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8월 타율 0.120' 삼성 김헌곤의 3안타 반전쇼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8.17 21: 47

8월 11경기서 타율 1할2푼의 침묵. 그럼에도 사령탑은 믿음을 보냈다. 그 믿음은 반전의 3안타로 돌아왔다.
삼성은 17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을 6-4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우규민이 X이닝 호투로 kt 타선을 막아섰다. 타선에서는 김헌곤이 빛났다. 2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출장한 김헌곤은 4타수 3안타 3득점 2도루로 활약하며 승리의 주춧돌이 됐다.
이날 전까지 삼성의 2번타순에 가장 많이 들어선 건 김헌곤이다. 김헌곤은 2번타순에서 타율 2할9푼3리(157타수 46안타), 5홈런, 24타점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6월까지 2번타순을 도맡았던 김헌곤이 부상을 당하며 1군 말소되자 배영섭과 박한이가 번갈아 기용됐다. 테이블세터 경험이 많지 않은 이성규와 강한울도 대안이었지만 마뜩찮았다.

최근에는 달랐다. 삼성은 최근 10경기 연속 박해민-김성훈으로 테이블세터진을 꾸렸다. 특히 김성훈은 11경기 연속 2번타순에 배치됐다. 김성훈은 2번타순에서 타율 3할6푼(50타수 18안타), 6타점으로 괜찮았다.
그러나 삼성은 이날 테이블세터에 약간의 손질을 가했다. 김헌곤이 지난 8월 1일 대구 두산전 이후 12경기 만에 2번타순으로 전진 배치됐다. 8월 11경기서 타율 1할2푼, 4득점에 그쳤던 김헌곤이지만 믿음을 보낸 것이다.
김헌곤은 첫 타석부터 기대에 부응했다. 1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을 맞은 김헌곤은 우전 안타로 팀의 첫 안타를 뽑아냈다. 후속 구자욱의 2루타로 1사 2·3루, 비록 다린 러프의 땅볼 때 3루와 홈 사이에서 횡사했지만 스스로의 부진 분위기를 바꾸는 귀중한 안타였다.
김헌곤은 3회, 재치로 안타를 만들어냈다. 선두 박해민이 3루수 앞 번트 안타에 송구 실책으로 2루까지 나간 상황. 김헌곤은 또다시 3루 쪽으로 타구를 굴렸다. 3루수 안치영은 대시와 멈춤 사이에서 고민했고 김헌곤은 여유있게 세이프. 구자욱도 3루까지 무사히 들어갔다. 이어 김헌곤은 구자욱이 삼진으로 물러날 때 2루를 훔쳤다. 시즌 8호 도루. 상대 폭투를 틈타 3루로 향한 김헌곤은 러프의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삼성이 2-1로 역전하는 순간이었다.
5회 세 번째 타석, 선두타자로 나선 김헌곤은 상대 선발 정성곤의 갑작스러운 제구난에 힘입어 살아나갔다. 이어 김헌곤은 구자욱 타석에서 또다시 2루를 훔쳤다. 과감한 시도. 결과는 세이프였다. 시즌 9호 도루였는데, 이날만 2도루를 성공시킨 것. 김헌곤은 후속 구자욱의 우전 안타 때 간발의 차로 홈플레이트를 쓸며 삼성의 4-1 리드를 완성했다.
김헌곤은 7회 무사 1루서도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구자욱의 3루행을 도왔다. 구자욱과 김헌곤 모두 홈을 밟으며 삼성의 6-2 리드. 사실상 승기가 굳어진 순간이었다.
사령탑의 믿음에 부응한 김헌곤의 반전 3안타 쇼. 이날 승리의 밑거름이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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