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후반기 1.69' 박진형, “불펜에서 전반기 부진 만회할 것”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8.14 13: 00

“전반기 선발로 부진했던 것, 후반기 불펜에서 만회하고 싶다.”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 후반기, 매 경기 접전의 경기를 펼치고 있다. 1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3점차 이내의 접전이었다. 이기든 지든, 경기의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잡힐 때까지 가슴을 졸여야 하는 것이 현재 롯데 야구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후반기 필승조 투수들은 언제나 대기를 해야 했다. 피로가 누적이 되는 시기였다. 이 상황에서 기존 불펜진을 제외하고 후반기 불펜진에 활력소처럼 등장한 선수가 있으니, 바로 박진형(23)이었다.

박진형은 전반기 14경기 등판해 1승3패 평균자책점 7.28(50⅔이닝 41자책점) 53삼진 30볼넷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 선발 로테이션이 포함돼 경기를 소화했지만 기복 있는 모습이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전반기 막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섰다.
잠시 2군에 다녀온 뒤 박진형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후반기 불펜진에 합류, 필승조 역할을 해내면서 11경기 5홀드 평균자책점 1.69(16이닝 3자책점) 14탈삼진 3볼넷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최근 경기들에서 10경기 가까이 이어져 오던 무실점 행진이 깨졌지만 조정훈, 배장호와 함께 필승조의 일원을 구성하며 믿을맨으로 거듭났다.
박진형은 “2군에서 옥스프링 코치님, 진필중 코치님께서 많이 봐주셨는데 포크볼 대신 직구, 슬라이나 다른 구종으로 많이 상대 하는 연습을 했다”면서 “또 1군에서 김원형 코치님께서 제가 ‘힘을 모으지 못하고 던져서 구위가 떨어지는 것 같다’는 지적을 하셔서 폼도 많이 잡아주셨다. 그 이후로 좋아졌다”고 말했다.
전반기와 달라진 점은 빠른공과 포크볼, 두 가지 구종에 의존하는 투구를 탈피했다는 것. 그 역시도 이런 부분을 의식했고, 의식의 전환을 꾀했다. 박진형은 “포크볼이 완성된 구종이고 잘 되니까 쓰는 것은 맞는데, 슬라이더나 커브를 더 보완해서 여러 구종을 쓰면 타자들도 더 힘들어지니까 많이 연습했다. 타자들 상대하는데도 편해지는 건 있다”고 답했다.
전반기 막판 1군에서 제외됐을 때 박진형은 체력과 멘탈 모두 만신창이가 된 상황이었다. 멘탈 회복도 급선무였다. 그는 “내려갔을 때는 멘탈도 안 좋았고, 안타를 하나 맞아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면서 “송승준 선배님과 손승락 선배님이 자신감이 떨어져 있으니 자신감을 많이 심어주셨다. 그래서 결과도 좋아지니 자신감도 붙었고 성적도 좋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구원 1위에 올라 있는 마무리 손승락의 마인드도 박진형의 생각을 전환하는데 영감을 주고 있다. 그는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다음날에는 잊고 하시는 모습이 많이 와 닿는다. 매일 해야 하는 경기이고, 한 번 점수 줬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다. 그런 부분을 더 배워야 할 것 같다”고 본받을 점을 얘기했다.
자신감을 회복하자 타자들과 승부도 더 이상 피해가지 않았다. “도망가는 투구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볼넷도 많이 줄어든 것 같다”면서 “이제는 볼넷을 주면 많이 아쉽다. 이용훈 코치님께서도 ‘방망이 맞추는 게 이길 확률이 더 높다’고 말씀해주셔서 그렇게 하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 박진형의 변화다.
물론 박진형의 달라진 변화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스스로도 힘든 점임을 인정했다. “아직까지는 스스로도 긴가민가 한다”는 박진형은 “도망가지 않으려는 게 쉽지 않다. 마음은 잡는데 어려운 것 같다.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때가 있다. 어느 순간 마음이 안 좋아지고 반복이 되는 것 같다. 그런 것을 선배들 통해서 보고 배우고 보완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긴박한 상황에 등판하니, 선발 투수들의 기록 경기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송승준의 100승, 박세웅의 데뷔 첫 10승 경기에도 박진형은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내가 다 미치는 줄 알았다”면서 “이거를 막아주지 못하면 어떤 생각을 할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조심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선발과 필승조를 왔다 갔다 하면서 양 측의 생각도 많이 이해를 하게 된 박진형이다. 그는 “불펜으로 뛰면서 맞고 싶어서 맞는 사람은 없다.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 “내가 선발이었을 때는 뒤에서 막아줬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최근에는 선발과 불펜의 마음을 모두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반기 부진을 이제 만회하기 시작했다는 박진형이다. 그렇기에 후반기 그의 목표는 분명하다. 박진형은 “계속 잘 했으면 좋겠다. 팀에 도움 되고 부진한 모습은 안 보여줬으면 좋겠다. 전반기 못했던 것을 후반기에는 만회했으면 좋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