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불가’라서… 더 걱정스런 손승락의 과부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8.17 08: 57

‘대체 불가’ 자원이기에, 역설적으로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손승락(34)은 말 그대로 올 시즌 대체 불가 자원이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기색은 현재 찾을 수 없다. 현재는 리그 최고의 마무리로서 환골탈태했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면서 연신 마운드 위에서 세이브 행진을 벌이고 있다. 현재 27세이브로 임창민(NC·24세이브)를 제치고 세이브 단독 선두에 올랐다. 후반기 25경기 15승9패1무(승률 0.625)로 후반기 성적 2위에 올라 있는 롯데의 상승세에는 뒷문에서 안정감을 심어준 손승락의 역투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롯데는 후반기 한 경기를 제외하고 매 경기 3점 이내의 접전을 펼쳤다. 이기든 지든 세이브 상황 속에서 경기가 마무리 됐다. 자연스럽게 손승락이 등판해야 하는 환경이 조성됏다. 손승락은 후반기 팀이 치른 25경기 중 무려 16경기에 등판했고 이 중 12세이브를 따냈다. 블론세이브도 1개가 있고 패전도 2번이나 당했지만 이보다는 손승락이 막아낸 경기의 임팩트가 더욱 컸다. 롯데가 이기는 경기 대부분은 손승락이 등판했고 스스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그러나, 이러한 잦은 등판은 손승락의 피로도 상승과 과부하에 대한 불씨를 키워가고 있다. 3연투만 후반기에 2차례를 기록하는 등 연투가 불가피했다. 1이닝 이상을 던진 것도 3차례다. 아울러 등판하지 않았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의존도가 높았다. 지난 15일 사직 두산전이 대표적이었다. 9회초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8-1로 넉넉하게 앞서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9회초에 올라온 윤길현이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대거 5실점을 하면서 상황이 급변했고, 손승락은 결국 마지막 ⅓이닝을 막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다른 불펜 투수들에 대한 불안감이 손승락에게 모든 부하가 쏠리는 구조다. 현재 롯데 불펜 투수들 가운데 가장 믿음직스런 존재이기는 하나, 믿음의 결과가 체력 저하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그리고 롯데 불펜에서 손승락의 경험과 구위, 그리고 담대함을 대체할 만한 자원은 전무하다.
박진형, 배장호, 조정훈의 새로운 필승조 라인은 돌아가며 선발 이후, 마무리 손승락 이전의 이닝들을 책임질 수 있다. 누군가가 불안하면 다른 투수들이 막아주면 되는 구조다. 그러나 손승락의 자리는 아무리 필승조라고 하더라도 대체하긴 힘든 상황이다. 대체 불가 자원이라서, 고민이 더 커지는 롯데 불펜의 현 상황이다.
조원우 감독도 연일 손승락에 대한 칭찬과 투혼, 헌신을 얘기하며 공헌도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주장’ 이대호도 “손승락에게 정말 미안하고, 고맙다. 힘들텐데도 내색하지 않고 막아주니 든든하다. 그래도 미안한 것은 어쩔 수 없다. 마무리로 책임감이 큰 것 같다”고 말하며 손승락의 투혼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러나 미안한 마음과 고마움으로 떨어지는 체력을 채울 수는 없다. 어차피 현재 LG, 넥센과 펼치는 5강 싸움은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손승락의 체력을 관리해주는 것은 필수적이다. 마지막 순간, 손승락이 방전됐을 경우 롯데 불펜의 뒷문과 그동안 힘겹게 달려온 5강에 대한 희망이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 제일 먼저 5강 경쟁 대열에서 낙오할 수 있는 과장도 심하지는 않다.
해결 방안은 그리 어렵지 않다. 때로는 대량 득점으로, 때로는 다른 불펜 투수들의 합심이 롯데와 손승락에게 가장 필요하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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