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커피 한 잔②] ‘품위녀’ 작가 “JTBC 최고시청률? ‘도봉순’ 이어 감개무량”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7.08.17 18: 39

‘품위있는 그녀’, ‘역대급’ 드라마라고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을 듯하다. JTBC는 신드롬급 인기를 끌고 있는 ‘품위있는 그녀’ 덕에 휘파람을 불고 있다.
‘힘쎈여자 도봉순’이 끝난 뒤 과연 이 드라마를 뛰어넘을 수 있는 드라마가 나타날까 했는데 꽤 빨리 기록이 깨졌다. ‘힘쎈여자 도봉순’ 최고시청률은 9.668%(닐슨코리아,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극본 백미경, 연출 김윤철)가 9.986%를 기록하며 JTBC 역대 드라마 최고시청률 새 기록을 썼다.
이제 이 드라마가 JTBC 드라마 사상 시청률 두 자릿수를 찍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려있다.

드라마가 아무리 화제성이 높아도 시청률이 낮은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품위있는 그녀’는 화제성은 물론 시청률까지 모두 높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품위있는 그녀’가 신드롬급 인기를 끌고 있다. 이렇게 잘 될 거라고 어느 정도 예상했는지?
▲ 정말 예상 못했다. 드라마 시청자층이 한정적이라고 생각했다. 많은 시청자가 시청하기보다는 마니아가 생길 거로 생각했는데 많은 분이 봐줘서 감사하다. 드라마 내용 자체가 폭넓은 시청자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닐 거로 생각했고 장사하는 분이나 명품관에서 쇼핑하는 분이나 각자의 시선에서 쉽게 시청할 수 있는 드라마를 쓰려고 했다.
-‘품위있는 그녀’가 전작 ‘힘쎈여자 도봉순’의 기록을 뛰어넘었는데?
▲ 내 드라마가 내 드라마를 뛰어넘어서 많이 묘하고 기분이 이상하다. 누군가는 ‘힘쎈여자 도봉순’ 기록을 깨야 하는데 내가 깨서 다행이다. 하지만 두 번 다시 이러고 싶지 않다.
JTBC 역대 드라마 최고시청률을 기록한 것에 대해서는 감개무량하다. 기록을 세운다는 건 상당히 기쁘다. 눈이 왔을 때 첫 발자국을 찍은 기분이다. 한편으로는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도 있다.
-겨울에 ‘힘쎈여자 도봉순’과 ‘품위있는 그녀’를 함께 작업해서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 의외로 ‘품위있는 그녀’ 대본을 빨리 썼다. 공들여 썼지만 빠른 호흡으로 써서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대본을 쓰다 보면 캐릭터들이 알아서 극을 끌어가서 스토리가 진행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신기하다. 하루에 한 회를 쓴 적도 있었다. 7시간 만에 한 회를 썼는데 그게 14회 정도였던 것 같다. 매회 대본을 쓰면서 너무 재미있었지만 기가 빨리는 대본이었다. 드라마가 보편적 정서가 아니라 힘들었고 등장인물들과 끝없이 싸웠다. 박복자 스토리를 쓰면서 연민이 들어 울기도 했다. 박복자가 죽었을 때 ‘이제 편하지? 편히 쉬어라’라는 말을 했다.
박복자라는 캐릭터가 산화됐을 때는 박복자라는 살아있는 인물이 죽은 것 같았다. 박복자 캐릭터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망을 가지고 있는데 야망이 없는 욕망이었다. 그런 욕망은 파멸할 수밖에 없다. 가지지 말아야 할 것을 탐하면 피해를 주고 상처받게 돼 있다. 그런 욕망은 박수받을 수 없다.
- 이 드라마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건?
▲ ‘품위있는 그녀’에서 말하고 싶었던 건 품위는 돈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돈이면 다 될 줄 알았던 박복자는 우아진이 될 줄 알았는데 큰돈을 가지고도 여전히 우아진을 부러워한다. 그리고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뭔지 깨닫는 순간 죽는다. 행복이 돈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상류층이 가지고 있는 건 돈밖에 없는데 그걸 욕망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반칙하지 않고 살아가는 게 품위다. 평범하게 내 분수와 내 가치를 지키는 삶이 맞는 거다. 우리는 꽤 잘 살아가고 있다는 게 이 드라마의 주제다. /kangsj@osen.co.kr
[사진] 제이에스픽쳐스, 드라마하우스,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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