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G차 1위’ KIA, 21세기 신기록도 도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8.17 06: 25

KIA는 시즌 첫 10경기에서 7승3패를 기록했다. 리그 1위로 올라서는 시점이었다. 그리고 117경기를 치른 8월 16일까지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중간 중간 추격을 허용한 시기는 있었지만 KBO 순위표의 1위는 KIA의 이름표로 고정되어 있다.
그런 KIA가 이제 한국시리즈 직행 시나리오를 서서히 펼쳐 보일 시기로 접어들었다. KIA는 16일 현재 2위 두산과의 승차를 8경기로 벌렸다. 3위 NC와는 8.5경기다. 연승과 연패가 길어진 요즘 추세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지만, 그래도 “3경기 차를 따라잡으려면 한 달이 필요하다”는 말은 어느 정도 유효하다. KIA 정도의 최상위권 팀을 추월하기 위해서는 더 그렇다. 8경기는 상당히 멀어 보인다.
최근 10년을 봐도 그렇다. 1위 팀이 117경기를 치른 시점에 2위와 8경기가 벌어진 적은 거의 없었다. 딱 한 번 예외가 있었는데 2008년 SK였다. 당시 SK는 117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2위 두산과의 승차를 10.5경기로 벌리며 사실상 한국시리즈 직행을 예약했다. 그 다음이 올해 KIA의 8경기다. 3위 기록은 2011년 삼성의 5경기(2위 SK)였다. 막강했다던 지난해 두산도 117경기까지 2위 NC와의 승차는 3.5경기에 불과했다.

그런 KIA는 순조로운 일주일 출발을 끊었다. 3위 NC와의 광주 2연전을 독식했다. 그 사이 2위 두산이 사직에서 롯데에게 2연패를 당한 것까지 등에 업고 2위권과의 승차를 더 벌렸다. KIA는 17일과 18일 잠실에서 두산과 경기를 한다. 1승1패만 해도 8경기가 유지된다. 잔여경기가 계속 줄어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2009년 이후 첫 정규시즌 우승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21세기 들어 1·2위 팀의 승차가 가장 컸던 시즌은 2008년으로 SK와 두산이 13경기 간격이었다. 지난해 두산과 NC가 9경기차, 2012년 삼성과 SK가 8.5경기차였다. KIA가 막판 좀 더 힘을 낸다면 재밌는 기록이 쓰일 수 있다. 70승 고지 선점도 눈앞이다. 1승이 남았다. 70승을 먼저 밟은 팀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전례는 27번 중 21번이나 됐다. 77.8%의 높은 수치다.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기록한 사례는 총 17번이다. 63%니,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현재 추세에서 극적인 반전이 없다고 가정하면 9월 초에 들어가는 시점에서 매직넘버 점등식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과 NC는 2위를 놓고 다툴 것이고, 5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팀들은 4위를 놓고 전력투구할 전망이다. 어쩌면 KIA가 포스트시즌 대진의 캐스팅 보트를 쥐는 상황이 연출될지도 모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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