 최대 수확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정현은 올 시즌 87경기에서 타율 2할8푼4리, OPS(출루율+장타율) 0.776을 기록 중이다. 돋보이는 타격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유격수로 출장하는 비중이 높다는 전제를 붙이면 말이 달라진다. 게다가 공·수 모두에서 발전세가 뚜렷하다. kt의 미래를 이끌 내야수로 눈도장을 확실히 받은 시즌이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잠재력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삼성의 2013년 1라운드 8순위 지명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 리그 최강팀이었던 삼성에서는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결국 kt의 창단 특별지명 때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그 후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 복무를 했다. 군 생활을 거친 정현은 확실히 달라진 선수로 돌아왔고, 이제는 kt 내야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김진욱 감독도 흐뭇한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김진욱 감독은 정현에 대해 “안정적이라는 것이 최고의 장점이다. 핸들링도 좋다”라고 말하면서 “체력도 좋은 선수다. 여기에 심리가 너무 좋다. 보통 선수들은 약간의 피해의식이나 변명거리를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현은 그런 게 없다. 최상급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성할 선수로 점찍었다.
그래서 관리도 철저히 해준다. 김 감독은 “타격, 수비, 주루 모두 베스트로만 하려는 선수”라고 정현을 설명했다. 성실하다는 의미지만, 체력소모가 크다는 의미도 된다. 아직은 힘을 분배하는 능력을 가지기에는 경력이 너무 짧다. 김 감독은 “1군 경기에 꾸준히 나서며 압박을 받는 것만으로도 체력의 큰 손실이다.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도 좋지만 푹푹 떨어지는 것이 보인다. 수비 범위가 좁아지고, 순발력도 떨어졌다”고 짚었다.
때문에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를 떠나 가끔은 2루로 출전하기도 하고, 때로는 쉬기도 한다. 적절하게 관리를 해주며 경험이 쌓이면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유격수는 내야 수비의 핵이다. 제대로 된 유격수 하나 키우기는 굉장히 힘들다. kt는 정현이라는 든든한 옵션을 확인했으니 한 시름을 던 셈이다.
그런 정현은 13일 인천 SK전에서 리드오프 2루수로 출전, 깔끔한 수비는 물론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1-3 대승을 이끌었다. 물론 4회 폭투 때 홈 쇄도를 하다 아웃되기는 등 잘못된 판단도 있었다. 하지만 kt는 크게 나무라지 않는다. 스스로 문제점을 고쳐나갈 만한 재능과 심성이 있다는 것을 아는 까닭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말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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