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영화 내내 숨 막히는 긴장감과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를 선사하는 ‘브이아이피’(감독 박훈정)는 각국의 국가 기관을 대표하는 국정원 요원 박재혁(장동건 분), 경찰청 형사 채이도(김명민 분), 보안성 요원 리대범(박희순 분)과 CIA 요원 폴 (피터 스토메어 분)이 북한의 V.I.P 김광일(이종석 분) 한 명을 두고 집요한 공방전을 벌인다.
‘브이아이피’에서는 각 인물들의 대사 하나, 행동, 표정까지 놓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바로 박훈정 감독의 명쾌하고 꼼꼼한 각본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그들의 말과 행동에는 김광일을 은폐해야만 하는 이유, 반면 반드시 잡아야만 하는 이유, 복수해야만 하는 이유가 녹아 있다. 그러나 국가 기관을 비웃듯 제 멋대로 행동하는 고위층 김광일의 모습은 관객들의 공분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장동건은 17일 오전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종석이 막내답게 애교가 있다. 애교가 너무 많아서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행동을 한다”고 이종석에 대한 칭찬을 이어나갔다.
“사실 저희는 촬영현장에서는 친하게 지내지 못했다. 영화상 어울리는 캐릭터가 아니고, 같이 모여 있는 장면도 많지가 않다. 특히 브로맨스도 없고. 박희순씨는 딱 한 번 멀리서 바라보는 장면이었다(미소). 이종석씨도 많진 않았다. 하지만 홍보를 하면서 넷이서 금방 친해졌다. 케미스트리가 있다.”
그의 말마따나 이종석은 데뷔 후 처음으로 가장 강렬한 변신을 감행했다. 국가도, 법도 통제할 수 없는 VIP 김광일을 연기한 이종석은 북한 사투리부터 영어 대사까지 소화해내며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연쇄 살인마 김광일을 완벽히 소화한 이종석의 필모그래피는 앞으로 ‘브이아이피’ 이전과 이후로 나뉘지 않을까 싶다.
"이종석씨와 첫 촬영이 내가 구둣발로 밟는 장면이었는데 연기에 대한 이야기보다 합을 맞추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무리 후배라도 첫 장면이 그러니, 제가 부담이 많았다."(인터뷰④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